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현장]LG엔솔 구금자 "허락되면 다시 가서 일하겠다"

등록 2025.09.12 17:22:0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식사 부실, 생리현상 인권 보장 안돼"

이민 당국, 시간 지날수록 미안해하는 느낌

"초기엔 강압적 태도였으나, 차후 변해"

"허락되면 다시 가겠지만 불안함 공존"

[인천=뉴시스] 전상우 수습기자= 미국 이민 당국의 단속으로 구금됐던 LG에너지솔루션 및 협력사 직원들이 귀국해 가족들과 만나고 있다. 2025.9.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뉴시스] 전상우 수습기자= 미국 이민 당국의 단속으로 구금됐던 LG에너지솔루션 및 협력사 직원들이 귀국해 가족들과 만나고 있다. 2025.9.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전상우 수습 기자 = "2인 1실을 사용했는데, 화장실이 오픈된 장소였다. 생리 현상을 해결하는 부분에 있어 인권 보장이 안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12일 미국 이민 당국 단속으로 구금됐던 316여명의 한국 근로자들이 귀국한 가운데 이들이 구속 당시 제대로 된 인권을 보장받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구금됐던 근로자들이 탑승한 대한항공 전세기는 이날 오후 3시23분께 인천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전세기에서 내린 근로자들을 정부와 LG에너지솔루션 측이 준비한 버스를 타고 가족들이 대기하고 있는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오후 3시50분께 귀국자들이 탄 버스가 도착하자 이를 반기는 가족들의 박수소리가 나왔다.

가족들은 구금됐던 근로자들을 만나자 오열하며 "어떻게 지냈나", "괜찮았냐"고 물었다. 귀국자들은 환한 얼굴로 가족을 끌어안으며 "건강하게 지냈다"고 가족을 달랬다.

아직 귀국자를 만나지 못한 가족들은 계단을 올라오는 사람이 자신의 가족인지 연이어 확인하며 초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구금됐던 LG에너지솔루션 직원 A씨는 초기 인권을 보장받지 못했으나, 조금씩 미국 이민 당국의 태도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처음에는 그냥 호송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줄 알았지만 수갑을 채우고 쇠사슬을 감으면서 단순 이동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한동안은 일반 수감자와 같은 대우를 받았다"며 "버스에 내리자마자 수갑은 해제됐지만 소위 죄수복을 입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가장 힘들었던 것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직원 A씨는 "식사도 부실했고 생리현상도 인권이 좀 보장이 안됐다"며 "2인 1실 쓰는데 변기가 같이 있고, 오픈된 장소에서 해결하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고 답했다.

A씨는 이어 "처음에는 이민 당국이 되게 강압적이고 완전히 범죄자 취급을 하는 그런 태도였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엄청난 위법을 한 것은 아니라고 느꼈는지, 좀 미안해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구금됐던 LG에너지솔루션 협력업체 직원 B씨는 이번 구금 사태에 대해 부당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B씨는 "한국은 이제 마스가(MASGA) 프로젝트라든지, 투자도 많이 하는데 (이런 단속은) 부당하다"며 "B1 비자는 충분히 지원을 해줘야 하는 것이 맞는데 그런 것 자체를 무시했다고 표현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간에도 협의가 좀 단호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HL-GA 배터리 회사) 셋업을 하기 쉽지 않다. 아마 공장은 멈춰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시 미국 출장에 가겠느냐는 질문에 "허락만 되면 가서 저희들이 일을 해야 되는 것이 맞지만 불안하다. 정부간에 꼭 해결해주면 좋겠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