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있으면 2배 ETF 하지"…'빚투'도 외면했다[돈맥경화 코스닥①]
등록 2026.07.11 08:00:00수정 2026.07.11 08:08:38
외형은 5배 컸지만 지수는 퇴보
중소형주 대신 '반도체 레버리지'로
당국, 세그먼트·부실주 퇴출 승부수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84포인트(1.79%) 내린 816.39 거래를 시작했다.2026.07.08. park7691@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08/NISI20260708_0021354773_web.jpg?rnd=20260708092320)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84포인트(1.79%) 내린 816.39 거래를 시작했다.2026.07.08. [email protected]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은 중소·벤처기업의 직접금융 기회 확대를 통한 자금조달 지원 등을 목적으로 1996년 7월 1일 개설됐다. 출범 당시 343개 상장기업으로 시작해 현재는 1819개사(1822개 종목)로 5.3배 불어났다. 외형은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셈이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코스닥 지수는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 10일 코스닥은 42.42포인트(5.47%) 오른 837.43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이 염원하던 '천스닥(코스닥 지수 1000포인트)' 안착은 커녕, 최근 지수는 800선이 힘없이 무너지며 주가는 10개월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출범 당시 100으로 시작했던 코스닥이 2004년 기준지수를 1000으로 10배 상향 조정한 점을 감안하면 개장 30주년이라는 세월 동안 지수는 성장은 커녕 퇴보했다는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시장에서는 코스닥 대기 자금과 거래대금이 마르면서 관심 자체가 끊겼다는 곡소리가 나온다. 반도체 대형주 쏠림이 심화되며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은 뚜렷한 주도 섹터 없이 종목별 장세에 그치고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소외감은 커지고 있다.
자금 고갈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는 '빚투(빚을 내 투자)'다. 최근 코스피 시장의 '빚투' 규모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3일 신용융자 잔고는 29조677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30조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반면 코스닥의 신용잔고는 8조1148억원으로 코스피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빚투족'마저 코스닥을 철저히 외면하면서 리스크를 감수하고 코스닥에 베팅하겠다는 개인의 매수 심리가 위축됐음을 보여준다.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은 코스닥 중소형주가 아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로 향했다.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증시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코스닥 시장의 수급 블랙홀 현상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7일까지 코스피 시장의 전체 거래대금이 414조원을 돌파하며 활기를 띈 반면, 코스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3162억원에 그쳤다. 올해 1월(14조9122억 원)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한 수치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거래량은 연일 폭발하고 있다. 지난 5월 27일 상장 이후 관련 16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누적 거래대금은 361조4903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코스닥 중소형주 대신, 확실한 상승 모멘텀을 가진 반도체 대장주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코스닥이 벼랑 끝에 몰리자 금융당국은 기관·외국인 자금 유입을 위한 고강도 체질 개선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우량 기업만 별도로 선별·관리하는 '코스닥 세그먼트'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연기금 벤치마크(BM) 지수에 편입시켜 ETF 등 패시브 자금의 유입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세그먼트 간 '승강제'를 도입하고, 주가 1000원(동전주)·시총 200억원 미만 부실주는 신속히 솎아내도록 상장폐지 절차를 간소화했다.
자본시장 '밸류업 프로그램'도 코스닥 맞춤형으로 탈바꿈한다. 거래소는 이달부터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상장 유지 조건에 '밸류업 공시 여부'를 연동하는 가이드라인을 본격 시행했다. 무늬만 혁신기업인 좀비 상장사는 퇴출하되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유망 기업에는 확실한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취지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방산 등 미래 혁신기업들이 적기에 증시에 입성할 수 있도록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문호도 대폭 넓히기로 했다.
다만 전방위적 정책 구원투수가 실제 코스닥의 코스닥의 추세적 반등을 이끌어낼지에 대해서는 시장의 의견이 분분하다. 부실주 구조조정으로 시장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반면, 글로벌 대형 테크주로의 자금 쏠림이 워낙 압도적인 만큼 당장 온기가 돌아오기는 쉽지 않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코스닥 시장은 상반기와 달리 실적과 정책이 동시에 작용하는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 소부장을 중심으로 한 이익 개선 기대가 코스닥 지수의 하방을 지지하는 가운데 7월 이후 세그먼트 분리 정책의 구체화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코스닥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 건전성 제고와 기초 체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며 상장폐지 확정시 전체 시가총액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미미하다"면서도 "코스피+코스닥 200여개를 웃도는 후보 기업 투자자들에 관한 보호 조치도 충분히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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