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인터뷰]장항준·박지훈 명중…'왕사남' 뒤 그가 있었다
'왕과사는남자' 제작 온다웍스 임은정 대표
처음 제작 영화로 1000만 관객 성공 쾌거
임대표, 장항준 선택하고 박지훈 추천했다
"'왕사남' 한국영화 창작자에게 기회되길"
![[집중 인터뷰]장항준·박지훈 명중…'왕사남' 뒤 그가 있었다](https://img1.newsis.com/2026/03/12/NISI20260312_0002082145_web.jpg?rnd=20260312121238)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2024년 '범죄도시4' 이후 22개월만에 1000만 영화가 됐다. 관객수 1000만명을 넘긴 건 역대 국내 개봉 영화 34번째, 한국영화로는 25번째였다. 코로나 사태 이후 6번째 1000만 영화이며, '범죄도시' 시리즈 3편을 제외하면 단일 영화로는 '서울의 봄' '파묘' 이후 3번째 1000만 영화였다. 사극이 1000만 영화가 된 건 '왕의 남자'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 이후 4번째이기도 했다.
배우 유해진은 '왕의 남자' '베테랑' '택시운전사' '파묘'에 이어 5번째 1000만 영화를 갖게 됐다. 유지태는 1998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1000만 영화를 품에 안았고, 박지훈은 영화 데뷔작으로 1000만 배우가 됐다. 장항준 감독은 2002년 '라이터를 켜라'로 데뷔한 이후 24년만에 1000만 감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갖가지 기록과 함께 먼저 언급되는 건 장항준·유해진·박지훈 등이다. 다만 '왕과 사는 남자'의 성공을 얘기할 때 뺴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제작사 온다웍스 임은정(40) 대표다. 임 대표는 장항준 감독에게 '왕과 사는 남자' 연출을 제안했다. 장 감독이 거절했는데도 끝까지 설득해 장 감독을 눌러 앉힌 게 그였다. 장 감독에게 단종 역에 박지훈을 추천한 것도 임 대표였다. 결정적으로 임 대표는 아무도 '왕과 사는 남자'를 모를 때 이 아이템, 이 시나리오를 손에 쥐고 2019년부터 달려왔다.
2011년 CJ ENM에 입사해 약 12년 간 영화사업부 투자팀과 기획제작팀 프로듀서를 거친 그는 '국제시장'(2014) '베테랑'(2015) '엑시트'(2019) 투자진행을 맡았고, '불한당'(2017) '임금님의 사건수첩'(2017)의 기획진행, '연애 빠진 로맨스'(2021) 프로듀서로 일했다. 2023년 제작사 온다웍스를 차리고 내놓은 첫 번째 영화가 바로 '왕과 사는 남자'였다.
![[집중 인터뷰]장항준·박지훈 명중…'왕사남' 뒤 그가 있었다](https://img1.newsis.com/2026/03/12/NISI20260312_0002082146_web.jpg?rnd=20260312121301)
-'왕과 사는 남자'가 1000만 영화가 됐다. 기분이 어떤가.
"감사하다. 이 말 밖에 없다. 이 영화 함께 만든 분들과 만나면 항상 같은 얘기를 한다. 감사하다고."
-누적관객수 1200만명을 넘는 건 사실상 확정됐고, 현재 추세로 보면 1400만명도 가능해 보인다. 현재 시점에서 목표로 둔 수치가 있나.
"노코멘트하겠다.(웃음) 수치를 말하면 부정탈 것 같다."
-제작사를 차릴 때 1000만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 있나.
"한 번도 그런 생각 해본 적 없다. 그래서 어리둥절하기도 하다. 모든 영화인이 1000만 영화가 나올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던 시점에서 이런 결과를 내서 더 기쁘다. 저희 영화가 영화계 희망이 됐다는 점에서 뿌듯하기도 하다."
-'왕과 사는 남자'가 1000만 관객을 달성하기까지 가장 의외였던 순간이 있었나.
"이 관객수가 가장 의외다. 개봉 이틀을 남겨두고 감독님과 술을 마셨다. 그 자리에서 솔직하게 목표를 말해보자고 했다. 우선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건 모든 제작진의 1차 목표였다. 감독님과 저는 손익분기점의 2배를 원했다. 그런데 개봉일 관객수를 보니까 어려울 것 같았다. 감독님이 라디오에 나가서 1000만 공약을 한 것도 이 추이를 볼 때 1000만을 할 순 없을 거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이 영화가 우리가 목표했던 수치를 훌쩍 넘어버렸다.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
-2019년부터 기획된 영화였다. 중간에 멈춰서기도 했던 프로젝트다. 그 사이 제작사를 직접 차리기도 했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반드시 만들어야 했던 이유가 있나.
"일단 이 프로젝트를 함께하고 있던 분들에 대한 책임감이 컸다. 그리고 이 작품에 대한 애정과 확신이 있었다. 그만큼 의미가 있는 이야기라고 봤다. 제가 쇼박스에 이 영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궁궐사극이 아닌 민초사극'이라고. 보통 사극이라고 하면 궁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 작품은 궁궐 밖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다는 게 색다른 지점이라고 봤다. 또 단종과 엄흥도의 관계 역시 새롭다고 봤다. 사극 타겟 관객층은 한정돼 있다는 인식을 깨고 싶기도 했다."
![[집중 인터뷰]장항준·박지훈 명중…'왕사남' 뒤 그가 있었다](https://img1.newsis.com/2026/02/15/NISI20260215_0002064593_web.jpg?rnd=20260215133539)
-단종과 엄흥도의 괸계에 대해 얘기했다. 그 관계에서 무엇을 봤나.
"영화 '타인의 삶'을 좋아한다. 역사의 전면에 존재하지 않는 비밀경찰이 누군가를 감시하고 그들의 대화를 녹취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시나리오 아주 초기 버전엔 엄흥도가 이 비밀경찰과 유사한 딜레마를 가진 모습이 많았다. 감시하고, 누명을 씌워서 다시 한양으로 올려보내야 하는 그런 상황 말이다. 그러다가 시나리오가 점차 변화하기 시작했고, 이후엔 두 사람 관계에서 미래 세대의 이야기를 봤다. 어른으로서 지켜줘야 하는 미래 세대를 지키지 못하고, 오히려 미래 세대를 찍어 누르는 모습. 이런 상황에서 엄흥도에게서 미래 세대를 지키려는 어른을 본 거다. 신기한 건 다양한 창작자가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더 풍성해졌다는 거다. 각자 다른 의견이 모이고, 그 의견들이 다른 의견을 해치지 않고 하나로 모이는 게 보람이 있었다."
-장항준 감독과 어떻게 만났나.
"사실 감독님과는 일면식도 없었다. 2023년 4월에 퇴사한 뒤에 회사를 차리고 약 4개월 간 윤색·각색을 거친 뒤 연출자 제안을 하기 위해 공동제작을 맡은 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를 찾아갔다. 그리고 장 감독님과 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장 감독님이 거절했다.(웃음) 다음 영화는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고 하더라. 사극이기도 하고 비극이기도 해서 부담이 됐던 것 같다. 감독님은 그러면서 이 영화가 너무 메시지에 함몰돼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당시에 감독님의 그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영화를 꼭 만들고 싶었고 이 작품의 가치를 알리고 싶었다. 당시 쇼박스 투자팀 직원이 이 영화를 적극 지지해주면서 만들어지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다시 용기를 내서 감독님께 다시 제안드렸다."
-왜 장 감독이었나. 장 감독을 흥행 감독이라고 할 순 없지 않나.
"(웃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투자팀에서 일할 때 감독님 시나리오를 볼 기회가 많았다. 알려진 것보다 각본가로서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감독님 필모그래피에 성공한 작품이 없다고들 하는데, 난 감독님이 준수한 영화를 만들어 왔다고 봤다. '기억의 밤'이날 '리바운드'도 웰메이드라고 생각했다. 연출력도 좋기 때문에 상업적 확장성이 있는 영화를 만나면 분명히 성공할 거라고 생각했다."
-단종 역에 박지훈 배우를 추천한 것도 당신의 결정이라고 들었다.
"'약한영웅' 제작진과 친하다. 연기를 잘하는 것 뿐만 아니라 매우 성실한 배우라는 걸 들어서 알고 있었다. 이전부터 '프로듀스101'을 통해서 관심 있게 지켜보기도 했다. 단종은 눈빛이 정말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박지훈 배우를 생각하게 됐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 산업의 종사자로서 새로운 배우, 새로운 세대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물론 영화시장이 얼어붙어 있어서 그런 시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긴 했다. 그렇지만 유해진 선배가 먼저 중심을 잡아주고 있으니까, 해 볼만한 시도라고 생각했다. 감독님 역시 실제로 박지훈 배우를 만나보고 나서 확신을 갖게 된 것 같다."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이 작품이 잘 될 것 같다'라고 느낀 순간이나 사건이 있나.
"이 영화가 아이템 단계에 있을 때부터 최종적으로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을 모두 알고 있는 입장에서 이 작품에 갖가지 아이디어가 덧붙여지고 발전되는 모습을 봤을 때 잘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 부분에 있어서 감독님 역할이 컸다. 제가 이런 말을 하면 감독님이 너무 좋아할 게 눈에 아른거리긴 하는데…(웃음) 감독님은 유연한 창작자다. 문제가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언제나 얘기해달라고 한다. 그리고 단순히 그런 의견을 반영만 하는 게 아니라 배우·스태프와 상의하며 더 좋은 아이디어로 발전시켜 간다. 이런 모습을 볼 때 잘 될 수도 있다, 정도의 느낌을 가졌다. 물론 첫 날 스코어를 보고 '그게 아니었나'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말이다.(웃음)"
![[집중 인터뷰]장항준·박지훈 명중…'왕사남' 뒤 그가 있었다](https://img1.newsis.com/2026/03/02/NISI20260302_0021192246_web.jpg?rnd=20260302152513)
-'왕과 사는 남자'를 만들면서 배운 것이나 영향 받은 게 있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좋은 사람과 함께해야 좋은 결과도 따라오는 것 같다. 이 영화를 함께한 박윤호 PD님이 했던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PD님은 좋은 사람들이 좋은 뜻을 가지고 만들면 결과도 좋다는 걸 이 영화를 통해서 증명하고 싶다고 했다. 마치 예언과 같은 말이었는데 정말 그렇게 좋은 분들만 만나서 이렇게 좋은 결과까지 얻게 됐다. 이 영화를 함께한 모든 분들이 이 작품을 잘 만들기 위한 생각만 했다. 그러다 보니까 새로운 의견이 나올 때 그게 부정적인 기운으로 변화해서 싸움이 나는 게 아니라 '그러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라고 하면서 선순환 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앞으로도 이렇게 영화를 만들고 싶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뭔가.
"역시 단종과 엄흥도의 마지막이다. 그때 현장을 또렷이 기억한다. 배우·스태프 모두 완전하게 몰입해 있었다. 그 에너지가 작은 모니터를 통해서도 충분히 느꼈졌다. 그 장면은 이야기 자체로도 눈물이 나는데, 그때 우리가 몰입했던 그 기억 때문에 더 좋아한다."
-최근 극중 호랑이가 나오는 장면에서 호랑이 CG를 손본다고 했다. 꼭 필요한 작업이었나.
"이렇게 1000만이 될 줄 알았으면 돈을 더 썼어야 했다.(웃음) 이 영화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노리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크랭크인 두 달 전에 메인 스태프가 모두 모여서 회의를 한 적이 있다. 각 파트 감독님들이 이건 아니라는 얘기를 하실 정도로 그만큼 예산을 타이트하게 잡았다. 그러니 저나 감독님들이 얼마나 아쉬움이 컸겠나. 이제 돈을 좀 벌었으니까 호랑이 CG는 바꿔보고 싶었다. 알다시피 호랑이 CG가 어설프다는 반응이 많았던 것도 영향을 줬다. 다만 언제쯤 교체가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잘 된 영화에 항상 따라 붙는 게 있다. 바로 표절 논란이다. '왕과 사는 남자'에도 표절 논란이 있다.
"이 영화는 기존에 떠돌아 다니던 시나리오를 픽업해서 만든 게 아니다. 소재부터 시작해서 이 영화가 한 줄로 설명돼 있던 때부터 과정을 다 알고 있다. 이 시나리오가 발전해가면서 맺었던 계약들, 각종 회의록 등이 모두 남아 있다.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다. 어쨌든 성실하게 대응할 생각이다."
![[집중 인터뷰]장항준·박지훈 명중…'왕사남' 뒤 그가 있었다](https://img1.newsis.com/2026/03/02/NISI20260302_0021192229_web.jpg?rnd=20260302152513)
-온다웍스의 차기작은 무엇인가.
"비슷한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작품들이 여럿 있긴 하다. 그런데 모두 시대극, 사극이다. 일단 '올빼미' 안태진 감독과 준비 중인 액션사극이 하나가 있다. 또 '죄 많은 소녀' 김의석 감독과 함께 준비하는 경성 열차를 배경으로 한 장르물이 있다.
-역사물에 끌리는 듯하다.
"더 자유로운 것 같다. 제가 관객이었을 땐 사극이나 시대극을 즐겨본다고 하긴 어려운데 기획을 하는 입장이 되니까 사극을 할 때 영화 안으로 더 자유롭게 인물을 가져올 수 있게 되는 듯하다. 그게 실존 인물인든 허구의 인물이든 말이다. 현대 시점으로 영화를 만들면 너무 직접적으로 비유가 되거나 대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온다웍스로 어떤 일을 하고 싶나.
"'왕과 사는 남자'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다. 한국영화엔 미래 세대가 반드시 나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새로운 창작자가 기회를 얻고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왕과 사는 남자'의 성공이 그런 기회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본다. '왕과 사는 남자'가 잘 된 뒤에 많은 영화인에게 인사를 받았다. '고맙다'는 얘기였는데, 그건 아마도 그런 기회의 확장에 관한 고마움일 거다. 재능 있는 창작자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안다. 그런 분들과 함께 용기를 가지고 계속 영화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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