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건 4월까지"…러·우급 충격에 건설업계 '초비상'[건설 현장 중동 쇼크③]
석화 제품 수급 비상…건설사 "비상 대응 체제 가동"
공정별 피해 엇갈려…준공 임박 현장 타격 집중
원자재 가격 상승…공사비 지수 6개월째 사상 최고치
국토부 비상 TF 격상…"정부 차원 명확한 지침 시급"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중동사태 장기화로 석유화확 원료인 나프타 재고가 급감하며 건설업계도 예의주시를 하고 있는 가운데 30일 서울의 레미콘 공장에서 믹서트럭이 이동하고 있다. 2026.03.30.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30/NISI20260330_0021227093_web.jpg?rnd=20260330102040)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중동사태 장기화로 석유화확 원료인 나프타 재고가 급감하며 건설업계도 예의주시를 하고 있는 가운데 30일 서울의 레미콘 공장에서 믹서트럭이 이동하고 있다. 2026.03.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면서 건설업계 원자재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원자재 수급이 불안해지며 공사비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고,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 같은 '원자재 대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에 대비해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석유화학 자재와 장비 가동에 들어가는 연료 등 현장에서 원가 부담이 굉장히 커지고 있어 내부적으로 전담팀을 꾸리고 매주 대책 회의를 진행 중"이라며 "사태 장기화 시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 중동 외 다른 원자재 수입선 다변화 등 대응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
다만 공정 단계에 따라 피해 정도나 영향이 다를 수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레미콘 혼화제가 없으면 시멘트 비율을 높이는 등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고, 조적이나 미장 등 시멘트류로 할 수 있는 공사들은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당장 큰 영향은 없다"며 "반면 도장용 페인트나 방수재 등 석유화학 제품 비중이 높은 마감자재는 준공 단계에서 집중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준공 물량이 많은 대형 건설사일수록 영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는 당장 철근을 못 구해서 공사를 못하는 수준이었는데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기존 100원에 10단위를 받던 자재를 150원에 받거나 7단위로 축소해 받는 정도로 원가가 올라 사태가 길어지면 현장 내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사재기까지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결국 자재 수급 불안으로 번질 수 있다"고 했다.
실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시멘트 생산에 필요한 유연탄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시멘트 가격이 급등한 사례가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내 건설산업에 미칠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전쟁으로 인해 건축물 공사는 약 1.5%, 일반 토목 공사는 약 3.0% 생산 비용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건설 자재 중에서는 시멘트가 주 원료인 레미콘의 비용 파급력이 가장 컸으며, 아스콘 및 아스팔트 제품 등도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이 확대되면서 건설업계 전반에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에 따르면 올해 2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3.69(잠정)로 지난해 8월 130.91 이후 6개월째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게다가 2월 지수에는 아직 중동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아 3월 이후 지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원가 상승이 결국 민간 분양가 인상과 현장에서의 공사비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공사비 상승은 분양가를 구성하는 건축비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며 "진행 중인 공사 현장에서도 시공사가 이번 사태를 '불가항력적 사유'로 내세워 공사비 증액과 지체상금 면제를 요구할 경우 발주처와의 법적 갈등으로도 번질 수 있다"고 했다.
사태 장기화 우려가 커지자 정부와 유관 단체들도 비상 대응 체계 가동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3일 기존 운영 중이던 '중동전쟁 기업 애로 해소 지원센터'를 '건설현장 비상경제 태스크포스(TF)'로 격상했다. TF는 석유화학제품을 원료로 하는 자재의 수급 상황을 면밀히 관리하며, 시장 교란 행위 적발 시 현장 점검을 통해 엄정 조치할 계획이다.
대한건설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중동전쟁 기업애로 지원센터'를 개설했다. 지원센터는 자재 수급 차질에 따른 공정 지연, 공사비 증가로 인한 분쟁 등 현장의 애로사항을 즉각 접수해 관계 부처에 전달하는 소통 창구 역할을 수행한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자재업체들의 재고가 남아있는 4월 중순까지는 버틸 수 있겠지만, 현 상황이 지속되면 그 이후부터는 물량 확보가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현장의 우려가 크다"며 "공사 지연과 원가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지체상금 없이 공기를 연장하고 공사비를 증액해 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확실한 지침과 안내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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