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맛있겠다, 이거 먹어보자" AI사진인데…식당 표시 의무 '사각지대'

등록 2026.10.13 06:00:00수정 2026.10.13 06:04:45

메뉴판·홍보물 AI 음식사진…"소비 판단 단서 없어"

일반 음식점은 '단순 이용자'…AI 표시 의무 없어

"AI인줄 모르면 오인 가능성…표시 제도 정비 필요"

[서울=뉴시스]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막국수와 족발 이미지가 음식점 메뉴판에 사용된 모습. (사진=X(옛 트위터) 캡쳐) 2026.10.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막국수와 족발 이미지가 음식점 메뉴판에 사용된 모습. (사진=X(옛 트위터) 캡쳐) 2026.10.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이지우 인턴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음식사진이 식당 메뉴판이나 홍보물 등에 활용되고 있지만, 일반 음식점 점주에게는 AI 생성 이미지라는 사실을 별도로 표시할 의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음식보다 과장되거나 현실감이 떨어지는 AI 음식사진이 소비자의 메뉴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소비자가 실제 음식 사진과 AI 생성 이미지를 구분할 수 있도록 표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I 사진 있는 식당은 꺼려져"…소비자 선택에 영향

소비자들은 음식점이나 메뉴를 고를 때 음식사진을 주요 판단 정보로 활용하는 만큼 AI 이미지가 실제 음식사진처럼 제시될 경우 혼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권효린(22)씨는 "AI로 음식 관련 상품을 홍보하면 대체로 과하고 예쁘게 이미지를 만들어 실제감이 떨어진다"며 "소비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단서가 없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막상 음식이 나왔는데 실제랑 다르면 속은 기분이 든다"며 "식당에 가기 전에 검색하거나 배달음식을 고를 때 AI 이미지가 전면에 있는 식당은 꺼려진다"고 했다.

평소 맛집을 찾아다닌다는 이지윤(26)씨도 "AI로 만든 티가 나는 음식 사진을 내건 식당은 성의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굳이 AI 이미지를 사용해 신뢰를 떨어뜨리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AI 이미지인지 모르고 주문했다가 실제 음식이 사진과 다르면 배신감이 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AI 음식사진 만들어도 음식점 점주는 '표시 의무' 없어

현행 인공지능기본법상 생성형 AI를 이용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공지능사업자는 이용자에게 해당 결과물이 AI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리도록 돼 있다.

다만 이 같은 표시 의무는 AI를 활용하는 모든 이용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AI 제품이나 서비스를 최종적으로 제공하는 인공지능사업자에 한해 적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공지능 투명성 확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AI 제품·서비스를 이용해 만든 결과물을 자신의 서비스 등에 활용하는 사람은 '단순 이용자'로 분류돼 투명성 확보 의무 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일반 음식점 점주가 생성형 AI로 만든 음식 이미지를 메뉴판이나 키오스크, 전단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활용하더라도 AI 생성 사실을 별도로 표시할 의무는 없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행법상 일반 음식점 점주가 AI로 만든 음식사진을 실제 메뉴사진처럼 사용하더라도 별도의 표시 의무는 없다"며 "과기부에서도 AI기본법을 통해 이런 부분을 규율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AI인 줄 모르면 오인 가능성"…표시 제도 보완 필요

전문가는 소비자가 AI로 만든 음식사진을 실제 음식사진으로 받아들일 경우 오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직접 촬영한 음식 사진은 실제 음식을 촬영한 것이지만, AI로 만든 음식 이미지는 실제 음식에 근거한 사진이 아니다"라며 "소비자가 AI라는 사실을 모르면 사실성이 부족한 이미지를 실제 음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당한 표시·광고를 판단할 때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소비자) 오인 가능성"이라며 "이 같은 경우에는 오인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현행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은 거짓·과장된 표시·광고와 소비자를 기만하는 표시·광고 등을 금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 6월부터 AI로 만든 가상인물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보증하는 광고의 경우 가상인물임을 명확히 표시하도록 관련 심사지침을 개정해 시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가상인간이 광고할 때 가상인간임을 표시하도록 하는 것처럼 앞으로는 AI로 만든 음식 이미지에도 가상 이미지라는 사실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