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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에 성장률 껑충…청년 고용엔 온기 안 닿아[세쓸통]

등록 2026.07.26 07:00:00수정 2026.07.26 07:06:25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 3~4%대로 대폭 상향

미취업 청년 124만3000명…1년 새 2.5% 증가

절반은 1년 이상 미취업…3년 이상 비중 최고

경력직·수시채용·AI 확산에 신입 취업문 축소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사진은 지난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강남구 행복 일자리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2026.07.15.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사진은 지난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강남구 행복 일자리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2026.07.1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우리 경제가 반도체 호황 흐름을 타고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외 눈높이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3~4%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 회복의 온기가 청년 고용시장까지 고르게 퍼지지는 않는 모습입니다. 최종학교를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은 오히려 늘었고, 미취업 청년의 절반가량은 1년 이상 취업하지 못했습니다.

경제 전체의 성장 속도는 빨라지고 있지만 청년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속도는 오히려 늦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먼저 우리 경제의 성장 속도부터 살펴봅시다. 한국은행이 지난 23일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6% 성장했습니다.

한은이 지난 5월 내놓은 전망치인 0.2%의 3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7%입니다. 앞서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은 1.8%로,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 6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우리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도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3.0%로 1.0%p 상향했습니다.

[서울=뉴시스]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2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지난 5월 전망치(0.2%)의 3배에 달한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3.6%,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2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지난 5월 전망치(0.2%)의 3배에 달한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3.6%,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8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했습니다. 지난 4월 전망치 1.9%보다 0.7%포인트(p) 높인 수치입니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기존보다 0.7%p 높은 2.6%로 올렸습니다.

주요 해외 IB의 전망은 더 높습니다. 지난달 말 기준 해외 IB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3.0%로, 한 달 전보다 0.2%p 상승했습니다.

JP모건은 전망치를 한 달 사이 3.0%에서 3.7%로 높였고, 캐피털이코노믹스와 ING은행은 한국 경제가 올해 4.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성장률 전망만 보면 우리 경제는 뚜렷한 회복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성장세가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일자리 증가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최종학교를 졸업했지만 취업하지 않은 15~29세 청년은 124만3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보다 3만1000명(2.5%) 증가한 규모입니다.

단순히 미취업자가 늘어난 것을 넘어 취업하지 못한 기간도 길어졌습니다.

미취업 기간이 1년 이상인 청년은 60만5000명으로 전체 미취업자의 48.6%를 차지했습니다. 청년 미취업자 2명 중 1명이 졸업 후 1년 넘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셈입니다.

[세종=뉴시스] 배훈식 기자 = 김락현 국가테이터처 고용통계과장이 지난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07.23. dahora83@newsis.com

[세종=뉴시스] 배훈식 기자 = 김락현 국가테이터처 고용통계과장이 지난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07.23. [email protected]


1년 이상 미취업자 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이어지던 2009년 51.7%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미취업 기간이 2~3년인 청년은 지난해 9만7000명에서 올해 13만9000명으로 4만2000명(42.9%) 급증했습니다.

3년 이상 미취업자도 23만명에서 24만1000명으로 1만2000명(5.1%) 늘었습니다. 전체 미취업자 중 3년 이상 미취업자 비중은 19.4%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7년 이후 최고였습니다.

성장률은 큰 폭으로 오르는데 청년 취업이 여전히 어려운 이유는 최근 경기 회복이 반도체와 수출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도체 수출이 성장률을 강하게 끌어올리더라도 모든 업종의 채용이 같은 속도로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첨단 제조업은 생산과 수출이 증가해도 과거 노동집약적 산업만큼 많은 신규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업의 채용 방식이 정기 공채에서 수시·경력직 중심으로 바뀐 점도 청년에게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별도의 교육 없이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은 일자리가 있어야 경력을 쌓을 수 있는데,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채용에서 밀리는 악순환에 놓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기업들이 기존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신규 채용을 줄이는 흐름도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사진은 지난해 12월 9일 오후 서울 소재 대학교 내 취업센터의 모습. 2025.12.0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사진은 지난해 12월 9일 오후 서울 소재 대학교 내 취업센터의 모습. 2025.12.09. [email protected]

데이터처 관계자는 "경력직 선호와 수시채용 증가 등 취업문화가 빠르게 바뀌고 있고, AI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 확산으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이전보다 신중해진 점도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상당수 청년은 취업에 필요한 자격과 경력을 쌓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습니다. 또 일부는 기나긴 취업 한파에 지쳐 구직활동을 놓아버린 안타까운 모습도 보였습니다.

직업교육훈련을 받거나 취업 관련 시험을 준비한 청년은 48만8000명으로 전체 미취업자의 39.3%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별다른 구직이나 교육 활동 없이 '그냥 시간을 보냈다'고 답한 청년도 31만5000명에 달했습니다. 지난해보다 1만1000명(3.6%) 늘어난 규모로, 전체 미취업자의 25.3%를 차지했습니다.

취업난은 대학 졸업 시점도 늦추고 있습니다.

3년제 이하를 포함한 대학 졸업자의 평균 졸업 소요기간은 4년5.7개월로 지난해보다 1.3개월 늘었습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7년 이후 가장 긴 기간입니다.

졸업 후 첫 일자리가 임금근로자인 청년은 취업까지 평균 11.2개월이 걸렸습니다.

결국 올해의 성장률 반등을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회복으로 연결하려면 성장의 내용까지 살펴봐야 합니다.

반도체와 수출이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산업의 투자와 고용으로 확산돼야 합니다.

경력이 없는 청년이 처음 노동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일자리를 늘리고, 첫 직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대책도 함께 필요한 이유입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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