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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원대 프리미엄 라면 쏟아내던 하림, 1200원 '맛나면' 조용히 내놓은 이유

등록 2025.07.02 14: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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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편의점 1000원 이하 PB제품 매출 '쑥'

'프리미엄 고집' 하림산업, 1200원 '맛나면' 선봬

2000원대 프리미엄 라면 쏟아내던 하림, 1200원 '맛나면' 조용히 내놓은 이유

[서울=뉴시스] 변해정 기자 =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의 '알뜰 수요'가 '서민 식품' 라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유통점에서 400~500원대 PB(자체 브랜드) 라면이 불티나게 팔리고, 프리미엄을 고집해온 업체들조차 기존 제품 가격의 절반 수준인 '가성비(가격대비성능)'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9일 비상경제점검 TF 회의에서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을 직접 거론하며 "라면 한 개에 2000원도 한다는데, 진짜냐"며 물가안정 대책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기존 유통·식품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도 하다.

2일 유통 및 식품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주력 PB라면인 노브랜드 라면한그릇와 짜장한그릇은 출시 이후 누적 1250만개 판매됐다.

두 제품 모두 팔도와 협업해 맛과 가성비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5봉 번들(묶음) 가격은 라면한그릇(115g)이 2280원, 짜장한그릇(115g)이 2780원이다. 1봉당 각각 456원, 556원 꼴이다.

이마트24의 PB제품인 '아임이 민생짜장'(115g)은 5봉 가격 기준 4920원으로 한 봉지당 984원이다.

컵라면인 '아임이 얼큰e라면컵'은 1개당 800원 수준이다.

롯데마트의 PB라면인 '요리하다 소고기라면'과 '불맛짜장라면'은 한 봉지당 598원에 판다.

편의점 PB라면도 인기다. 

CU의 PB라면인 '득템라면'의 지난달 매출이 전년 대비 37.5% 증가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하림타워에서 신개념 육수라면 'The미식 장인라면' 시식회에 참석해 조리 시연을 하고 있다. 2021.10.14.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하림타워에서 신개념 육수라면 'The미식 장인라면' 시식회에 참석해 조리 시연을 하고 있다. 2021.10.14. [email protected]

같은 기간 CU 전체 라면 매출 증가율인 12.8%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득템라면의 가격은 480원으로 다른 상품과 비교해 50% 가량 저렴하다.

GS25도 PB라면 비중이 2022년 11.5%에서 2023년 16.5%, 지난해 17.7% 등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2023년 말 출시한 PB라면 '면왕'은 기존 컵라면 대비 중량은 22% 늘렸지만 가격은 990원으로 책정됐다.

프리미엄 전략을 고집해온 하림산업은 지난달 중순 저가 라면인 '맛나면'을 출시했다. 이례적으로 별도의 신제품 론칭 홍보 활동은 하지 않은 채 조용히 출시했다.

 4개 묶음 가격은 4800원, 1봉지당 1200원으로 기존 제품 대비 절반 수준이다.

하림이 1000원 초반대의 라면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하림그룹은 김홍국 회장 주도 하에 프리미엄 라면 브랜드인 '더(the)미식'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집중해왔지만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진 못했다.

하림산업에서 제조한 '하림 더미식 장인라면 매움주의'의 경우 편의점 기준 2개입 5800원으로 1봉지 기준 2900원에 달해 봉지라면 기준 최고가 수준이다.

지난해 하림의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은 1% 안팎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라면의 경우 '서민의 한 끼'로 대표되는 제품으로 구입 시 가격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면서 "특히 경기 불황일수록 저가 라면의 매출 증가세는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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