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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난데없는 '광주 버스 파업' 설문조사…"단잠 깼다"·"의도 무엇"

등록 2025.06.17 11:02:08수정 2025.06.17 12: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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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새벽 광주시 설문조사 독려 문자 발송돼

새벽 시간 전달 메시지, 일각 "의도 무엇" 의심

시 "특정 의도 아냐…시스템 한계 탓 순차 전달"

[광주=뉴시스] 광주지역 시내버스 파업이 9일 째 이어지는 가운데 17일 새벽 광주시의 온라인 설문조사 '광주온'을 통해 다수 지역민들에게 설문 참여 독려 메시지가 전달되면서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 = 독자 제공) 2025.06.17.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광주지역 시내버스 파업이 9일 째 이어지는 가운데 17일 새벽 광주시의 온라인 설문조사 '광주온'을 통해 다수 지역민들에게 설문 참여 독려 메시지가 전달되면서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 = 독자 제공) 2025.06.17.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광주시가 운행을 중단한 시내버스 노조의 파업에 대해 설문하겠다며 새벽 시간 시민 소통 온라인 채널 '광주온'을 통해 알림 메시지를 발송, 항의와 함께 의도를 의심받고 있다.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날 밤 12시부터 새벽 시간대인 오전 4시 사이 카카오톡 서비스 '광주온'에 가입된 지역민들에게 광주지역 시내버스 파업과 관련한 시민 의견 설문조사 참여를 독려하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지난 16일부터 진행 중인 설문에는 ▲시내버스 운전원의 적정 임금 인상률 ▲버스 요금 인상 필요성 제기에 따른 적정 인상률 ▲버스 요금 인상 시기 등 3개 안건이 담겼다.

특광역시별 운전원 월평균 임금 현황(광주시 459만원)과 특광역시별 교통카드 기준 버스 요금, 시의 시내버스 재정 지원 현황(광주시 2024년 1402억원) 등도 첨부됐다. 설문에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4760여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 댓글 창에는 '버스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거나 '적자노선 개편이 시급하다' '버스회사 대상 철저한 세무조사, 버스기사 교육 절실'등 의견이 달렸다.

다만 이날 새벽 시간 잠든 사이 갑작스러운 설문 참여 메시지를 받은 시민들은 댓글 창을 통해 광주시에 항의·성토를 쏟아내기도 했다.

'재난문자 온 줄 알았다', '새벽 4시 반에 설문 참여 메시지가 오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에 이어 '밤 중에 보이스피싱으로 돈이 인출됐다는 알림이 울린 사람들도 있다. (걱정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이건 아니다'는 항의가 빗발쳤다.

통상 설문조사 참여 독려 메시지가 그동안 일과 시간대 또는 퇴근 무렵인 오후 5시~6시 사이 발송돼왔다는 점에 비춰봐 이번 새벽 발송은 이례적이다. 의견 수렴 기간이 5일 여에 걸쳤던 과거 설문조사와 달리 이번 설문조사는 불과 사흘에 그치기도 하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광주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나서고 있는 9일 오전 광주 서구 유·스퀘어광주종합버스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만원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광주 시내버스 노조는 지난 5일 전면 파업에 나선 뒤 연휴 동안 준법투쟁을 벌이다 이날부터 다시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으로 인해 배차 간격이 늘어난 일부 노선에서는 승객이 한꺼번에 몰려 만원 버스가 운행되고도 있다. 2025.06.09.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광주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나서고 있는 9일 오전 광주 서구 유·스퀘어광주종합버스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만원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광주 시내버스 노조는 지난 5일 전면 파업에 나선 뒤 연휴 동안 준법투쟁을 벌이다 이날부터 다시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으로 인해 배차 간격이 늘어난 일부 노선에서는 승객이 한꺼번에 몰려 만원 버스가 운행되고도 있다. 2025.06.09. [email protected]


특히 광주 시내버스 노조가 9일 째 파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광주시가 부랴부랴 설문 참여를 독려한 점에 일각에서는 의도를 의심하기도 한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 급히 진행되는 설문의 배경이 어느 선에서 시작된 지시인지 궁금하다. 파업을 유도해 사측의 이익과 직결된 표준 원가를 올리려는 시도가 의심되는 상황에 새벽 문자 발송은 수상하다"고 꼬집었다.

광주시는 설문조사의 취지로 사안의 시급성을 들면서, 새벽 시간대 메시지 전달에 대해서는 발송 시스템의 한계 탓이라고 해명했다.

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파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 설문의 시급함을 느끼고 서둘렀다. 내용에 대해서도 요금 인상이 임금 인상과 직결돼있는 것 같아 첨부하게 된 것"이라며 "급히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설문 기간을 사흘로 잡았다. 특정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메시지 발송을 담당하는 시 관계자는 "통상 설문 조사 독려 메시지는 당일 오전 9시께 보낸다. 메시지는 일괄 전송이 아니라, 발송 전담 업체를 통해 가입 지역민 3만5000여 명에게 순차적으로 전달되는 방식"이라며 "새벽 메시지는 전날 오후 7시58분 발송된 것이다. 대중교통과와 문항과 관련한 의견을 주고받다 발송이 늦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광주 시내버스 노조는 기본급 8.2% 인상과 65세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서고 있다. 파업에 따른 광주 시내버스 운행률은 17일 기준 79.2%를 기록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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