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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포장 스티로폼·박스 수두룩"…쓰레기에 지친 고령 미화원들

등록 2026.09.29 06:00:00

추석 연휴 뒤 재활용 쓰레기 한꺼번에 쏟아져

특근까지…접지 않은 박스·혼합배출에 부담

"월급 받으니 감수하지만"…미화원들 푸념

[서울=뉴시스]오영주 수습기자=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쓰레기가 가득 쌓여있다. 2026.09.29 dhdudwn0119@newsis.com

[서울=뉴시스]오영주 수습기자=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쓰레기가 가득 쌓여있다. 2026.09.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오영주·임다빈·임승규·정유진 수습기자 = "명절 때는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와서 아주 혼났어요. 주민들이 박스라도 접어서 버려주면 좋은데 그대로 갖다 놓으면 정리하는 것도 일이죠."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 분리수거장. 미화원들이 쉴 새 없이 종이 상자와 스티로폼, 비닐 등을 나눠 담고 있었다. 커다란 포대에는 종이와 박스가 가득 찼고 한쪽에는 하얀 스티로폼이 줄지어 쌓여 있었다.

연휴 동안 미뤄졌던 쓰레기 배출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명절 직후 일부 아파트 분리수거장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쓰레기로 가득 찼다. 생선과 고기, 과일 등 명절 선물 포장에 사용된 스티로폼과 종이 상자가 특히 눈에 띄었다.

이날 오전 9시께 이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만난 미화원 최완순(76)씨는 명절 직후 쓰레기 양을 묻자 "상상 이상"이라며 "위로 올라가면 더 많이 쌓여 있는 것도 볼 수 있다"고 했다.

다른 미화원 이모(72)씨도 "명절을 지나면 쓰레기 양이 많아진다"며 "종이와 박스, 스티로폼, 캔, 비닐 등이 전체적으로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연휴 기간 수거 일정이 줄어든 데다 주민들이 배출을 미루면서 명절이 끝난 뒤 쓰레기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이다.

현장에서 재활용품을 수거하던 마포구 평화환경 소속 방모(33)씨는 "추석에는 쓰레기를 잘 버리지 않다가 연휴가 끝나면 한꺼번에 내놓는다"며 "특히 스티로폼이 많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쓰레기가 급증하면서 미화 인력이 명절에 추가 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파트 미화팀장 고한수(74)씨는 "쓰레기가 많아 지난 24일에는 특근까지 했다"며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명절에는 수거차가 언제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기다렸다가 차가 오면 다시 쓰레기를 내놓고 정리해야 한다"며 "인력 배치도 평소와 다르게 한다"고 했다.

주민들이 종이 상자를 접지 않은 채 내놓거나 재활용이 불가능한 물품을 분리수거장에 버리면서 미화원들이 다시 손으로 분류하고 정리하는 일이 늘어난다.
[서울=뉴시스]정유진 수습기자=지난 28일 오전 찾은 서울 여의도동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 쌓인 쓰레기. 추석 선물로 인해 발생한 쓰레기가 다수였다. 2026.09.29 ugenie@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진 수습기자=지난 28일 오전 찾은 서울 여의도동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 쌓인 쓰레기. 추석 선물로 인해 발생한 쓰레기가 다수였다. 2026.09.29 [email protected]

서울 여의도의 한 대단지 아파트 분리수거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종이와 플라스틱, 비닐 등이 대형 포대마다 대체로 나뉘어 있었지만 일부 플라스틱 자루 안에는 비닐이 섞여 있었다. 종이류 포대에는 황금향과 곶감 등 명절 선물세트 포장 상자가 눈에 띄었고 스티로폼도 여러 자루 쌓여 있었다.

미화원 이모(75)씨는 "냄새가 지독한 것도 많고 주민들이 박스 같은 것을 안 접고 버리면 힘들다"며 "평평하게 접어서 버리는 게 협조사항 1번"이라고 말했다.

경비원 김경일(70)씨는 "생선이나 고기 같은 걸 담는 아이스박스가 많이 나온다"며 "물건이 고급스러워져서 쓰레기도 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성북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는 일반쓰레기 봉투가 수거함을 넘어 주변까지 쌓여 있었다. 쓰레기 주변에는 악취가 났고 파리가 날아다녔다.

인근 또 다른 아파트에서도 일반쓰레기 수거함 뚜껑이 닫히지 않을 정도로 봉투가 들어찼고, 수거함 옆으로 쓰레기가 내려놓인 모습이 확인됐다. 대형 가구 폐기물도 쓰레기장 주변에 쌓여 있었다.

명절이 끝날 때마다 한꺼번에 몰리는 쓰레기는 현장에서 일하는 미화원과 경비원들이 직접 치우고 다시 분류해야 한다. 평소보다 늘어난 물량에 작업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한 미화원은 "월급을 받으니까 어느 정도는 감수한다"면서도 "협력업체끼리 협조가 잘되면 좋겠는데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불평이나 하지, 우리 말을 들어줄 사람은 없다"며 "하기 싫으면 그만두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그게 제일 문제"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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