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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짧았다"…나흘 추석연휴 끝, 아쉬움 가득한 서울역[현장]

등록 2026.09.27 13:07:37수정 2026.09.27 13:14:24

추석 연휴 마지막날 서울역 북적

시민들 "기차표 하늘의 별 따기"

반찬 가득 든 캐리어 안고 떠나

[서울=뉴시스] 김용중 수습기자 =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27일 서울역에 귀경객들이 KTX 탑승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6.09.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용중 수습기자 =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27일 서울역에 귀경객들이 KTX 탑승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6.09.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김용중 수습 기자 = "매년마다 이게 열차 구하는 게 너무 힘드니까 1~2년에 한 번 정도 내려가곤 했는데, 오빠를 못 본 게 너무 가슴이 아파서요."

경북 경산으로 내려가는 열차를 기다리던 사공희(54)씨의 캐리어 두 개는 친정에서 싸준 반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지난해 오빠를 갑작스러운 사고로 떠나보낸 그는 그때 명절에 얼굴을 보지 못한 게 두고두고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사씨는 "이제는 시댁도 언제든 마음 먹으면 볼 수 있으니, 추석엔 친정에 설엔 시댁에 꼭 가기로 나름대로 약속을 정했다"며 이번 연휴에도 짧은 일정을 쪼개 친정을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오전 서울역은 캐리어를 끄는 귀경객들로 분주했다.

플랫폼을 안내하는 질서통제 요원들은 푸른 조끼에 빨간 봉을 들고 인파를 한 줄로 정리했고, 1층 대합실 의자는 한때 빈자리 없이 빼곡히 들어찼다.

자리를 찾지 못해 안내소 앞에 선 채 대기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오전 11시를 넘기면서는 대합실에 서서 대기하던 인원이 눈에 띄게 줄어들며 귀경 인파가 한 차례 빠지는 모습도 보였다.

KTX 개찰이 시작되자 에스컬레이터 앞으로는 긴 줄이 늘어섰고, 대합실 곳곳에서는 외국인 여행객들도 큰 가방을 옆에 두고 열차를 기다렸다.

이번 추석 연휴는 나흘. 짧은 연휴 탓에 귀경객들 사이에서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경남 마산으로 내려가는 공혜정(57)씨는 아예 이틀 연차를 내고 화요일에 미리 서울에 올라왔다고 했다.

공씨는 "연휴 때 표 구하는 게 진짜 하늘의 별 따기"라며 "어제 만난 친구는 마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오는 데 8시간이 걸렸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명절만이라도 대체공휴일이든 뭐든 좀 여유 있게 가족을 만나고 올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배려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을 본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거지, 뭘 주고받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그래도 뭔가 챙겨주면 더 반갑다"며 웃었다.
[서울=뉴시스] 김용중 수습기자 = 추석연휴 마지막날인 27일 서울역에서 귀경객들이 KTX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6.09.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용중 수습기자 = 추석연휴 마지막날인 27일 서울역에서 귀경객들이 KTX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6.09.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로 향하는 조모(71)씨는 남편, 초등학생 손자와 함께 대형 캐리어 두 개를 끌고 나왔다.

지난 24일 서울에 올라와 아들 가족과 나흘을 보냈다는 그는 "평소엔 못했던 얘기를 많이 나눴고, 아들 사업이 잘 풀리는 것 같아 좋았다"고 전했다.

표를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는 그는 "경로 우대로 비교적 쉽게 구했다"면서도, 손자가 "연휴가 너무 짧다"며 아쉬워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며느리가 힘들어할까 봐 3박 4일만 있다 간다"는 농담을 전했다.

원주에서 학교를 다니는 대학생 김익준(22)씨는 대형 캐리어 안에 할머니 댁에서 캔 고구마를 가득 채워 왔다.

그는 "반찬은 귀찮아서 잘 안 받는 편인데, 이번엔 할머니 댁 가서 고구마를 좀 많이 캐 왔다"며 웃었다.

수요일 휴강을 틈타 화요일에 일찍 본가인 파주로 향했고, 성묘길 차 안에서 군대와 누나의 결혼, 초등학생 동생의 학교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김씨는 "독립해서 사는 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편인데도, 그래도 가족을 볼 필요성은 느낀다"고 했다.

부산으로 내려가는 대학생 김모(23)씨는 반대로 지난주 수요일 학교 대체공휴일에 맞춰 일찌감치 상경했다고 밝혔다.

캐리어 하나와 백팩만 멘 채 가족들과 일주일 넘게 지냈다는 그는 "오랜만에 학교생활 얘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명절 스트레스 중 하나로 꼽히는 취업이나 연애 관련 질문은 없었냐는 물음엔 "딱히 그런 얘기는 안 하시더라"며 웃었다.

김씨는 "오히려 본가에 있는 동안 자취방이 그리웠다"며 "학교 가는 게 재밌어서 딱히 아쉽지는 않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가족 방문 대신 서울 나들이를 택한 경우도 있었다. 울산에서 온 한현우(38)씨는 아내, 초등학생 딸과 함께 3박 4일 일정으로 서울을 찾았다가 이날 돌아가는 길이었다.

양가에 인사는 이미 마쳤다는 그는 "서울에 있으면서 추석 느낌은 못 받았지만, 경복궁이나 덕수궁 같은 데 다니면서 나름대로 추석 기분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엔 명절마다 친척들 모이는 걸 기대했는데, 이번엔 서울 여행 간다고 (딸이) 더 신났다"고 덧붙였다.

서울역이 귀경객들로 붐비는 가운데, 도로 위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설 연휴 를 마무리하는 이날 귀경 차량이 집중되면서 서울 방향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교통 혼잡이 오후 4~5시께 정점을 찍은 뒤 오후 10~11시께 점차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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