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위안부, 연구대상 넘어 한국·아시아 이해 방법 삼아야"

등록 2026.10.01 13:00:00

성평등가족부,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 컨퍼런스 개최

"전범 재판서 안 다뤄…조선인 포로 감시원은 재판 받아"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지난 8월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6.08.14.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지난 8월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6.08.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단순한 연구 대상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와 아시아를 이해하는 '방법'으로 봐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성평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는 1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2026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유일한 기조연설자로 나선 양현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방법으로서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양 교수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는 단지 연구의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 사회, 나아가 아시아를 이해하는 방법, 이론 구성의 방법으로 가지는 의미와 의의를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피해 생존자 증언 연구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질문 중심 방식에서 피해자의 이야기를 듣는 방식으로 발전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증언 연구의 원칙인 '묻기에서 듣기로'를 소개하며 "인터뷰의 주도권을 묻는 이가 아니라 말하는 이에게 주는 원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시 성폭력에 대한 국제법의 발전을 소개하며 "그럼에도 식민지성에 대한 법리는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선인 피해자들이 겪은 체계적 성폭력을 "'식민지성에 기반한 젠더 폭력'으로 개념화해야 한다"며 "이미 긴 진실과 정의의 여정을 걸어왔다는 점에서 일본군 성노예제는 우리 사회와 근대사, 페미니즘 법학, 그리고 아시아를 탐구하는 탁월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날에는 실제 전범재판에서 이 같은 젠더·식민지적 피해가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선이 경희대 한국어학과 교수는 '전시 성폭력의 범죄화와 '관대'의 정치학'을 주제로 중국의 일본인 전범 진술서와 전범재판을 분석했다.

이 교수는 중국의 전범재판에서 강간과 윤간 등 성폭력은 기소 대상이 됐지만, 위안부 제도에 따른 피해는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하오 샤오양 규슈대 연구자는 이 같은 사법 운영이 "어떤 범죄와 어떤 피해자가 법적 인정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둘러싸고 경계를 그었고, 위안부 피해자들을 수치와 고립과 침묵 속에 남겨 뒀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적 인정은 이처럼 지극히 중요하다. 그것은 공적 서사를 빚어낼 뿐 아니라 집단기억의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허미선 와세다대 교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연합국이 포로 학대 등 개별 전쟁 범죄를 다룬 전범 재판 사례를 통해 위안부 문제와 조선인 포로감시원 문제를 함께 언급했다.

특히 위안부 문제와 식민지 여성의 피해는 전범 재판에서 거의 다뤄지지 못한 반면, 조선인 포로 감시원은 식민지 출신이었음에도 다수가 재판을 받아 전범이 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허 교수 발표에 대한 토론에서는 이 두 사례가 전후 전범 재판에서 제국과 식민지의 관계, 식민지 주민의 전쟁 동원이라는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왔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피해자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은 그분들이 겪은 고통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며 "나아가 그 목소리가 법과 제도에 충분히 담겼는지, 우리 사회가 어떠한 책임을 다해야 하는지 묻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법적 대응과 여러 지역의 전시 성폭력 연구를 통해 사법적 대응의 성과와 한계를 짚고 앞으로의 과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던 피해자의 경험을 살피고, 여성의 관점에서 역사와 법을 다시 검토하는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