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그래미 '철옹성' 뚫었다…'골든', K팝 사상 첫 수상·로제 압도적 오프닝
본상 불발 아쉬움 너머 주류 안착 확인
블랙핑크·방탄소년단, 내년 '제너럴 필즈' 정조준
배드 버니·켄드릭 라마 등 '역사적 기록' 쏟아져
스티븐 스필버그 'EGOT' 반열 등극·달라이 라마 첫 그래미 수상도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이재(EJAE)가 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 도착해 레드카펫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재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주제가 '골든'으로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상을 받았다. 2026.02.02.](https://img1.newsis.com/2026/02/02/NISI20260202_0000970566_web.jpg?rnd=20260202094414)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이재(EJAE)가 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 도착해 레드카펫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재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주제가 '골든'으로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상을 받았다. 2026.02.02.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이번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K-팝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속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HUNTR/X)의 '골든'이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상'(Best Song Written for Visual Media·비주얼 미디어 최우수 주제가상)을 받았다.
'골든'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통산 8주 1위,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 톱100 10주 1위 등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앞서 '제 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선 주제가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그래미 수상으로 해당 곡을 작사, 작곡한 한국계 미국 작곡가 겸 가수 이재(EJAE)와 작곡에 참여한 테디(박홍준), 24(서정훈), 프로듀싱팀 '아이디오'(이유한·곽중규·남희동) 등 더블랙레이블 프로듀서들은 해당 상 수상자가 됐다.
24는 수상 직후 "이 모든 과정에 함께 한 저의 가장 큰 스승님이자 가장 친한 친구인 'K팝의 선구자' 테디에게 이 영광을 바친다"라고 말했다. 테디는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소프라노 조수미, 음반 엔지니어 황병준 사이드미러코리아 대표, 한국계 미국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한국계 미국 오디오 엔지니어 데이비드 "영인" 김 등이 그래미 상을 받았으나 K-팝 작곡가 또는 프로듀서가 해당 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골든'은 이번 시상식에서 일각에서 수상을 점쳤던 본상 부문인 '올해의 노래상'을 비롯 다섯 개 부문에 올랐다. 비록 한 부문 수상에 그쳤으나, 보수적인 그래미가 K-팝에게 처음 상을 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황병준 대표는 "K-팝이 더이상 팬덤에 의존하는 음악을 넘어서 전 세계 동료 음악인들이 음악성과 예술성을 인정하는 세계적인 음악 장르로 도약하는 시작"이라고 특기했다.
K-팝의 선전은 공연에서도 이어졌다. 특히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 로제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는 전 세계적 히트곡 '아파트(APT.)'로 시상식의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블랙핑크의 로제가 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브루노 마스와 함께 '아파트'(APT.)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6.02.02.](https://img1.newsis.com/2026/02/02/NISI20260202_0000970771_web.jpg?rnd=20260202105506)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블랙핑크의 로제가 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브루노 마스와 함께 '아파트'(APT.)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6.02.02.
이날 엠넷 시상식 중계를 맡은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는 "어떤 공연을 해도 시작과 끝이 중요하다. 록 스타 같다. 원래 곡도 록 베이스의 곡이지만 원곡보다 훨씬 강렬한 느낌이다. 하나의 밴드가 된 것처럼 무대를 뒤집어 놓았다. 흥겹게 축제를 즐기는 모습으로 인해, 올해 그래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곡과 무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해당 시상식 MC를 맡은 코미디언 트레버 노아는 한국 술자리 게임인 '아파트'에 대해 한참 설명하기도 했다.
제너럴 필즈(본상) 중 하나이자 신인상인 '베스트 뉴 아티스트' 후보에 오른 하이브의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는 수상에는 실패했으나, 차세대 글로벌 스타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해당 부문을 받은 올리비아 딘을 비롯 더 마리아스, 에디슨 레이, 리온 토마스, 알렉스 워런, 롤라 영, 올리비아 딘, 솜버, 캣츠아이 등 쟁쟁한 후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존재감을 각인했다.
아쉬움 남긴 본상 불발…내년 그래미 도전은 계속
로제와 마스의 '아파트'는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의 유력한 수상 후보로 점쳐졌으나, 뮤지컬 영화 '위키드' OST인 신시아 에리보·아리아나 그란데 '디파잉 그래비티'에게 해당 부문을 내줬다. 또 후보에 올랐던 본상 '올해의 레코드'·'올해의 노래' 수상 역시 불발됐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가 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날리'(Gnarly)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6.02.02.](https://img1.newsis.com/2026/02/02/NISI20260202_0000970946_web.jpg?rnd=20260202110939)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가 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날리'(Gnarly)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6.02.02.
임희윤 음악평론가는 "봉준호 감독의 말을 원용하자면, 결국 그래미는 미국의 로컬 시상식이고 미국의 대중과 음악계 관계자에게 사랑받는 미국적인 곡의 손을 들어주게 마련"이라면서 "올해 K-팝 관련 후보들의 곡이 제작, 유통, 마케팅, 협업자 등 여러 측면에서 지금껏 다른 어떤 K-팝 작품들보다도 더 '미국적인' 작품이었다는 면에서 상대적으로 수상 가능성이 높아 보였지만, 결국 미국 음반업계가 사랑하는 결과와는 거리가 있었다고 봐야할 것 같다"고 짚었다.
김성환 대중음악 저널리스트도 "아직까지 그래미가 K-팝적인 사운드에 상을 내줄 생각은 없어 보인다. 후보로는 올릴 수 있겠으나 수상작은 기존 그래미의 관행을 버릴 생각은 없음을 보여주는 듯하다"고 봤다.
다만 K-팝을 그래미가 올해 인정한 만큼, 내년에선 본상 수상 가능성도 한껏 더 열렸다. 특히 오는 27일 로제가 속한 블랙핑크가 미니 3집 '데드라인'을 발매한다. 내달 20일엔 K-팝 아티스트 '그래미 어워즈' 첫 후보였던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정규 5집 '아리랑'을 발매한다. 두 팀은 미국 팝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과 인기를 자랑하는 만큼, 벌써부터 본상 후보 지명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제너럴 필즈 4대 본상 결과…배드 버니, 그래미 새 역사
최근 몇 달간 로스앤젤레스(LA)를 비롯 미국 주요 도시에서 자행된 공격적이고 군사화된 트럼프 정부의 이민세관집행국(ICE) '이민 집행 조치'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의미 있는 수상이었다.
특히 '올해의 앨범' 강력한 수상작으로 예상된 레이디 가가의 '메이헴'을 비롯 저스틴 비버, 켄드릭 라마, 클립스, 리온 토마스, 사브리나 카펜터,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쳤다. 그런데 이번에 해당 부문 후보들은 모두 이전에 '올해의 앨범상' 후보로 지명됐을 뿐, 받은 적은 없었다. 누가 받아도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LA=AP/뉴시스] 배드 버니](https://img1.newsis.com/2026/02/02/NISI20260202_0000971386_web.jpg?rnd=20260202134123)
[LA=AP/뉴시스] 배드 버니
이어 "하나님과 (그래미 주관사인) 레코딩아카데미 그리고 내 커리어 내내 나를 믿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앨범에 참여한 모든 스태프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엄마, 나를 푸에르토리코에서 낳아줘서 고마워요. 사랑해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음에도 꿋꿋이 힘을 내어 나아가야 했던 모든 분께 이 상을 바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어로 소감을 마무리하며 "자신의 꿈을 쫓기 위해 고향과 조국을 떠나야 했던 모든 이들에게 이 상을 바치고 싶다"고 전했다. 버니는 앞서 최우수 라틴 어번 앨범상을 받고 "ICE 아웃! 우리는 야만인도, 외계인도 아니다. 우리는 인간이며 미국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버니는 이날 3관왕을 차지했다.
라마는 이날 올해의 레코드를 받은 것을 비롯 'GNX'로 '베스트 랩 앨범(Best Rap Album)'을 차지하는 등 5개 부문을 안으며 역대 그래미 어워즈에서 총 27개 트로피를 챙겼다. 미국 힙합 거물 제이지(25개)를 제치고, 역대 래퍼 중 최다 수상이다.
또한 미국 거장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뮤직 포 존 윌리엄스(Music for John Williams)'로 생애 첫 그래미(뮤직 필름 부문)를 수상하며, 에미상·그래미·오스카·토니상을 모두 석권하는 'EGOT' 반열에 공식 등극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이날 처음 그래미상을 받았다. '메디테이션스: 더 리플렉션 오브 히즈 홀리니스 더 달라이 라마'로 '오디오북·내레이션·스토리텔링 레코딩' 부문을 차지했다.
![[LA=AP/뉴시스] 켄드릭 라마](https://img1.newsis.com/2026/02/02/NISI20260202_0000970847_web.jpg?rnd=20260202133006)
[LA=AP/뉴시스] 켄드릭 라마
"이민자는 인간이다"…무대 위 울려 퍼진 정치적 소신
아이리시는 "훔친 땅 위에 불법인 사람은 없다. ICE는 꺼져라"고, 젤리 롤과 함께 '에이멘(Amen)'으로 '베스트 컨트리 듀오/그룹 퍼포먼스' 상을 받은 미국 컨트리 가수 샤부지는 "이민자들이 문자 그대로 이 나라를 건설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외에도 쿠바 출신 가수 글로리아 에스테판, 미국 싱어송라이터 켈라니 등이 ICE를 비판했다. 인디 밴드 '본 이베어'의 저스틴 버논, 재즈 가수 사마라 조이 등이 'ICE 아웃'이라고 적힌 핀을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인식 개선 캠페인은 지난달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처음 시작됐다.
당시 올리비아 로드리고, 아리아나 그란데, 진 스마트 등이 해당 핀이나 '비 굿(BE GOOD)' 핀을 착용하고 등장했다. '비 굿'은 지난달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요원의 총격으로 사망한 37세 여성 르네 굿(Renee Good)을 추모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시상식은 또한 오지 오스본, 디앤젤로, 로버타 플랙 등 지난해 세상을 떠난 뮤지션들을 기리는 메들리 무대로 감동도 자아냈다. 특히 27년 만에 그래미 무대에 선 로린 힐은 플랙의 '킬링 미 소프틀리 위드 이스 송(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 등을 가창하며 축제의 정점을 찍었다. 로린 힐은 푸지스와 함께 앞서 '킬링 미 소프틀리 위드 이스 송'을 재해석하기도 했다.
엠넷을 통한 국내 생중계에서는 대중음악 평론가 김윤하, 가수 존박, 방송인 신아영이 진행을 맡았다. 이들은 전문적이면서도 매끄러운 해설로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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