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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문법 틈새 파고든 아소비 시스템 '뉴 가와이'와 글로벌 플랫폼 위버스의 만남

등록 2026.06.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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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수 위버스 재팬 대표·나카가와 유스케 대표 간담회

[서울=뉴시스] '위버스콘 페스티벌' 출연한 큐티 스트리트. (사진 = 하이브 제공) 2026.06.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위버스콘 페스티벌' 출연한 큐티 스트리트. (사진 = 하이브 제공) 2026.06.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쓸모와 완벽함만을 가혹하게 증명해야 하는 시대에, '귀여움(Kawaii)'은 종종 누군가에게 선택받기 위한 수동적이고 연약한 태도로 오인된다. 그러나 무해해 보이는 이 단어 안에 주체적인 자기 긍정의 미학을 담아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자신의 결핍과 낯선 모습조차 온전히 끌어안고 사랑하겠다는 태도. 최근 숏폼 생태계를 타고 한국 대중음악 신에 매혹적인 파열음을 낸 일본 걸그룹 '큐티 스트리트(CUTIE STREET)'의 돌풍은, 이른바 '뉴 가와이(New Kawaii)'라는 철학적이고 영리한 반란에서 기원했다.

이들의 발칙한 에너지가 도쿄의 하라주쿠를 넘어 서울, 그리고 글로벌 시장으로 거침없이 뻗어나갈 수 있었던 데는 두 축의 정교한 조우가 자리한다. 그 한 축은 20여 년간 일본의 팝 컬처를 세계의 언어로 번역해 온 아소비시스템(ASOBISYSTEM)의 나카가와 유스케 대표다. 그가 이끄는 아소비 시스템 산하 프로젝트 '카와이 랩(KAWAII LAB.)'은 이러한 '뉴 가와이' 철학의 산실이다.

'후르츠 지퍼(FRUITS ZIPPER)', '캔디 튠(CANDY TUNE)'에 이어 큐티 스트리트까지 잇따라 성공시킨 이 프로젝트는 정형화된 미적 기준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멤버들의 패션과 헤어스타일 등 자율성을 온전히 보장하며, 심지어 과거의 실패나 결핍마저 고유한 서사로 긍정한다. 스스로의 언어와 정체성으로 발신할 때 비로소 글로벌 시장을 관통하는 강력한 힘을 얻는다는 굳은 믿음이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한 축은, 물리적 국경을 지우고 팬덤의 열망을 리얼타임으로 직조해 낸 위버스 재팬의 문지수 대표다. 우리는 지금 흥미로운 문화적 변곡점을 목도하고 있다. 철저하게 통제된 완성도를 지향하는 K-팝의 문법 틈새로, 날 것의 개성과 주체성을 존중하는 '카와이 랩'의 미학이 파고들었다. 나아가 음악의 권리를 고요히 지켜주는 일본의 팬 문화와, 콘텐츠를 능동적으로 해체하고 재창조하며 함께 향유하는 한국의 팬 문화가 위버스라는 거대한 광장에서 역동적으로 뒤섞이는 중이다.

큐티 스트리트는 지난 7일 하이브가 연 '2026 위버스콘 페스티벌(Weverse Con Festival)'에 참여했다. 내달 단독 내한 공연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큐티 스트리트 위버스콘 공연 당일 나카가와 대표와 문지수 대표가 서울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양국의 대중문화가 어떻게 서로의 결핍을 채우며 새로운 문맥을 완성해 가고 있는지 얘기했다. 다음의 문답은 단순히 플랫폼의 지표나 산업적 수치에 관한 나열이 아니다. 동시대 주목 받은 두 문화가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껴안게 됐는지에 대한 답이다.

-일본의 많은 아티스트들과 레이블에서 위버스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문지수 대표 "위버스는 기본적으로 아티스트와 팬들이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친밀하게 커뮤니케이션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 서비스입니다. 시간적으로 리얼타임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제공하면서, 전 세계 어디에 있는 팬들과도 만날 수 있는 장소적 기능도 제공합니다. 특히 언어의 장벽을 없애 팬들이 아티스트의 발언을 바로 보고, 아티스트도 팬들의 반응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245개 국가와 지역 팬들이 아티스트를 만나는 툴이 되고 있으며, 약 190여 개국에 앨범과 머치를 발송할 수 있는 물류 시스템까지 구비했습니다. 이런 기능을 활용해 글로벌 팬들을 만나고자 일본 아티스트들이 위버스를 선택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뉴시스] 문지수 대표이사, 나카가와 유스케 대표이사. (사진 = 위버스 컴퍼니 제공) 2026.06.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문지수 대표이사, 나카가와 유스케 대표이사. (사진 = 위버스 컴퍼니 제공) 2026.06.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나카가와 유스케 대표 "소속사로서 레이블 입장에서 말씀드립니다. 일본은 팬클럽 비즈니스가 퀄리티 높게 확립돼 있고 매니지먼트의 기반이 됩니다. 하지만 최근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를 통한 글로벌 발신이 주류가 되면서, 다국어를 지원하고 멤버십 기능과 물류 시스템 강점을 지닌 위버스가 활용하기 쉽다고 판단했습니다. 위버스와 협업하며 팬클럽 구성이 글로벌한 속성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접근성이 용이하고 편리해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위버스가 '큐티스트리트'의 글로벌 확장을 어떻게 지원했으며, 그 외 일본 아티스트 지원 사례는 무엇입니까?

나카가와 유스케 대표 "현재 한국에서 화제가 된 '큐티스트리트'의 반응은 위버스와의 내부 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전에는 오프라인 공연을 계기로 한국에 오는 것만 생각했으나, 위버스와 협업하며 프로모션 시기와 방식에 대한 정성적 데이터를 제공받아 좋은 판단 기준이 됐습니다. 음악방송 출연도 그 일환입니다. 또한 커피차 조공 등 일본에 없는 로컬 팬덤 소통 방식을 배우고 지원받아 큰 도움이 됐습니다. 번역 서포트를 통해 한국 팬들의 니즈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다음 스텝을 고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위버스콘을 통해 3월 대비 7월 공연에서 팬층이 4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글로벌 팬층을 구성하는 데 위버스는 매우 훌륭한 툴입니다."

문지수 대표 "'큐티스트리트'는 위버스에서 '카와이 라보'(카와라보)라는 팀으로 커뮤니티를 열었습니다. 위버스가 제공한 데이터가 여러 프로모션 판단에 참고가 됐을 것입니다. 다른 사례로는 작년 5월 레전드 아티스트 가토리 싱고(카토리 싱고)가 한국 아티스트 외 최초로 위버스 앨범(친환경 앨범)을 발매하는 도전을 했습니다. 올해 5월에는 록 밴드 '라르크 앙 시엘'(라르크 앙 씨엘) 보컬 하이도가 위버스샵에서 글로벌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또한 '요아소비' 보컬 이쿠타 리라가 작년 10월 개인 커뮤니티를 개설해 글로벌 팬클럽을 운영하며, 한국 공연 사전 응모도 위버스로 진행했습니다. 이처럼 글로벌 팬들과의 접점을 늘리는 데 위버스가 기여하고 있습니다."

-'큐티스트리트'를 비롯한 소속 아티스트의 향후 해외 활동 계획과 위버스가 일본 시장에서 강화하려는 전략은 무엇입니까?

나카가와 유스케 대표 "'카와이 라보'로서 멤버십을 시작하며 해외 팬들의 열성을 피부로 실감합니다. 한국 팬들도 3배 정도 늘었고, 콘서트 선행 판매 등으로 코어 팬들과의 접촉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카와이 라보' 내 5개 그룹뿐만 아니라 아소비 시스템 전체로도 한국에 올 기회를 더 늘려가고 싶습니다."
[서울=뉴시스] 문지수 위버스 재팬 대표이사. (사진 = 위버스 컴퍼니 제공) 2026.06.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문지수 위버스 재팬 대표이사. (사진 = 위버스 컴퍼니 제공) 2026.06.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문지수 대표 "주요 목표는 일본 아티스트들이 팬과의 관계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는 것입니다. 앞으로 일본 아티스트들이 본인 팬덤 특성에 맞게 기능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도록 일본에 로컬라이징된 기능들을 다듬어 갈 계획입니다. 또한 일본의 성숙한 공연 문화와 위버스의 디지털 기능을 결합해, 오프라인 현장 기능을 위버스와 연결하려고 합니다. 하반기에는 관련 공식 기능들을 공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 독자적 문화인 '카와이 컬처'(가와이 컬처)가 한국에서 화제가 된 이유와 현재 팬층의 비중은 어떻습니까?

나카가와 유스케 대표 "당사는 '하라주쿠 투 글로벌'을 근간으로 '카와이 컬처'를 추구합니다. 일본 스타일대로 작곡하되 사비(후렴구)에는 일본어 가사를 꼭 넣어 '카와이 컬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점이 매력으로 다가간 것 같습니다. 한국어 버전 곡 반응이 좋아 최단 시간 내에 뮤직비디오까지 작업했습니다. 한국식 연출에 대한 고민도 있었으나, 일본 그룹의 정체성인 '카와이 컬처'를 지키는 쪽으로 결정했고, 우리가 만든 작품 자체에 대한 반응이 좋았던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문지수 대표 "지난 3월 한국 공연 기준 20대 초중반 팬들이 가장 많습니다. 현장 열기를 보면 남성 팬들의 단결된 구호가 크지만 의외로 여성 팬 비중도 상당히 높습니다. 젊은 연령대에서 남녀 고르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한일 팬덤 문화의 차이점과 내수 시장이 큰 일본이 굳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문지수 대표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열정은 비슷합니다. 국적보다는 팬들이 5년, 10년 응원하며 아티스트의 개성을 따라가는 경향이 강합니다. 일본 운영 시 특별히 신경 쓰는 점은 엑스나 인스타그램 등 여러 정보가 혼재할 때, 위버스에서 오피셜한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피드백을 충실히 반영하는 것입니다."
[서울=뉴시스] 나카가와 유스케 아소비시스템 대표이사. (사진 = 위버스 컴퍼니 제공) 2026.06.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나카가와 유스케 아소비시스템 대표이사. (사진 = 위버스 컴퍼니 제공) 2026.06.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나카가와 유스케 대표 "한국 시장은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 팬들의 오시카쓰(응원 활동)와 열기에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한국에서 기반을 다지는 것이 글로벌 전개의 핵심입니다. 실제로 한국 음악방송 노출 후 인도와 북미 쪽 판매량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한국에서 확산되는 시장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2위 규모인 일본 내수 시장 대비 해외 진출의 투자 효과와 위버스 입점 문의 현황은 어떻습니까?

나카가와 유스케 대표 "일본 시장 규모가 큰 만큼 플레이어와 제작 업체도 많습니다. 애니메이션, 게임, 음식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처럼 일본 음악 시장도 글로벌 가능성을 엿보고 있습니다. 아소비 시스템도 지금이 글로벌 공략의 타이밍이라 판단합니다. 아직 일본 비즈니스 비중이 크지만 향후 역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지수 대표 "일본 내 위버스 인지도가 오르면서 입점 문의 층이 다양해졌습니다. 과거엔 글로벌 진출을 원하는 젊은 아티스트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레전드급 아티스트나 데뷔 전 아티스트의 문의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이들이 자사에 맞게 기능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아소비시스템 산하 카와이 랩(KAWAII LAB.)은 소속 그룹 멤버들의 자율성과 주체성을 보장하는 것으로 압니다. 이런 부분이 아이돌 생명력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며 재데뷔 프로젝트 '피크 스팟'의 기획 계기는 무엇입니까?

나카가와 유스케 대표 "아티스트의 머리 모양이나 패션을 자유롭게 두는 이유는 본인들의 주체성과 아이덴티티, 스스로의 언어로 발신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즐기면서 활동할 때 그 발신력이 힘을 얻고 강화된다고 믿습니다. '피크 스팟' 같은 재데뷔 아이돌은 이전 경력을 인정하는 포맷입니다. 이런 기획은 동성 팬들을 크게 늘리는 경향이 있으며, 연령대와 무관하게 글로벌에서 활동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신인 발굴과 기존 경력 우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운영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서울=뉴시스] 문지수 대표이사, 나카가와 유스케 대표이사. (사진 = 위버스 컴퍼니 제공) 2026.06.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문지수 대표이사, 나카가와 유스케 대표이사. (사진 = 위버스 컴퍼니 제공) 2026.06.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 K-팝 현지 활동을 하며 느낀 팬덤 문화의 강점과 일본 아이돌 문화를 통해 K팝에 적용할 만한 디테일은 무엇입니까?

나카가와 유스케 대표 "커피차 조공 문화에 무척 놀랐습니다. 또한 팬들의 높은 소셜 미디어 리터러시에 감탄했습니다. 일본은 음악방송 영상이 유튜브로 바로 올라오거나 재편집되는 경우가 드문데, 한국 팬들은 영상을 재편집해 숏폼으로 올리고 이른바 '영업'을 뛰며 팬덤을 스스로 강화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일본은 음악의 권리를 '지켜주는' 게 팬 문화라면, 한국은 음악의 권리를 '같이 사용하는' 문화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이자 강점입니다."

문지수 대표 "'카와이 라보' 멤버들이 활동할 때 의상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쓰이는 세세한 물건의 디테일까지 철저히 챙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DM 발신 시 해시태그를 활용해 타 소셜미디어 실시간 검색 랭킹을 올리는 등 세심한 디테일을 챙기는 점은 아이돌 문화의 역사가 깊은 일본에서 배울 점이라 생각합니다."

-위버스가 일본의 기존 플랫폼과 경쟁하는 포지션인지, 그리고 음악방송 출연 후 구체적으로 나타난 지표 변화가 있습니까?

문지수 대표 "'팬플러스' 등 일본 국내 플랫폼은 현지 팬클럽에 특화된 서비스이므로 플랫폼 자체를 지향하는 위버스와는 경쟁 관계가 아닙니다. 위버스도 멤버십 시스템이 있지만 특정 기능은 타사와 협업하기도 합니다. 위버스의 궁극적 목표는 레이블의 필요와 요청에 맞춰 글로벌은 물론 로컬에서도 최적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유연하게 커스터마이징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나카가와 유스케 대표 "동남아권은 기존에도 반응이 있었지만, 인도의 경우 그간 전혀 반응이 없던 지역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음악방송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인도에서 큰 반응이 일어났고 정량적인 판매량 증가로 이어져 무척 고무적입니다."

-일본 팬덤이 요구하는 위버스의 로컬라이징 기능 니즈는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한국과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문지수 대표 "국가나 지역에 따른 차이보다는 레이블의 상황과 아티스트의 성장 단계에 따라 니즈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배송을 원하지만 국내 판매는 기존 자사 몰을 유지하고 싶다면, 위버스의 전체 기능 중 필요한 것만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식입니다. 반면 위버스의 현장 '픽업' 서비스처럼 더운 날씨에 오래 줄 서지 않고 머치를 수령하는 기능은 나라를 불문하고 열정적인 팬덤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기능입니다. 이러한 레이블과 팬들의 공통적, 개별적 요청을 캐치해 서비스를 다듬어 가고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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