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공소청기' 걸린 서초동…민원실선 "중수청에 접수하세요"

등록 2026.10.02 10:36:03수정 2026.10.02 10:38:34

새 현판 사진 촬영… 출근길 "기대감 없고 업무 걱정"

민원실 '중수청 가라'… 전산 먹통에 헛걸음 시민도

공소청, 오전 10시 비공개 개청식…청사 앞 與회견도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공소청 출범 첫날인 2일 서울 서초구 공소청에 깃발이 흩날리고 있다. 2026.10.02.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공소청 출범 첫날인 2일 서울 서초구 공소청에 깃발이 흩날리고 있다. 2026.10.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지원 김정현 박선정 기자 = 검찰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기소와 공소유지를 전담하는 공소청이 2일 공식 출범했다. 첫 출근길 서초동 청사 안팎에는 새로운 조직에 대한 긴장감과 불안이 감돌았다.

2일 오전 서울 서초동 공소청 본청 국기게양대에는 검찰기 대신 새로운 '공소청기'가 내걸렸다.

곳곳에서 검찰 명칭이 지워졌다. 기존 서울중앙지검 청사 정문에는 '서울광역공소청, 서울중앙지방공소청' 새 현판이 자리 잡았다. 종합민원실 안내판과 표지판도 '검찰청'에서 '공소청'으로 교체됐다.

청사 간판 교체 과정에서는 내부 구성원들의 상실감을 덜어내기 위한 고심도 있었다.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은 교체 작업을 최대한 늦춰 전날 오후에서 퇴근 무렵 중 이뤄지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뀐 현관을 촬영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한 50대 남성은 발걸음을 멈추고 휴대전화로 새 현판을 카메라에 담았고, 출근길의 한 20대 후반의 여성 직원은 새 현판을 촬영한 뒤 청사 안으로 향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공소청 출범 첫날인 2일 서울 서초구 공소청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6.10.02.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공소청 출범 첫날인 2일 서울 서초구 공소청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6.10.02. [email protected]

'공소청'으로 첫 출근한 직원들 사이에서는 조직 개편에 대한 우려와 긴장 섞인 반응이 잇따랐다.

현판 사진을 찍던 서울중앙지방공소청 소속 40대 후반 여성 실무관은 "원래 정기 인사 이동철이 아닌데 조직이 바뀌면서 오늘 부서 이동이 있다"며 "조직이 크게 바뀌니, 걱정이 반이다. 기대감은 전혀 없고 업무가 어떻게 바뀔지 걱정만 앞선다"고 털어놨다.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의 한 검사는 "어제 하루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과 검찰내부망(이프로스)이 중단됐는데 작동법이나 부서 명칭들이 다 바뀌었을 거라 살펴봐야 한다"면서 "지금 쌓여있는 사건들을 유예기간 3개월 안에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이 든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판부 검사는 "공판부라 기존 업무를 이어가지만, 오늘 자로 부서에 인력이 몇 명 더 들어온다고 들었다"면서 "타 부서에서는 수사관이 많이 빠져나간다고 하더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참담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공소청 본청의 한 간부는 "국가 기관 이름이 바뀌어야 할 만큼 검사가 큰 죄를 저질렀느냐는 의문과 함께 반성 등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면서 "막상 현판과 검찰기가 바뀌는 상황을 보게 되니 참담하면서도 우울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들 의욕을 내자고 말은 하지만 도저히 그런 기분이 안 든다"며 "패배감, 우울감, 착잡함이 한동안 지속될 것 같다. 이제 검찰 악마화를 멈춰 달라"고 답답해했다.

혼선은 서울중앙지방공소청 1층 종합민원실에서도 나왔다.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되면서 민원실 측은 과거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었던 주요 범죄 고소·고발 건에 대해 "모두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접수하라"고 안내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종합민원실 안내판이 서울광역공소청이 새겨진 안내판으로 교체되고 있다. 2026.10.01.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종합민원실 안내판이 서울광역공소청이 새겨진 안내판으로 교체되고 있다. 2026.10.01. [email protected]


민원 업무 시스템이 '준비 중' 상태로 멈춰 접수가 지연되면서 일부 민원인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오전 9시 종합민원실을 찾은 한 60대 남성은 "어제도 접수를 못 하고 갔는데 오늘도 전산 때문에 안 된다고 한다"면서 "직원들도 상황을 몰라서 지금 답답하다"며 발길을 돌렸다.

공소청은 이날 오전 10시 비공개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개청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같은 시각 청사 앞에서는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 입법을 주도했던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사법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김 의원의 기자회견 소식에 청사 내부에서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상갓집에서 춤추는 꼴'이라는 반발과 함께,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는 '자기 정치'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