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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 지원' ODA 급감…美는 트럼프 출범 후 55.8% 줄어

등록 2026.04.20 06:05:00수정 2026.04.20 09: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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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OECD DAC 34개국 ODA 규모 19% 감소

美 개도국 지원 55.8% 급감…獨·佛·英·日도 줄여

韓도 지난해 ODA 3.9% 줄여…올해 예산도 삭감

"가난한 나라 어려움 커져…올해 난민 증가할 것"

"한국은 개도국 롤모델…위상에 걸맞는 기여 해야"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들의 공적개발원조(ODA) 현황.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들의 공적개발원조(ODA) 현황.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들의 공적개발원조(ODA) 지원이 20% 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출범 이후 ODA를 50% 이상 줄였고, 다른 선진국들도 국방비 증액과 재정 건전성 개선 등을 이유로 개발도상국 지원을 줄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19일 OECD에 따르면 DAC 회원 33개국의 ODA 규모는 2024년 2151억 달러에서 2025년 1743억 달러로 19.0% 감소했다. 물가상승을 반영한 실질 ODA 지원은 1년새 23.1%나 급감했다.

33개국 중 19개국의 ODA가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ODA는 38억7000만 달러로 3.9% 감소했다. 또 독일(291억 달러·-11.4%), 미국(290억 달러·-55.8%), 영국(172억 달러·-4.5%), 일본(162억 달러·-1.7%), 프랑스(145억 달러·-5.9%) 등 5대 공여국의 지원이 모두 줄었다.

특히 미국은 ODA 규모를 55% 이상 줄여 '세계에서 가장 개도국을 많이 지원하는 나라'라는 타이틀을 독일에게 내줬다.

ODA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빈곤 퇴치와 경제적·사회적 발전 등을 위해 자금·기술 등을 지원하는 제도적 시스템을 말한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개도국의 발전이 선진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에 따라 ODA 규모를 늘려 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은 이런 흐름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해 국제개발처(USAID)의 인력을 감축했고, ODA 예산도 대폭 삭감했다. 또 미국의 국방비 지출 증액 등으로 재정 부담이 커진 우리나라와 유럽, 일본 등의 ODA도 일제히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카르스텐 스타우어 OECD DAC 의장은 "최대 공여국들이 ODA를 크게 줄이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다른 DAC 회원들도 예산, 안보, 정치 등과 관련한 압력에 직면해 있으며 몇몇 국가는 이런 추세에 대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머티어스 코먼 OECD 사무총장은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국가들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고, 세계는 불확실성과 불안에 직면해 있다"며 "전 세계는 빈곤과 싸우고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ODA가 필요하다. DAC의 공여국들이 다시 ODA를 늘리기 시작해야 한다고 호소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개도국에 대한 지원 감소는 세계 경제에 또 다른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 ODA 축소가 식량·의료 등 인도적 지원 감소로 이어져 난민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세계 난민 수가 2023년 3760만명에서 2025년 3641만명으로 3.2% 감소했지만, 최근 베네수엘라·쿠바·중동 등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올해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국들이 원조 예산을 크게 삭감하면서 세계 인도적 자금은 2024년 372억 달러에서 2025년 259억 달러로 30%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금융센터는 "난민 유입으로 수용국은 ▲인플레이션 가속화 ▲투자 및 노동생산성 둔화 ▲재정 건전성 악화 등을 겪으면서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사회적 갈등도 심화될 소지가 있다"고 관측했다.

UN 등 국제사회가 권고하고 있는 ODA 목표치는 국민총소득(GNI)의 0.7%다. 하지만 DAC 34개국의 평균은 2024년 0.34%에서 2025년 0.26%으로 하락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GNI 대비 ODA 규모는 평균보다 낮은 0.2%에 그쳤다. 2024년에 비해 0.01%p 하락한 수치다. 게다가 올해 이후 ODA는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ODA 사업 예산은 5조4372억원으로 전년보다 16% 줄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새 정부가 경기 진작을 위해 재정 확장 기조로 전환하면서 지출 구조조정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지난 정부에서 ODA 사업이 방만하게 운영됐다는 문제 의식도 예산 삭감의 이유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출 의존도가 높고 개도국에서 많은 자원을 조달하는 우리나라가 계속 개도국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축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전직 외교당국자는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한 모범적인 사례로 통한다"며 "우리 위상에 걸맞는 기여를 하는 것은 소프트파워를 강화하고 수출 시장을 넓히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ODA가 장기적인 투자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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