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찾다 나온 고려말 화약무기…"역사 첫장 새로 써"
등록 2026.09.21 13:59:22수정 2026.09.21 14:08:26
고려말~조선초 제작 추정 '황자화통'
화살 발사하던 개인용 화기…제작기록 남아
추가 발굴, '미확인 지뢰지대'로 군 협조 필요
![[서울=뉴시스] 나주 금성산 출토 '황자화통' 언론공개회에서 전시된 황자화통과 황자화통 발사 추정 모형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1/NISI20260921_0002245212_web.jpg?rnd=20260921133941)
[서울=뉴시스] 나주 금성산 출토 '황자화통' 언론공개회에서 전시된 황자화통과 황자화통 발사 추정 모형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9.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2023년 11월 14일 전남광주 나주 금성산에 등산로를 만들기 위한 지뢰 탐지 작업이 이뤄졌다. 과거 사고가 있었거나 거주민 증언 등을 토대로 지뢰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확인 지뢰지대'여서다.
'삐-.' 9부 능선 바위 아래 지역 땅 10㎝ 아래에서 형태상 고려 말로 추정되는 현존 최고(最古) 화약무기가 발견되는 순간이었다.
어창선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 학예연구실장은 21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황자화통' 언론공개회에서 "화약무기 발달사의 첫 페이지를 새로 쓸 결정적 유물"이라고 소개했다.
2024년부터 연구소는 유물의 진위여부와 보존처리를 통해 발견된 28자 글자 해석, 제작 시기 및 사용 방법 등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어 실장은 "918년 고려 건국 이후 현대까지 대형 전란만 약 20차례, 소규모 침입까지 하면 약 900차례 고난의 외침사를 겪어 왔다"며 "이 수많은 위기 속에서 우리 민족과 땅을 지킨 건 현명한 리더와 용맹한 민초 그리고 혁신적 무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나주 금성산 출토 '황자화통' 언론공개회에서 실체현미경으로 화통을 분석하는 모습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1/NISI20260921_0002245215_web.jpg?rnd=20260921134030)
[서울=뉴시스] 나주 금성산 출토 '황자화통' 언론공개회에서 실체현미경으로 화통을 분석하는 모습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9.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화통에 남은 한자 28자에는 화기명칭, 무게, 제작 시기, 제작자, 제작 감독자 등의 정보가 남아 있다.
먼저 화통에 새겨진 '정사'년으로 제작 시기가 추려졌다.
그간 무기사 연구는 기록과 유물이 많은 16세기 중기 이후로 집중돼 왔는데, '황자화통'의 경우 전문가들은 1377년(고려 우왕 3년)이나 1437년(조선 세종 19년)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내다봤다.
1337년은 최무선의 건의로 화통도감이 설치된 해이고, 1445년 화포 개량 이후로는 약통이 일자 형태인 총통(화통)이 주로 생산됐기 때문이다.
이상훈 해군리더십센터 교관은 "연월이 밝혀진 가장 오래된 확실한 총통"이라며 "발견된 지역이 한정된 총통도 없었기에 화기발달사 연구에 있어 초기 공백을 메워줄 중요 자료"라고 말했다.
'황자화통'의 크기는 젓가락과 비슷한 전체 길이 23.75㎝, 오백 원 동전보다 조금 큰 총부리 지름 2.95㎝, 십 원보다 조금 작은 내경 1.66㎝으로 나무 손잡이를 끼워도 약 1.2m에 1.5㎏인 개인용 화기로 추정된다.
![[서울=뉴시스] 나주 금성산 출토 '황자화통' 언론공개회에서 관계자가 시범을 보이는 모습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1/NISI20260921_0002245216_web.jpg?rnd=20260921134142)
[서울=뉴시스] 나주 금성산 출토 '황자화통' 언론공개회에서 관계자가 시범을 보이는 모습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9.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당시 화약무기는 국가가 관리해 군기감이나 군기시에서 제작했고, 많이 만들지 못해서 주로 침략한 왜구 등을 위협할 목적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과거 기록과 비교 유물을 바탕으로 '황자화통'이 화살을 단발로 발사했을 것이라고 봤다.
조선시대 삼총통에 사용됐던 화살 차중전의 경우 방패 3개를 뚫을 정도의 위력과 더 긴 유효 사거리로 기존 활에 비해 압도적인 전력으로 활용됐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원나라 유물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보돈 경북대 명예교수는 "총통에 있는 28자 문장이 당시 중국보다 삼국시대 이후 우리 전통 서술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며 "중국계통이 아님은 거의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어창선 학예연구실장은 "현재 국가지정유산인 조선 중기 총통들보다 최소 118년 이상 앞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화약무기가 분명하다"며 "유물에 걸맞은 국가유산지정 추진 등 보존관리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나주 금성산 출토 '황자화통' 언론공개회에서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1/NISI20260921_0002245219_web.jpg?rnd=20260921134235)
[서울=뉴시스] 나주 금성산 출토 '황자화통' 언론공개회에서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9.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단 지뢰 매설 위험 등으로 현재 발견된 곳 반경 5m 정도만 발굴이 이뤄진 상태로 어떻게 화통이 금성산에 묻히게 된 건지, 다른 유사 유물은 없는지 등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추가 발굴을 위해서는 군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정확한 사용 방법 재현 등은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우리 화약무기의 발전 과정은 문헌 기록으로만 전해질 뿐, 정작 실물자료는 거의 남아 있지 않았기에 '황자화통'의 발견은 큰 의미가 있다"며 "오늘 이 자리는 그동안의 연구를 마무리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조들의 기술과 지혜가 오늘날 세계가 주목하는 K-방산의 주역이자 '방위산업 강국'인 대한민국을 탄생시켰다"며 오는 12월 열릴 대한민국 국제지상군방위산업전과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을 통해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나주 금성산과 영산강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1/NISI20260921_0002245222_web.jpg?rnd=20260921134331)
[서울=뉴시스] 나주 금성산과 영산강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9.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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