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만 되고 중학교는 안 된다?"…비거주 1주택자들 반발
등록 2026.08.12 11:04:43
종부세법 개정안 의견 5천 건 넘어서
"초·중·특수학교 취학도 예외 인정해야"
"해외 파견·가족 돌봄 3년만 면제 부당"
李 "반론 있으면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정부가 32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2026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가운데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2026.08.04. yes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04/NISI20260804_0021387909_web.jpg?rnd=20260804145111)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정부가 32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2026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가운데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2026.08.04. [email protected]
12일 오전 10시 기준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는 재정경제부가 입법예고한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에 대해 5027건의 의견이 등록됐다.
세법 개정안에는 종합부동산 세액공제를 적용할 때 취학, 전근, 해외 발령 등 부득이한 사유로 주거를 이전하는 경우에 한해 보유기간을 최대 3년까지 거주기간으로 인정한다.
구체적으로는 ▲고교·대학교 취학 ▲직장 변경, 전근 등 근무상 형편 ▲1년 이상 치료·요양을 필요로 하는 질병의 치료 또는 요양 ▲학교폭력 피해로 인한 전학 ▲국외거주가 필요한 취학 또는 근무상 형편으로 인한 출국 ▲60세 이상 직계존속 동거봉양을 위한 합가 등 유사한 사유로 인정되는 경우로 예를 들었다.
다만 이 또한 1년 이상 계속 거주 중인 주택이면서 다른 시·군으로 이사한다는 조건을 모두 충족했을 때 인정된다. 국외거주의 경우 실제 해외로 거주지를 옮긴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이를 두고 비거주 1주택자들 사이에서는 예외 요건이 제한적이라며 반발이 거세다. 법안에 명시된 사유 외에도 부득이하게 비거주를 택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 많은 만큼 투기로 볼 수 없다면 예외 조항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대다수다. 특히 초등학교·중학교 취학, 손주 돌봄을 위한 합가, 관사 거주 등도 '부득이한 사유'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자폐성 장애 자녀를 둔 학부모 박모 씨는 "비거주 1주택자의 거주 인정 또는 예외 요건을 정비할 때 장애아동의 특수학교 배정·전학 및 재학을 위해 가족이 학교 인근으로 거주지를 이전한 경우도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모 씨는 "중1 아들과 함께 서울교육청에서 주관하는 농어촌 유학을 강원도 홍천군에 와 있는데 가족체류형으로 주소를 모두 이전해 재학 중이며 유학 연장을 신청해 졸업까지 하려고 한다"며 "특수교육 대상자로 전학으로 인한 적응도 쉽지 않은 만큼 중학교도 예외사항을 넣어 달라"고 제안했다.
혼인합가로 인해 불가피하게 일시적으로 2주택자가 됐다는 서씨는 "투기 목적이 아니라 혼인합가 등 불가피한 사유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예외규정을 마련해 실제 매도 의사가 있는 주택 보유자에게 실질적인 매도 경로를 열어 달라"고 밝혔다.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한 시점을 거주 후 1년이 지난 뒤에만 인정하는 점, 거주 인정 기간을 최장 3년으로 제한한 점도 불만이 높다.
이모 씨는 "가족 함께 해외 파견 주재원으로 근무하는 국민은 본인 결정이 아닌 회사의 지시로 짧게는 3년, 보통 5~6년, 상황에 따라 10년 근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또한 부모님이 장애인이거나 건강이 좋지 않아 위독할 경우 부모님 집에서 전입해 돌아가실 때까지 보필해야 하는 사유가 있는 국민들에게도 만약 예외 적용해주고 3회만 면제해주는 정책이 나온다면 이 역시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공기관 이전으로 비거주 1주택자가 됐다고 밝힌 고모 씨는 "해당 주택의 취득 이전부터 취학·근무상 형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그 소재지에 거주할 수 없었던 경우 1년 이상 계속 거주를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며 "취학이나 질병 치료처럼 종기가 예정된 사유에는 3년이 합리적일 수 있으나 공공기관 이전 등 근무상 형편은 정년까지 지속되는 것이 보통이어서 성질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세법 개정안을 오는 20일까지 입법예고해 의견을 수렴한 뒤 내달 국무회의를 거쳐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g해당 조항이 헌법상 거주·이전의 자유와 충돌할 소지도 지적되는 만큼 국회에서도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한 발 물러난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정책안은 국민 의견을 듣고 수정·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세제가) 바뀌어서 혜택을 보는 쪽은 가만히 있고, 부담이 늘어나는 쪽은 엄청난 반감을 가지게 된다. 반론이 있으면 반론을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한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예외 사유 확대와 더불어 실거주 인정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거주 1주택자의 거주 인정 예외 요건이 지나치게 확대되면 오히려 투기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만큼 합리적인 기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번 세제 개편안은 정부 확정안이 아니다"라며 "국민들로부터 우리가 낸 안에 대한 충분한 의견을 듣고 한 번 더 리바이즈(revise·수정)해서 국회에 제출하겠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보완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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