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아래 또 하나의 무덤'…신라 장수, 금동관·순장자와 잠들다(종합)
경주 황남동 120호 아래 1호 또 다른 무덤 나와
중첩 구조로 확인…신라 무덤 구조 변천사 열쇠
最古 금동관 출토…30대 최고위층 장수로 추정
부곽서 오자 다리로 눕혀진 순장자 인골도 나와
![[경주=뉴시스] 2020일 경상북도 경주 황남동 대릉원 일원 황님지구에서 열린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 간담회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0/20/NISI20251020_0001970202_web.jpg?rnd=20251020144903)
[경주=뉴시스] 2020일 경상북도 경주 황남동 대릉원 일원 황님지구에서 열린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 간담회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경주=뉴시스]이수지 기자 = 경북 경주 황남동 대릉원 일원 황남지구에서 적석목곽분 아래 또 다른 목곽묘가 중첩된 '무덤 아래 무덤' 구조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무덤 주인은 금동관을 쓴 30대 전후의 장수로 추정되며, 그의 곁에는 순장된 시종의 인골이 함께 묻혀 있었다. 이번 발굴은 신라 무덤 구조 변화와 장묘 문화의 실체를 새롭게 보여주는 결정적 자료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청은 20일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 결과를 현장에서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황남동 1호 목곽묘는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보다 먼저 조성된 무덤으로 기존 무덤 아래에 선행 무덤이 존재하는 '중첩 구조'가 드러났다. 적석목관분은 나무로 곽을 짠 뒤 주위에 돌을 쌓고 흙을 덮는 방식으로, 신라 문화권에서만 확인된다.
이날 공개한 목곽묘는 주곽(主槨)과 부곽(副槨)으로 나뉘어 동서 방향으로 일렬로 놓여있다. 주곽에는 무덤 주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인골과 금동관, 금귀걸이, 치아 등이, 부곽에는 말과 사람의 갑옷, 투구, 안장 등 마구류 일체가 놓여있다.
![[경주=뉴시스] 2020일 경상북도 경주 황남동 대릉원 일원 황님지구에서 열린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 간담회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0/20/NISI20251020_0001970198_web.jpg?rnd=20251020144718)
[경주=뉴시스] 2020일 경상북도 경주 황남동 대릉원 일원 황님지구에서 열린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 간담회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민형 신라문화유산연구원 조사팀장은 이날 현장에서 "주곽에서는 금귀걸이, 치아의 확인으로 주인공의 머리가 동향으로 둔 전형적 신라 무덤의 장법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오른쪽에는 큰 칼을 부장했고, 머리맡에는 창 같은 무기류를 부장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머리 맡에 제일 중요한 금동관이 흩어져서 부식된 상태로 노출이 됐다"고 밝혔다.
![[경주=뉴시스] 2020일 경상북도 경주 황남동 대릉원 일원 황님지구에서 열린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 간담회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0/20/NISI20251020_0001970192_web.jpg?rnd=20251020144551)
[경주=뉴시스] 2020일 경상북도 경주 황남동 대릉원 일원 황님지구에서 열린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 간담회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발견된 유물 중 금동관과 갑옷이 무덤 주인 신분을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주곽에서 나온 금동관은 △ㆍ凸 문양이 투조(透彫)된 금동판이 여러 점 출토됐다. 신라 관( 冠)은 금속제 머리띠에 세움 장식을 갖춘 머리띠 형태의 관인 대관(帶冠), 관 꾸미개인 관식(冠飾), 머리 위에 올려 쓰는 모자 형태의 관인 모관(帽冠)으로 구분된다. 이번에 발견된 금동관은 형태와 문양 등으로 보아 모관(帽冠)으로 추정된다.
이 금동관에 투조된 △ㆍ凸 문양은 신라 금관총 금제 모관에서 찾아볼 수 있는 문양이다.
국가유산진흥원 김재열 팀장은 "금동관 그중에서도 금동 모관 정도를 가진 인물들이 상위권 정도, 그 아래로 이제 귀걸이나 이렇게 하나씩만 갖고 있다"며 "그래서 이번에 발굴된 유물의 인물은 금으로 만든 귀고리에 금동으로 만든 관을 가지고 있어서 신라의 상위권에 해당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갑주 등 이런 무기들을 많이 갖고 있어 직능적인 부분에서는 장수로 분류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또 "이번에 이 목곽묘에서 작지만 금동관이라고 생각되는 유물들이 발굴됨으로써 신라 황금 문화가 어떻게 형성되어 가는지 그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강조했다.
![[경주=뉴시스] 2020일 경상북도 경주 황남동 대릉원 일원 황님지구에서 열린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 간담회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0/20/NISI20251020_0001970200_web.jpg?rnd=20251020144743)
[경주=뉴시스] 2020일 경상북도 경주 황남동 대릉원 일원 황님지구에서 열린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 간담회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무덤에서 나온 갑주(갑옷과 투구 일체)도 무덤 주인의 신분을 짐작케하는 요소다.
박준현 부경대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갑주에 대해 "목 부분과 허리띠 부분에 철로 만든 요찰이 나오지 않았다"며 "철로 만들다 보면 무게가 엄청나게 많이 나가게 되는데 그런 무게가 많이 나가는 중량감을 이런 가죽이나 유기질 부분으로 줄여주는 정량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무게를 줄여주는 형태의 철갑은 철제로 나온 만들 것을 입은 사람보다 위계적으로 높다고 보면된다"며 "이런 형태 철갑으로 보면 이 피장자 주인공의 성격은 신라 장수 중에서 아무래도 최상위급에 달하는 장수"라고 덧붙였다.
인골 머리 위치에서 치아(齒牙) 편 다수가 확인됐는데, 우측 상악(上顎) 제2 소구치(小臼齒)의 마모 상태를 토대로 봐선 30세 전후로 추정됐다.
부곽에서 나온 인골은 '순장 문화'를 다시금 확인시켰다.
다리는 'O'자, 팔은 벌린 형태로 누운 전신 인골로 아래에는 말 갑옷이, 양측에는 사람 갑옷이 배치돼 있었다. 성별은 확인되지 않았고 키는 160~165㎝로 당시 평균 키로 추정된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김헌석 학예연구사는 "부곽 인골의 경우에는 치아가 없고 아쉽게도 철 부식물들이 뼈를 잡아주고 이 뼈들이 남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치아가 없다 보니까 정확한 연령을 알 수 없다"며 "신장이 보통 청소년기 끝쯤 되면 거의 대부분 다 자란 걸로 봤을 때는 성인에 가까웠을 확률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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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뉴시스] 2020일 경상북도 경주 황남동 대릉원 일원 황님지구에서 열린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 간담회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부분 순장이 신체 사지를 똑바로 펴서 매장하는 신전장(伸展葬)이 많은 데 비해 1호 목곽묘 순장 인골은 팔다리가 벌어져 있눈 상태로 발견됐다.
김 연구사는 "무덤 구조를 기획하는 단계부터 이런 공간에 순장이 들어가는 것을 기획이 됐기 때문에 신전장 형태를 잘 만들었을 것"이라며 "인골 다리가 벌어지기 된 것은 제일 마지막 단계에서 순장자가 들어가다 보니까 'O'자로 됐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순장자의 사인을 추정해볼 만한 흔적은 없지만 사후 매장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사는 순장 인골에 대해 "이번 발굴 조사를 통해 그 사람이 어떠한 형태로 실제로 들어가 있는지 그 전신의 모습을 확인했다는 부분에서 신라시대의 순장 풍습이 어떻게 시작되고 무덤 발전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알 수 있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순장이라는 제도를 가야에서 했었지만 신라에서도 순장이 이뤄졌음을 실물로 확인할 수 있다"며 "장수의 무덤 속에서 말 갑옷, 투구, 금동관까지 함께 볼 수 있는 보기 드문 발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치아까지 나오는 역사적인 사실을 여러분께 보여드리는 아주 귀중한 시간"이라고 했다.
![[경주=뉴시스] 2020일 경상북도 경주 황남동 대릉원 일원 황님지구에서 열린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 간담회에서 참석한 허민 국가유산청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0/20/NISI20251020_0001970188_web.jpg?rnd=20251020144433)
[경주=뉴시스] 2020일 경상북도 경주 황남동 대릉원 일원 황님지구에서 열린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 간담회에서 참석한 허민 국가유산청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황남동 1호 목곽묘 발굴조사 현장은 APEC 기간을 포함한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일반에 공개된다.
남성 장수 인골과 금동관, 갑옷·투구 일체 등 주요 출토유물은 같은 기간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신라월성연구센터(숭문대)에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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