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작아" 놓칠뻔한 대장암 씨앗 '용종'… AI가 찾았다[빠정예진]
AI가 정상 대장 점막과 구분 안되는 미세한 용종 판별
발견된 용종이 대장암으로 발전 가능한지 보조 진단
![[서울=뉴시스] AI 대장내시경은 폴립 발견과 전암·비전암 폴립 감별진단을 돕는다. 사진은 변정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오른쪽)가 대장내시경을 시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https://img1.newsis.com/2025/12/12/NISI20251212_0002016926_web.jpg?rnd=20251212122503)
[서울=뉴시스] AI 대장내시경은 폴립 발견과 전암·비전암 폴립 감별진단을 돕는다. 사진은 변정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오른쪽)가 대장내시경을 시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담당 의료진은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대장내시경을 진행했다. 모니터 화면에는 병변을 감지하고 분석하는 추가 기능이 켜져 있었다. 내시경이 대장 안을 천천히 관찰하는 동안 AI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화면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검사를 시작한 지 약 15분, 의료진이 지나쳤을 뻔한 순간이었다. 정상 대장 점막과 거의 구분이 안 되는 5㎜ 크기의 편평한 폴립이 있었다. 바로 그때 모니터에 보이는 폴립 위치에 노란색 테두리가 나타나며 해당 부위를 표시했다. 폴립감지 AI 기능인 'CADe(Computer-Aided Detection·컴퓨터 보조 검출) 시스템'이 하마터면 놓칠 뻔한 폴립을 발견해 표시해준 것이다.
의료진은 즉시 해당 부위를 자세히 관찰했다. AI는 폴립의 종류까지 분석해 몇 초 후 화면에 '샘종폴립 가능성 92%'라는 결과가 표시됐다. 샘종폴립은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전암 병변이다. 의료진은 즉시 내시경 절제술을 시행했고, 조직검사 결과 실제로 샘종폴립으로 확진됐다.
정씨는 "만약 이 폴립을 놓쳤다면 몇 년 후 대장암으로 발전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아찔했다"며 "가벼운 불편감이 있을 때 바로 병원을 찾은 것도, AI가 작은 폴립까지 찾아준 것도 모두 다행이다"고 말했다.

우선, 폴립 발견을 돕는 CADe 기능이다. 작은 폴립, 편평한 폴립 등 정상 대장점막과 구별이 어려운 병변도 실시간으로 감지해 화면에 표시한다. 또 발견된 폴립이 대장암으로 발전 가능한 전암 폴립(샘종폴립)인지, 아니면 절제할 필요 없는 비전암 폴립(증식폴립)인지 감별진단해주는 CADx(Computer-Aided Diagnosis·컴퓨터 보조 진단) 기능이다.
44개의 무작위 비교 연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일반 대장내시경의 샘종 발견율은 36.7%인 반면 CADe를 활용한 대장내시경은 44.7%로 유의하게 높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시간대와 무관하게 일관된 성능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오전 대장내시경에 비해 오후 대장내시경의 폴립 발견율이 낮다는 결과가 있었다. 피로도가 높아진 의료진의 집중력 저하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AI 시스템은 시술 횟수나 시간대에 관계없이 동일한 정확도를 보여준다.
변정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CADe의 우수한 폴립 발견 능력은 애매한 폴립 병변을 놓치지 않고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특히 집중도가 떨어진 시점, 많은 시술로 인해 피로도가 높아진 시점에도 AI는 일관된 성능을 발휘해줌으로써 대장내시경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변정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AI 대장내시경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https://img1.newsis.com/2025/12/12/NISI20251212_0002016927_web.jpg?rnd=20251212122739)
[서울=뉴시스] 변정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AI 대장내시경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AI 대장내시경의 경제적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폴립 발견율이 높아지면서 내시경 절제술 빈도가 증가해 의료비가 상승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의료비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변정식 교수는 "전암 폴립을 놓치지 않고 제 때 발견, 절제해 대장암으로 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며 "증식폴립 등 비전암 폴립에 대한 불필요한 절제술도 줄여 내시경 절제술 합병증 위험과 의료비 부담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AI 내시경 기술은 더 진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앞으로는 대장 폴립뿐 아니라 조기 대장암의 진행 정도 평가, 염증성 장질환의 감별진단과 활성도 평가 등 다양한 대장질환에 AI를 적용할 수 있다.
변 교수는 "순수한 대장 관찰 시간이 충분한지 감시하는 기능, 대장 정결도를 자동 평가하는 기능, 검사 결과지를 자동 생성하는 기능 등이 더 정교하게 개발돼야 한다"며 " 위내시경 및 췌담도내시경까지 AI 기능이 확대된다면 전반적인 소화기내시경에서 AI가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효과적인 치료 계획 수립에 기여하는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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