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공기처럼 스며든 사회…'트렌드 코리아 2027' 김난도 교수가 제시한 10가지 키워드
등록 2026.10.06 07:00:00
![[서울=뉴시스]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7' 출간을 맞아 진행된 발표에서 오는 2027년을 관통할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를 제시했다. 사진 '트렌드코리아' 유튜브 채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02/NISI20261002_0002254109_web.jpg?rnd=20261002101552)
[서울=뉴시스]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7' 출간을 맞아 진행된 발표에서 오는 2027년을 관통할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를 제시했다. 사진 '트렌드코리아' 유튜브 채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인공지능 기술이 일상에 완전히 자리를 잡으면서 기술 그 자체보다 이를 받아들인 사회와 개인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1일 '트렌드 코리아 2027' 출간을 맞아 진행된 발표에서 오는 2027년을 관통할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불과 2년 만에 인공지능이 공기 같은 존재가 됐다"며 "이제는 인공지능 활용이 기본값이 된 사회에서 이것이 우리 삶과 조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그 여파와 대응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제시된 키워드는 '권태 사회'다. 과거에는 할 일이 없고 변화가 없어 지루함을 느끼는 '결핍의 권태'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자극적인 정보와 콘텐츠가 범람하면서 역설적으로 피로감과 지루함을 느끼는 '과잉의 권태'가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직장 내에서도 업무 몰입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새로운 과업을 부여하거나 자율성을 높이는 방식의 조직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투자 대비 효율을 따지는 현상도 짙어지고 있다. 효율성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경향이 만연해지면서 청약 가점이나 지원금을 얻기 위해 출산 후에도 혼인 신고를 미루는 사례까지 나타나는 실정이다. 김 교수는 "투자의 논리가 삶에 흘러넘친 결과"라며 "순간의 효율만 따져서는 묵직한 성과를 이루기 어렵다"고 짚었다.
제품의 기능 대신 형태나 구조를 바꿔 수요를 만들어 내는 '폼팩터 시프트'도 주요 흐름으로 꼽혔다. 알약 형태의 치약이나 고체 샴푸처럼 물성을 바꾸거나, 거꾸로 세워두는 용기처럼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수행 과정의 완벽함보다 빠른 실행을 우선시하는 '해봄 경제' 패러다임도 확대되는 추세다. 인공지능 도구를 활용해 혼자서 음원 제작부터 유통까지 끝내거나 직접 앱을 제작해 출시하는 등 실행력이 높은 이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페이스북 본사의 문구인 "완벽한 것보다는 일단 해보는 것이 낫다"는 명언처럼, 일단 시도한 뒤 보완해 나가는 삶의 태도가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중요해졌다.
모든 순간을 디지털 매체에 기록하는 '저장인류'의 특성도 명확해졌다. 고민 끝에 촬영 여부를 결정하던 과거와 달리, 일단 모든 것을 저장한 뒤 활용 여부를 나중에 결정하는 방식으로 행동 순서가 뒤바뀌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과거 기록을 보존하는 아카이브 관리가 중요해졌지만, 동시에 불특정 다수의 개인정보가 언제든 노출될 수 있다는 위험 요소도 함께 커졌다.
조직 차원에서는 인공지능 활용이 실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바이브 워킹'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단순히 개인 차원에서 이메일이나 회의록을 작성하는 수준을 넘어, 인공지능이 업무 데이터를 읽을 수 있도록 구조화하고 사람과 인공지능 에이전트 간의 협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장이 정체되면서 신규 고객을 끌어오는 것보다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리텐션 전략'의 가치도 한층 커졌다. 유통 플랫폼에서 신규 고객 한 명을 유치하는 데 1만5000원에서 2만원 수준의 마케팅 비용이 들지만, 정작 이들이 혜택만 받고 이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자발적인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맞춤형 서비스와 전용 혜택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기술이 정점에 다다를수록 사람만의 고유한 가치를 뜻하는 '휴먼 엣지'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컴퓨터 그래픽을 배제하고 실물 제작을 고집한 영화가 대중의 호응을 얻는 것처럼, 완성품에 담긴 사람의 공정과 시간, 손길이 핵심 차별화 요소로 작동한다는 분석이다.
인생의 중반기인 갱년기를 맞이한 X세대의 변화를 담은 '하프 시그널'도 주요 키워드로 분류됐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갱년기를 숨기지 않고 당당히 드러내는 '갱밍아웃' 현상이 보편화됐다. 사춘기 자녀와 갱년기 부모의 시기가 겹치게 되는 상황 속에서, 해외 기업들을 중심으로 갱년기 가이드라인 마련과 휴가 제공 등 복지 제도가 도입되는 흐름이다.
마지막 키워드인 '안목 자본'은 감성과 미감이 개인의 경쟁력이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2030 세대가 병원을 선택할 때 의료진의 미감과 공간의 분위기를 주요 기준으로 삼는 것처럼, 인공지능이 대다수 작업을 대체하는 시대일수록 최종 완성도를 결정짓는 주관적 안목이 하나의 자본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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