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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라는 캔버스에 뿌리내린 '음악 지형도'…CJ문화재단 토양 든든하네

등록 2026.03.29 12: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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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라이브 클럽 데이: 드림 투 스테이지' 현장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라이브 클럽 데이: 드림 투 스테이지'에서 공연하는 공원(박시은). 2026.03.30. realpaper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라이브 클럽 데이: 드림 투 스테이지'에서 공연하는 공원(박시은). 2026.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27일 밤 서울 마포구 서교동 일대, 홍대의 밤은 갓 태어난 선율의 온기와 오래된 클럽의 냄새가 뒤섞인 거대한 음악적 실험실이었다.

CJ문화재단이 '튠업'과 '유재하음악경연대회', 'CJ음악장학생' 토양 위에서 길러낸 아티스트들이 '라이브 클럽 데이: 드림 투 스테이지(LIVE CLUB DAY : DREAM TO STAGE)'를 통해 일제히 만개했다. 이는 단순한 지원 사업의 결과물을 넘어, 보이지 않던 음악적 생태계가 마침내 물리적으로 현현한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벨로주와 같이 어쿠스틱한 악기의 울림과 목소리의 미세한 떨림까지 잡아내는 공간에서 예빛, 램씨, 범진의 무대는 오롯이 빛을 발했다. 이들의 음악은 인간이 필연적으로 안고 살아가는 결핍과 슬픔을 섣불리 위로하려 들지 않는다. 그저 각자의 고립된 내면을 소리 내어 부름으로써, 타인의 고통을 함부로 짐작하지 않는 '윤리적 밀도'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특히 29일 마지막 기획 공연으로 영업을 종료하는 벨로주에서 열리는 마지막 라이브 클럽 데이(라클데) 공연이라는 점도 이 공간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클럽 에반스와 같은 재즈 전문 클럽은 고도의 지적인 인터플레이가 벌어지는 영적 교감의 장이었다. 강재훈, 김영후, 신명섭, 신동진, 심규민이 뭉친 재즈 퀸텟 그리고 블라는 공간의 여백을 촘촘한 화성으로 채워 나갔다. 연주자들 간의 즉흥적인 대화는 정해진 악보를 넘어 매 순간 새롭게 건축되는 시간의 예술이었다.

프리즘홀, 무신사 개러지처럼 날 것의 에너지가 요동치는 공간에서는 밴드 사운드의 진가가 여과 없이 폭발했다. 데카당, 레드씨, 오프더메뉴, 김뜻돌, 터치드, 레드씨, 정우석, 데카당은 압도적인 라이브는 공간을 찢을 듯한 포효로 관객을 압도했다.

더불어 KT&G 상상마당과 CJ 아지트 광흥창에서 유라, 기프트, 힙노시스테라피, 다섯, 오프더메뉴, 공원(박시은)이 각각 보여준 무대는 장르의 경계를 해체하는 얼터너티브 사운드의 최전선이었다. 이들의 전위적인 리듬과 멜로디는 관습적인 대중음악의 문법을 비웃듯, 홍대의 지하 공간을 새로운 질서가 태어나는 해방구로 만들었다.

공원 역시 "결국 끝엔 사랑이 도착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곡을 다 썼었는데요. 오늘 이 시간에 '그렇게 잘 마무리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마지막 곡을 준비해 봤습니다. '메아리'라는 곡인데요. 이 곡이 흘러가는 동안만큼은 우리 모두 엄청 자유로웠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렇게 CJ문화재단 지원사업을 통해 발굴된 뮤지션들의 메아리는 자유롭다.

결국 이번 무대는 CJ문화재단이 오랜 시간 축적해온 안목이 홍대라는 캔버스 위에 가장 입체적으로 투사된 결과물이다. 각 공연 베뉴의 특성과 아티스트의 고유한 주파수가 완벽히 맞물려 돌아가는 거대한 기어와 같았다. CJ문화재단이 구축한 이 지형도는, 이제 한국 인디 신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가리키는 신뢰할 만한 좌표 중 하나가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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