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목동 학군지인데도 집 보러오는 사람이 없네요"

등록 2025.01.17 09:55:33수정 2025.01.17 10:54: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 매매 3000건 밑돌아…전월세보다 위축 커

'집 산다면 1년 뒤' 68.5%…'매수보다 매도' 75.2%

"정치 불확실성·조정 기대감에 매매 수요 위축"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 스카이에서 아파트 밀집 지역이 보이고 있다. 2024.12.05.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 스카이에서 아파트 밀집 지역이 보이고 있다.  2024.1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30대 직장인 강모씨는 경기도로 이사하려고 한 달 전 양천구 목동 전셋집을 내놓은 뒤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강씨는 "학군도 좋고 초등학교가 걸어서 1분 거리인데 보러오는 사람이 없어서 청소만 하고 있다"며 "주변에 비해 전셋값도 1~2억원 낮은데도 집이 안 나가고 있어서 이사일도 다가오는데 난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국 불확실성과 겨울 비수기가 맞물리며 주택 매매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목동 학군지에서 집을 내놔도 보러오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1월(3338건)보다 499건 줄어든 2839건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7월(9218건)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고 주택 시장이 주춤하던 지난해 초(1월 2687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더욱이 임대차 거래와 비교해 매매 감소 폭이 더 컸다. 비율로 따져보면 같은 기간 전세가 8.9%(9254건→8434건), 월세가 10.0%(7642건→6872건) 줄어들 때 매매는 14.9% 하락한 것이다.

가격도 주춤하다. 한국부동산원 1월 둘째 주(1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조사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로 3주째 보합이다. 25개 자치구 중 지난주보다 가격이 오른 곳은 8개구에 그쳤다.

집값 오름세가 둔화하면서 주택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는 징후는 각종 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국토연구원 12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 조사를 보면, 전국 152개 지자체 주민 6680명에게 주택 구입 계획을 물은 결과 '12개월 이후'라는 응답이 68.5%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12개월 사이'가 11.8%로 뒤를 이었다.

1년 정도 지켜볼 것이라는 응답이 80%에 육박했지만 '3개월 이내' 등 단기간에 집을 사겠다는 응답은 5.5%에 그쳤다.

서울의 중개업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주택 매도자보다 매수자가 많다'는 응답은 2.6%(훨씬 많다 0.2%, 다소 많다 2.4%) 뿐이었지만 '매도자가 더 많다'(다소 많다 46.3%, 훨씬 많다 28.9%)는 응답은 75.2%에 달했다.

'매매 거래가 전월 대비 감소했다'는 응답도 48.3%(다소 감소 32.0%, 매우 감소 16.3%)로 절반에 육박했다.

부동산기업 포지션에셋이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부동산 관련업 종사자 52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부동산 경기 회복 시점에 대해 '2~3년 후'라는 응답이 34.8%로 가장 많았고, 올해 중 회복될 거란 응답은 21.2%였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시세 차익이 없는 전월세와 달리 매매는 투자 수요 중심이어서 가격 변동성이 크다"며 "정치적 불확실성과 집값 조정의 기대감,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해 매매 수요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