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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軍복무 면제…다른 징병제 국가들 봐도 우리만 '튀는 제도'

등록 2026.10.11 08:00:00수정 2026.10.11 08:09:33

"금메달보다 군면제" 축구팀 선수 발언 논란

싱가포르, 입영 연기…스위스, 군대·훈련 병행

"국위선양 옅어져"…상무 확대 등 대안 거론

[인천공항=뉴시스] 전신 기자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우승을 차지한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이 지난 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0.04. photo1006@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전신 기자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우승을 차지한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이  지난 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0.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다솜 오영주 수습 기자 =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일정 성적을 거두면 사실상 현역 군 복무를 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체육요원 제도가 주요 징병제 국가 가운데서도 드문 방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병무청 등에 따르면 현행 병역법상 체육 분야인 올림픽에서 3위 이상, 아시안게임에서 1위를 차지한 선수는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될 수 있다. 월드컵이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성적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예술·체육요원은 법률상 병역면제는 아니다. 군사교육을 거쳐 34개월 동안 선수 등 해당 분야에서 복무하고 이 기간 총 544시간의 특기활용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다만 일반 현역병으로 복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통상 '병역특례'로 불린다.

최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의 병역 관련 언행을 계기로 체육요원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축구대표팀 주장 이기혁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저 군대 안 갑니다"라고 말해 잡음을 일으켰다. 양민혁은 병역 혜택이라는 보상을 바라보고 뛰었다는 취지로 발언했으며 박승수는 라커룸에서 이른바 '전역모'를 착용한 사진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개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방부도 지난 6일 병역의무자 간 형평성과 공정성, 병역자원 감소 등을 고려해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한 보충역의 단계적 감축·폐지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달=병역특례' 드문 해외…싱가포르는 입영 연기

실제로 해외 주요 징병제 국가를 살펴보면 한국처럼 특정 국제대회 성적과 병역상 혜택을 직접 연결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싱가포르다. 남성에게 국가복무(NS) 의무를 부과하는 싱가포르는 정상급 운동선수라고 하더라도 국제대회 성적을 이유로 병역의무 자체를 없애지는 않는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포뮬러 카이트 선수 막시밀리안 매더를 두고 병역면제 주장이 나오자 싱가포르 국방부는 스포츠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국가복무를 면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매더에게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도록 입영을 연기해줬으며 연기가 끝나면 국가복무에 입대하도록 했다. 

과거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조지프 스쿨링을 비롯한 엘리트 선수들이 이 같은 방식으로 국가복무를 연기하고 국제대회를 준비했다. 그러나 선수 생활이나 병역 연기 사유가 종료되면 남은 복무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대만은 엘리트 선수에게 일반 군 복무 대신 보충병역을 허용한다는 점에서 한국과 유사하다. 다만 한국과 달리 보충병역 대상으로 편입한 뒤 일정 기간 국가대표 활동을 의무화하는 방식이다. 메달 성적에 따른 혜택은 있지만 국제대회 입상과 동시에 모든 병역의무가 사라지는 구조와는 차이가 있다.

스위스는 엘리트 선수를 선발해 군 복무와 훈련을 병행하도록 한다. 이들은 연간 최대 130일의 복무일을 훈련과 경기에 활용할 수 있으며 일부 최정상급 선수는 군이 직접 계약직으로 고용해 선수 생활을 지원한다.
     
전문가들은 선수의 짧은 전성기를 고려하면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한 제도적 지원 자체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제대회 메달이라는 개인적 성취를 병역의무를 달리 적용하는 근거로 삼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군 복무는 공동체 안보를 위한 국민 분담의 공적 의무인데 개인의 성취와 국가적 의무는 다른 차원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스포츠가 국가 이미지와 국민 자긍심에 기여하는 것은 맞지만 다른 국민보다 국가 안보 의무를 덜 해도 된다는 논리로 이어지려면 별도의 근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병역특례제도와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을 하고 있다. 2026.10.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병역특례제도와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을 하고 있다. 2026.10.07. [email protected]


"국위선양 명분 옅어져"…면제 대신 복무·훈련 병행 대안

과거 병역특례 제도의 핵심 논리였던 '국위선양'이라는 개념 역시 시대 변화에 맞춰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 연구위원은 "과거 스포츠가 국가경쟁과 체제경쟁의 수단이던 시기가 있었고 당시에는 국위선양이라는 공익적 가치가 크게 평가됐다"며 "지금은 세계적인 과학자나 기업인 등도 국가 이미지와 경쟁력에 기여하는데 왜 스포츠 분야의 성과만 병역 혜택으로 이어지느냐는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 역시 "과거와 비교하면 국위선양이라는 개념에 대한 사회적 온도차가 분명히 달라졌다"며 "수십년간 이어진 병역특례 제도를 시대적 변화와 환경에 맞춰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종목별 형평성도 문제로 꼽힌다. 같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도 종목마다 참가국 수와 경쟁 수준이 다르고 개인·단체 종목 사이에서도 메달 획득 난이도에 차이가 있지만 동일한 병역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저출생으로 현역 병역자원이 빠르게 감소하는 상황에서 특정 분야의 성취를 이유로 일반적인 현역복무를 대체하는 현행 제도가 앞으로도 사회적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를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고 체육요원 제도를 단순히 폐지할 경우 선수 경력 단절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안으로 입영 연기 확대와 국군체육부대(상무) 확대·개편, 복무 중 훈련 및 국제대회 참가 보장 등을 제시했다.

유 연구위원은 "상무를 단순히 인원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재설계하고 확대하는 방향도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병역의무의 보편성과 엘리트 선수 육성이라는 두 가지를 동시에 가져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도 "선수들의 생애주기나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을 고려하면 일정한 배려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입영 연기를 유연하게 확대하거나 군 복무 중에도 개인의 재능과 특기를 활용하고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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