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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기 '벼 깨씨무늬병' 확산…나주 농민들 "품종 강제 전환 탓"

등록 2025.09.15 11: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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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동진을 새청무로 강제 전환…피해 보상해야"

[나주=뉴시스] 이창우 기자=고온성 곰팡이균이 원인인 '깨씨무늬병' 창궐한 나주 반남면 벼재배단지. (사진=독자 제공) 2025.09.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나주=뉴시스] 이창우 기자=고온성 곰팡이균이 원인인  '깨씨무늬병' 창궐한 나주 반남면 벼재배단지. (사진=독자 제공) 2025.09.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벼 수확기를 앞두고 고온성 곰팡이균에 의해 발병하는 '깨씨무늬병'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농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특히 나주지역은 친환경 벼재배 단지에서 병이 창궐한 가운데 농민들은 병해의 원인을 전 정부의 벼 품종 강제 전환 정책을 지적하고 있다.

15일 최명수 전남도의원(나주·2 선거구)에 따르면 나주 반남면·산포면·노안면 친환경 벼 재배단지 30㏊에서 깨씨무늬병이 발생해 농민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깨씨무늬병'은 벼 이삭에 갈색 점 같은 무늬가 생기고 벼 알곡이 제대로 영글지 않아 수확량이 크게 줄어드는 병이다.

병에 걸린 벼는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나 실제 수확해 보면 알이 비어 있거나 쭈그러들어 수확이 크게 줄고 상품성이 떨어져 한 해 농사를 망치게 된다.

나주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올해 나주 지역은 8월 이후 평균 기온이 27.1도 이상에 최고 36.4도까지 치솟은 데다 습도까지 높아 깨씨무늬병이 발병하기 좋은 조건을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일부 농경지는 병해가 발병하기 좋은 유기물, 유효규산, 철, 아연 함유량이 낮은 사질토양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농민들은 단순히 날씨와 토양 탓만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남면 농민들은 올해 병해가 확산한 가장 큰 이유는 윤석열 정부가 기존 공공비축미 품종을 다수확 품종인 '신동진'을 '새청무'로 강제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농민은 "신동진은 우리가 오랫동안 재배해 온 익숙한 품종이고, 병에도 강한 편이었다"며 "전 정부가 쌀 과잉 생산을 이유로 새 품종으로 강제로 전환 시켜 없던 병이 퍼지고 수확량도 줄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친환경 벼 재배단지라 일반 농약 사용이 거의 불가능해서 병에 한 번 걸리면 속수무책으로 퍼지게 된다는 점이다.
[나주=뉴시스] 이창우 기자=고온성 곰팡이균이 원인인 '깨씨무늬병' 창궐한 나주 반남면 벼재배단지. (사진=독자 제공) 2025.09.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나주=뉴시스] 이창우 기자=고온성 곰팡이균이 원인인  '깨씨무늬병' 창궐한 나주 반남면 벼재배단지. (사진=독자 제공) 2025.09.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농민들은 "일반 재배단지 같으면 농약을 그때그때 뿌릴 수 있는데, 친환경은 그것도 안 된다"며 "이런 특수한 상황도 고려하지 않고 품종만 바꾼 게 화근"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나주 지역 농민들은 정부에 피해 실태 조사와 보상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따랐다가 피해를 봤으니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깨씨무늬병이 발생한 새청무 품종은 나주지역 벼 재배 면적의 60%를 차지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만 병해가 발생했다"며 "토양 정밀 분석을 통해 향후 비료 처방, 객토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최명수 의원은 "기후 변화로 벼 재배 환경이 계속 바뀌는 상황에서 이제는 병에 강하고 지역에 적합한 품종을 농민과 함께 선택하는 구조가 절실해졌다"며 "이번 깨씨무늬병 피해는 정부 책임도 있는 만큼 피해 보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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