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에 갇힌 장루장애인 "불결하다고요? 사실과 달라요"[당신 옆 장애인]
등록 2026.09.26 12:00:00수정 2026.09.26 12:08:24
유재희 한국장루장애인협회 이사장 인터뷰
"해외에선 장루장애인·비장애인 같이 수영"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장루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장루주머니 2026.09.23 nowest@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3/NISI20260923_0002248213_web.jpg?rnd=20260923215431)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장루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장루주머니 2026.09.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장루장애인이 더럽다는 건 사실과 달라요. 서양처럼 장루장애인도 주머니를 차고 비장애인과 같이 수영장에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장루·요루 장애란 대장의 문제로 일반적인 대·소변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통해 장의 일부분을 복벽에 고정시켜 대·소변을 체외로 배설해야 하는 장애를 의미한다.
26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나눈 유재희(64) 사단법인 한국장루장애인협회 이사장은 20대였던 1987년에 대장 문제로 수술을 받고 장루장애인이 됐다.
평범한 대학생인 유 이사장에게 갑자기 찾아온 장루장애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는 "지체장애나 외부로 보여지는 장애는 사람들이 장애로 인정하고 동정심이라도 발동하는데 장루장애는 대소변과 관계가 있어서 더럽다, 냄새가 날 것 같다, 지저분하다와 같은 인식을 갖고 바라본다"며 "실제로 내가 겪어보니 말 못할 고통이 훨씬 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협회에서 장루장애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법인화, 장애인 등록, 장루용품 급여화 운동 등에 몸을 바쳤다. 때로는 정부, 때로는 의사와 맞서며 투쟁에 나섰던 그는 당시를 회상하면 "눈물 겨운 시절"이었다고 했다.
장루장애인은 대소변을 항문이나 요도로 하기 어렵고 장루나 요루를 통해 배출해야 한다. 크게 자연배변법과 인공배변법(관장법)이 있는데 몸 밖으로 변을 배출하고 주머니가 차면 비우는 행위는 비슷하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장루장애인은 배변을 할 때마다 주머니를 비우고 씻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관리가 잘 되지 않을 경우 변이 피부에 닿게 되는데 이 때문에 피부질환을 앓는 장루장애인도 많다고 한다.
유 이사장은 "그러다보니 장루장애인들은 외출을 꺼리게 되고 외출을 하더라도 음식을 안 먹는다"며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갑자기 설사가 터져서 난리가 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일을 겪으면 당사자도 심각한 충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법적으로 등록된 장루장애인은 지난해 말 기준 1만7000여명이지만 이를 드러내기 싫어해 등록을 하지 않은 장루장애인을 포함하면 3만여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유 이사장과 협회는 다용도 화장실 설치와 요양보호사 장루장애 교육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장루장애인은 배변 주머니를 비우고 씻는 과정이 필요한데 좁은 화장실에서는 이러한 활동이 어렵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 다용도 화장실이 법제화 돼있다.
또 장루장애인은 단순 돌봄과 달리 배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간호사의 경우 장루전문간호사가 소수고 요양보호사는 아예 관련 교육이 전무하다고 한다.
유 이사장은 "고령화가 된 장루장애인이 요양병원을 가면 그냥 내던져 버려진다"며 "요새는 재가요양도 많은데 장루장애가 있으면 준비가 안 된 요양보호사는 당황하게 되고 보호자와 갈등도 생긴다. 1~2시간 정도면 장루장애에 대해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긴 시간이 아니더라도 교육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그는 장루장애를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장루장애를 기피하는 이유가 더럽다는 개념 때문인데 장루장애인은 스스로가 배변에 대한 의식이 워낙 강하다보니 더 깔끔하게 관리하려고 무지 애를 쓴다. 남들이 1번 샤워할 때 우리들은 2~3번 씻는다. 유럽이나 미국을 가보면 수영장이나 해변에서 장루장애인이 주머니를 차고 비장애인과 같이 수영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똥주머니 차고 물에 들어온다며 질겁을 할 상황이다. 장루장애인이 더럽다는 건 사실과도 다르고 요새는 기술이 좋아져서 냄새도 다 방지가 된다. 공개적으로 장루장애 사실을 밝히고 활동할 수 있는 세상이 돼야 한다."
*이 기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공동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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