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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화장실 450곳 늘었지만…"아동 넘어 장애인·노인도 고려해야"

등록 2026.10.04 09:00:00수정 2026.10.04 09:24:24

서울시, 가족화장실 450곳 운영…설치 기준 완화해 확대

공식 이용 대상은 '아이 동반 가족'…아동 연령 제한 없어

전문가 "장애인·노인 등 다양한 돌봄 관계 포괄할 필요"

[서울=뉴시스]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출처: 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출처: 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이지우 인턴기자 = 서울 시내 가족화장실이 450곳까지 늘어난 가운데, 이용 대상을 아동 동반 가족에 한정하지 않고 장애인과 노인 등 다양한 돌봄 관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별이 다른 보호자와 이용자가 함께 화장실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은 어린 자녀를 둔 가족뿐 아니라 장애인과 활동지원사, 고령자와 가족 사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 시내 가족화장실은 450곳이다. 공식 이용 대상은 '아이 동반 가족'으로 아동의 별도 연령 제한은 두고 있지 않다.

서울시는 가족화장실 확충을 위해 설치 기준도 완화하고 있다. 기존 6㎡였던 면적 기준을 4.2㎡로 낮추고, 기존 화장실 설비에 기저귀 교환대 등 유아 편의시설을 보완해 가족화장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성 자녀 화장실 동반 논란…연령 기준은 없어

가족화장실은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이 성별 구분 없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된 시설이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7세 아들을 여자화장실에 데려간 보호자의 사연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린 자녀를 사람이 많은 장소의 화장실에 혼자 보내기 어렵다는 보호자의 입장과, 어느 정도 자란 이성 아동의 출입이 불편하다는 이용자의 입장이 엇갈렸다.

현행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는 보호자가 이성 아동을 동반할 수 있는 연령을 별도로 정한 규정이 없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연령 자체보다는 아이가 자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같은 연령의 아이라도 개인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몇 세부터 혼자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고 일률적으로 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목욕장의 경우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만 4세(48개월) 이상의 남녀를 함께 입장시키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공중화장실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정 교수는 "목욕탕은 이용을 피할 수 있는 반면 화장실은 피할 수 없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며 "스스로를 보호하기 어려운 아동이라면 보호자가 동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이만의 공간 아냐"…돌봄 관계 다양해져

전문가들은 가족화장실의 역할을 영유아를 동반한 부모에게만 한정하기보다 다양한 돌봄 상황까지 넓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가족화장실 역시 남녀 성별에 따라 구분될 경우 이성 자녀와 보호자가 겪는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이유다.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장은 “가족화장실이라면 엄마가 아들을 데리고 가거나 아빠가 딸을 데리고 가는 경우 모두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가족화장실 안에서도 다시 성별을 구분하면 누구의 성별을 기준으로 이용해야 하는지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성별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는 아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여성 활동지원사가 남성 장애인의 화장실 이용을 돕거나, 고령자가 성별이 다른 가족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김 소장은 "장애인 활동지원사는 여성 노동자가 많은데 남성 장애인도 있기 때문에 장애인과 활동지원사의 성별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노인이 됐을 때도 화장실 이용에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며 "성별 구분 없이 함께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이건 나의 일이기도 하고 우리 가족의 일이기도 하다"고 했다.

정 교수 역시 "영유아만을 위한 화장실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며 "장애인이나 노인 같이 돌봄이 필요한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화장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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