"해피머니 바꿔주세요"…티메프 사태 후 헌혈의집 가보니[현장]

영화관람권·커피교환권 인기…해피머니 중단에 "아쉽다"

헌혈 매니아들 "현물은 계속 쌓인다는 단점 있어"

5일 오전 시민들이 헌혈의집 강남센터에서 헌혈을 하고 있다.(사진=이은세 인턴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이은세 인턴기자 = "해피머니 상품권, 영화관람권으로 바꿔주세요."
"헌혈 후 받은 해피머니 상품권으로 책을 사는 것이 주요 일상 이었는데 아쉽다."

해피머니 상품권이 사실상 사용 중단되자 헌혈자들이 헌혈 기념품으로 받았던 해피머니를 교환하고 있다. 또 헌혈의집을 찾은 헌혈 매니아들은 유일하게 책을 구매할 수 있던 해피머니가 사용 중단된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5일 오전 10시께 서울 강남구에 소재한 헌혈의집 강남센터는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헌혈을 하기 위해 문진표를 작성 중인 사람 1명과 이미 헌혈 중인 1명 등이 전부였다.

'큐텐' 계열사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환불 지연 사태로 헌혈 후 지급했던 해피머니 상품권의 사용처가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이에 적십자사는 기지급된 상품권에 대한 교환을 진행하고 있다. 영화관람권, 커피교환권, 손톱깎이 세트, 세븐틴 포토카드, 여행용 세트 등으로 교환 가능하다.

이날 헌혈한 시민들 중 다수가 과거 헌혈 후 받았던 해피머니 상품권을 교환하기도 했다. 헌혈의집 관계자는 "교환 공지 이후로 교환해가는 인원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전 10시40분께 헌혈을 하고 있던 남성은 기존에 받았던 해피머니 상품권 교환을 신청했다. 직원이 ‘어떤 거로 교환하실지 생각해두셨나’고 묻자 "여행용 세트로 가져가겠다"고 답했다.

이날부로 23번째 헌혈을 한 강태원(30)씨도 이전에 받았던 3개의 해피머니 문화상품권을 여기서 교환했다고 밝혔다.

그는 취재진에게 "지급 중단되기 전까지는 해피머니 문화상품권으로 가져갔었는데, 이제는 영화교환권으로 가져간다"면서 "(해피머니 문화상품권이) 활용 범위가 많아서 좋았는데 아쉽다"고 전했다.

5일 오전 헌혈의집 강남센터를 방문한 남성 한모(52)씨는 헌혈 후 받았던 해피머니 문화상품권 3장을 모두 편의점 상품권으로 교환했다고 밝혔다.(사진=이은세 인턴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오전 11시께 헌혈의집을 방문한 남성 한모(52)씨는 대학생때부터 지속적으로 헌혈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부로 무려 224회의 헌혈을 기록했다.

한씨는 "헌혈하고 해피머니 문화상품권을 받으면 여기 건너편에 있는 중고서점에서 사고 싶었던 책을 사는 것이 일상이었다"면서 "소소한 행복이 사라져서 많이 아쉽다"고 전했다.

이어 한씨는 "이전에 받았던 상품권이 3장 정도 남았었는데, 모두 편의점 상품권으로 교환했다"면서 "나처럼 헌혈 자주하는 사람들은 여행용세트 같은 현물을 가져가면 계속 쌓여서 필요가 없다. 그래서 환금성이 있는 상품권을 자주 찾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씨는 "큐텐 때문에 해피머니 상품권도 사용 중단된다는 소식 들었을 때, ‘남아 있는 문화상품권이 다 휴지조각이 됐구나’ 이 생각만 들었다"면서 "근데 적십자사에서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교환해주는데, 구영배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지금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헌혈 후 영화상품권을 받아간 이경수(28)씨는 헌혈 유공자 인증패를 받기 위해 두 달에 한번씩 헌혈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헌혈 기념품, 주로 어떤 것을 받았었냐’는 질문에 "해피머니 문화상품권이었는데, 오늘은 영화관람권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이씨는 "애초에 문화상품권 받으려고 헌혈하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못 받는 걸 생각하니 그건 좀 아쉽다"면서 "그때 그때 다르겠지만 헌혈 후 주로 교환권을 받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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