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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눈물과 저항' 광복 80주년 지역 문화유산 재조명

등록 2025.08.15 0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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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수탈 흔적…목포 동양척식회사·나주경찰서

한센인에 자행한 인권 유린 현장 고흥 소록도

금융 정책 맞선 호남은행, 쌍산항일의병 유적도

[목포=뉴시스]광복 80주년 맞아 대형 태극기가 게시된 목포근대역사관. 해당 건물은 과거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으로 사용됐다. (뉴시스 DB) 2025.08.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목포=뉴시스]광복 80주년 맞아 대형 태극기가 게시된 목포근대역사관. 해당 건물은 과거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으로 사용됐다. (뉴시스 DB) 2025.08.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우리 민족이 일제의 억압과 수탈에서 벗어난 지 올해 80년을 맞았다. 광복절 80주년을 앞두고 일제강점기 호남인의 눈물이 서린 수탈의 역사와 이에 맞서 저항한 항일 정신이 깃든 광주·전남의 문화유산도 다시 주목 받고 있다.

15일 국가유산포털에 따르면 광주·전남에는 국보·보물·사적·천연기념물·국가등록문화유산·시도등록문화유산 등 17개 종목 1557개(광주 168개·전남 1389개) 문화유산이 존재한다. 이 중 대한제국시대·일제강점기 당시 문화유산은 116개로 집계됐다. 광주가 17개, 전남이 99개다.
[나주=뉴시스] 이창우 기자=일제강점기 영산포 수탈의 전진기지였던 동양척식출장소 모습. 東拓出張所に於ける牧納の況(동척출장소의 목납 상황) (사진=윤여정 나주문화원장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나주=뉴시스] 이창우 기자=일제강점기 영산포 수탈의 전진기지였던 동양척식출장소 모습. 東拓出張所に於ける牧納の況(동척출장소의 목납 상황) (사진=윤여정 나주문화원장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호남인의 눈물' 일제의 만행과 수탈의 역사

풍요로운 땅 호남은 일제강점기 수많은 억압과 수탈이 자행됐다. 전남 목포는 개항 이후 일제 수탈의 이뤄진 대표적인 곳으로 근대사 문화유산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조선 농민의 수탈기관이었던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 건물이 대표적이다. 동양척식주식회사는 1908년 한국의 경제를 독점·착취하기 위해 한국 내에 설립한 회사다.

1909년 나주 영산포 출장소가가 개항 이후 목포가 급속히 성장하자 1920년 6월 목포로 이전, 지점으로 승격했다. 목포지점은 전국 지점 중 가장 많은 소작료를 거둬들이던 곳으로 유명하다.
[목포=뉴시스] 옛 목포 일본영사관. 현재 목포근대역사관 1관으로 쓰이고 있다. (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목포=뉴시스] 옛 목포 일본영사관. 현재 목포근대역사관 1관으로 쓰이고 있다. (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옛 목포 일본영사관도 일제 침략의 현장으로 역사적 교훈을 주는 장소다. 조선 광무4년(1900년)에 건립돼 1907년까지 일본 영사관으로 사용됐다. 유달산 기슭에 붉은 벽돌을 이용한 2층의 르네상스 양식 건물이다.

일본에게 주권을 빼앗긴 1910년 일본이 세운 관공서인 옛 나주경찰서는 민족 운동가들에게 잔인한 고문을 행했던 공간이다. 일제의 만행을 증언해주는 문화유산이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성된 고흥 소록도는 한센인의 가슴 아픈 애환을 여실히 보여주는 문화유산이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옛 소록도갱생원 감금실은 한센병 환자를 불법 감금했던 장소이다. 교도소 형태의 건물로 일본이 강제 수용된 한센인에게 자행항 인권 유린의 현장이다.

검시실은 한센인을 대상으로 정관 수술과 시체 해부를 했던 곳이다. 건물 내부에 검시대와 세척 시설들이 보존돼 당시 처참한 상황을 보여준다.
[목포=뉴시스] 목포시의 구(舊) 호남은행 목포지점. (사진=목포시 제공) 2020.05.19. photo@newsis.com

[목포=뉴시스] 목포시의 구(舊) 호남은행 목포지점. (사진=목포시 제공) 2020.05.19. [email protected]


'호남 의(義) 정신' 탄압에 맞선 저항의 역사

일본의 만행과 수탈에 맞서 싸운 저항의 문화유산도 곳곳에 남아 있다.

목포에는 일제 식민지 금융 정책에 맞서 호남 유지들이 힘을 모아 1920년 설립한 옛 호남은행이 있다.

호남은행은 호남인들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다 1942년 동일은행과 강제로 통합됐다. 호남인이 설립하고 운영한 민족 은행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이다.

화순 쌍산항일의병 유적은 1905년 을사늑약 강제 체결에 항거해 화순에서 최초로 의병이 결의한 장소다. 한말 의병활동이 한창일 때 화순 계당산 일대를 중심으로 일본군에 맞서 싸운 전남 의병활동의 거점 중 하나다.

무기 및 탄약을 공급하는 무기 제작소와 유황의 저장고인 유황굴, 의병 방어시설인 의병성 흔적이 남아 있다. 대규모의 의병들이 주둔, 스스로 무기를 만들어가면서 일본군에 대항한 역사적 장소다.
[광양=뉴시스] 매천황현 생가. (사진=광양시 제공) 2025.02.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양=뉴시스] 매천황현 생가. (사진=광양시 제공) 2025.02.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광양에는 경술국치에 죽음으로 항거한 매천 황현의 생가, 독립운동 혐의로 수감됐다가 순국한 윤동주의 유고를 지켜낸 정병욱 가옥이 있다.

황현은 경술국치에 통분해 절명시 4수를 남기고 순절했다. 생가에는 국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당시 최고 초상화 채용신이 그린 매천의 초상과 절명시 등이 있다.

정병욱 가옥은 민족시인 윤동주의 육필시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보존한 장소다. 윤동주가 남긴 원고를 친우인 정병욱에게 맡겨 어렵게 보존되다가 광복 후 1948년 간행돼 빛을 보게 됐다.
[광양=뉴시스] 윤동주 친필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 (사진=광양시 제공) 2025.02.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양=뉴시스] 윤동주 친필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 (사진=광양시 제공) 2025.02.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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