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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범 아니었다"…'신정동 엽기토끼' 사건 20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이유

등록 2026.10.05 05:30:00수정 2026.10.05 06:30:23

[서울=뉴시스]SBS TV '그것이 알고싶다' 1198회 '두 남자의 시그니처 - 엽기토끼와 신발장, 그리고 새로운 퍼즐' (사진 = SBS 제공) 2020.01.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SBS TV '그것이 알고싶다' 1198회 '두 남자의 시그니처 - 엽기토끼와 신발장, 그리고 새로운 퍼즐' (사진 = SBS 제공) 2020.01.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대한민국 1호 탐정' 임병수 씨가 신정동 연쇄살인 1·2차 사건의 진범이 20년간 용의선상에서 빠져 있었던 이유를 분석했다.

최근 유튜브 채널 '뷰인사이드'에 출연한 임 탐정은 신정동 사건의 진범 특정 과정과 여전히 미제로 남은 2006년 '엽기토끼' 납치미수 사건을 분석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2005년 발생한 서울 신정동 부녀자 연쇄살인 1·2차 사건의 진범을 당시 60대 건물 관리인 장모 씨로 특정했다. 장씨는 2015년 7월 암으로 사망해 화장까지 마친 상태였다.

경찰이 경기 부천·광명·시흥 일대 병원 40곳을 탐문해 사망한 장씨의 검체를 확보해 2005년 벌어진 1·2차 사건의 현장 DNA와 대조한 결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임 탐정은 "2006년 엽기토끼 납치미수 사건은 장씨의 소행이 아니고 결국 다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장씨가 수감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두 사건을 동일범으로 보아왔던 공식이 깨져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씨가 20년간 잡히지 않았던 배경에는 직업적 신뢰가 있었다. 임 탐정은 "전형적인 생활권 범죄자는 근무지 인근에서 범행하고 인근에 유기해 쉽게 잡힐 것 같지만 오히려 반대"라며 "늘 거기 있는 사람이라 용의선상에서 빠르게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 관리를 하는 사람이면 신뢰와 공간 접근권을 동시에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근무지는 신정동이었지만 실제 주거지는 부천이라 주거지 중심 탐문망을 벗어난 점, 2005~2006년 당시 낮았던 DNA 검출 기술도 수사가 늦어진 원인으로 꼽혔다. 장씨의 DNA는 2016년과 2020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재감정을 통해 뒤늦게 검출됐다.

엽기토끼 사건이 2인조 범행으로 알려지면서 생긴 확증편향도 걸림돌이었다. 임 탐정은 "엽기토끼 사건과 연계해서 보다 보니 그 범인과 이 범인이 같을 것이라는 확증편향이 생겨버렸다"며 "결국은 장씨 단독범이었다"고 말했다.

여전히 미제로 남은 엽기토끼 사건의 공소시효는 이미 만료됐다. 임 탐정은 2인조로 추정되는 범인들의 관계에 대해 "직장 선후배나 교도소 동기처럼 특정 집단에 함께 속해 비밀 유지가 쉬운 관계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신정동 사건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모방범죄보다 취약한 환경 요인에 무게를 뒀다. 그는 "그 지역의 환경적 취약성이 서로 다른 가해자를 동시에 불러들일 수도 있다"며 '깨진 유리창 이론'을 언급했다. 이어 그는 "심야의 인적이 끊기는 동선, 가로등이 없는 것, 관리되지 않는 건물과 주변 분위기 때문에 모방범죄가 아니어도 그런 사건을 벌일 수 있는 가해자들이 생겨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건 해결의 실마리로는 증거물 재감정과 제보를 제시했다. 임 탐정은 "생존자가 신발장과 건물 내부 구조를 정확히 기억하고 진술했다"며 "그 일대 건물 구조를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도면과 내용물을 현실화해 구현시킬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20년이 지나면 그들 관계에서 뭔가 틀어질 수 있는 일이 있을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건 제보"라고 강조했다.

2005~2006년 발생 시기와 지리적 인접성, '2명 이상의 남성'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노들길 살인사건과 엽기토끼 사건을 같은 범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임 탐정은 한쪽은 감금 후 탈출한 생존 사건이고 한쪽은 사망 사건이라 범행 결과의 성격 차이가 크고 물적 증거도 부족하다며, 섣불리 동일범으로 묶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임 탐정은 유족들이 "20년 동안 살았는지 죽었는지, 왜 그랬는지 그것만이라도 알고 싶다는 기대를 안고 살아간다"며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이분들에게는 사실상 전부"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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