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게 피 그만"…'신약개발' 동물의존 줄인다
등록 2026.09.04 05:02:00수정 2026.09.04 05:32:24
내독소 검사용 투구게 보호하는 취지
규제기관·업계, 동물 의존도 감축나서
![[서울=뉴시스]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줄이는 추세인 가운데, 최근 국제 규제기관들이 협력해 투구게 혈액 의존도를 줄이는 새로운 시험 접근법을 발굴했다. (사진=보건산업정책연구 보고서 갈무리) 2026.09.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7/21/NISI20250721_0001898347_web.jpg?rnd=20250721144502)
[서울=뉴시스]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줄이는 추세인 가운데, 최근 국제 규제기관들이 협력해 투구게 혈액 의존도를 줄이는 새로운 시험 접근법을 발굴했다. (사진=보건산업정책연구 보고서 갈무리) 2026.09.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4일 한국바이오협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의약품청(EMA)은 국제 의약품 규제 당국 연합(ICMRA)을 통해 국제 규제기관들과 협력해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새로운 시험 접근법에 대한 공동 평가를 완료했다.
내독소는 특정 박테리아가 분비하는 유해 물질로, 환자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내독소 존재 여부 검사는 바이오의약품 제조에서 중요한 안전 및 품질 관리 단계다.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내독소 검사용 시약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서양 투구게를 관리하는 대서양연안수산위원회(ASMFC)에 따르면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 연안에서 바이오의약품 목적으로만 총 100만8943마리의 투구게가 포획됐다.
의약품 검사용 투구게는 혈액의 약 30%를 채취당한 뒤 다시 바다로 방사되는데,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부상으로 상당수가 죽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의학 용도로 인한 총 추정 폐사율은 관찰된 폐사 수(방류 전)와 방류 후 추정 폐사율 15%를 합한 값으로, 지난 2024년 한 해 총 추정 폐사율은 18만4694마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줄이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번 공동 평가에서는 투구게 혈액을 사용하는 기존의 대서양 투구게 아메바세포용해물(LAL) 검사를 대체할 수 있는 재조합 내독소 검사법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했다.
기존의 LAL 검사는 투구게 혈액 유래 물질을 사용하는 반면, 재조합 내독소 검사는 투구게 혈액이 필요하지 않다. 시판 후 변경 관리 프로토콜(PACMP) 형식으로 제출된 이번 평가는 암,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치료 분야의 여러 바이오의약품을 대상으로 했다.
FDA 이외에 호주 의약품청(TGA), 캐나다 보건부,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스위스 의약품청(Swissmedic) 등 국제 규제기관들이 이번 평가에 참여했으며, EMA가 시범 사업의 일환으로 이번 제출 건에 대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규제기관과 더불어 업계에서도 투구게를 보호하고 공급망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동물 유래 물질 의존도와 동물실험을 감축하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 로슈, 릴리, 머크 등 기업 80여개와 국내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20여개 공급망 파트너사가 참여하고 있는 제약공급망이니셔티브(PSCI)는 앞서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문과 산업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PSCI는 점점 더 많은 회원사가 회사의 의약품 제조 및 1차 협력사의 공정에서 LAL과 멸종위기종인 아시아 투구게의 혈액 시약(TAL) 사용량을 구체적으로 줄이거나 제거하기 위한 기업별 목표를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흐름에 맞게 삼성바이오로직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등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의약품 제조 및 개발 과정에서 동물 활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삼성 오가노이드' 체계를 새롭게 도입했다. 회사는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항암 신약 물질 스크리닝(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신약 물질의 암세포 살상 효과 및 발병 원인 연구에 쓰이는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는 신약 개발 전 단계에 걸쳐 활용된다. 이를 통해 낮은 환자 유사성, 비용 부담, 윤리적 문제 등의 단점을 안고 있었던 기존의 세포 또는 동물 모델을 활용한 후보물질 스크리닝을 대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오가노이드 기술을 활용해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최근 국가전략기술 분야 정부 연구개발 과제에 선정돼 일본 과학도쿄대학(IST) 류이치 오카모토 교수 연구팀과 장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 공동개발 추진에 나서기도 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례와 같은 국제 규제기관들의 협력은 동물 유래 물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안전성과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대체 시험법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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