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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해외여행 간다네요"…황금연휴가 더 무서운 자영업자들

등록 2025.10.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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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여객 526만명…역대 명절 최다

"단골손님 다 여행 가"…자영업자들 '한숨'

빚 쌓이는 자영업자들…"정책적 지원 필요"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장이 귀성객과 관광객이 몰려 혼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10.02.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장이 귀성객과 관광객이 몰려 혼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10.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최대 10일간 이어지는 추석 '황금연휴'가 다가오면서 자영업자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장기간 연휴가 소비 진작보다는 '해외여행 러시'로 이어지며 내수 경기엔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4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 기간(2일~12일) 전국 15개 공항을 이용하는 여객이 526만명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하루 평균 48만명 이상이 공항을 오가는 셈으로 역대 명절 연휴 중 최대 규모다. 

긴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나서는 이들이 늘자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최근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2차로 내수 진작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지갑을 열 가능성이 커서다.

외화 결제 핀테크 기업 '트래블월렛'에 따르면 지난달 15~28일 추석 연휴 직전 2주 동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엔화 충전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위안화도 충전 거래액이 120% 이상, 건수는 2.2배 이상 늘었다.

자영업자 온라인 카페인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에는 "단골손님들이 다 해외여행 간다더라", "연휴만 되면 오히려 매출이 준다", "긴 연휴는 학생이나 직장인에겐 좋지만 자영업자에겐 지옥"이라는 글이 이어졌다.

한 자영업자는 "연휴 전이라 냉동고, 냉장고를 다 채웠는데 손님이 심각하게 없다"며 "직원 다섯 명의 하루 인건비도 나오지 않을 정도의 매출"이라고 푸념했다.

정부 역시 긴 연휴가 내수 진작 효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추석 연휴 사이에 낀 10일 임시공휴일 지정을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 연휴에 임시공휴일을 지정했음에도 소비 촉진 효과가 미미했던 것이 이유다.

한편 매출 부진으로 빚에 허덕이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국내 취약차주 자영업자 44만 명이 130조 원 규모의 빚을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들 대출의 절반 이상(54%)은 제2금융권에서 차입으로, 연체율은 11%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자영업자의 소득 회복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더불어 취약차주에 대한 맞춤형 채무조정과 이자부담 완화 등을 통해 이들의 채무상환능력을 제고하는 데 힘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새출발기금 확대 등의 대책은 자영업자의 소득 보완 및 연체 완화를 통해 이들의 채무부담을 낮추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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