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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금지 공백, 스마트워치 미작동…'피해자 보호' 허점에 참극

등록 2026.10.12 16:23:43수정 2026.10.12 17:22:23

임시조치 종료 후 재신청 공백 속 참극 발생

신고·스마트워치 지급에도 사망 사건 이어져

전문가들 "가해자 제재·고위험군 관리 강화"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혼 소송 중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차량에 태워 도주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신고접수 약 7시간만에 경찰에 긴급체포돼 11일 서울 송파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2026.10.11.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혼 소송 중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차량에 태워 도주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신고접수 약 7시간만에 경찰에 긴급체포돼 11일 서울 송파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2026.10.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수원 임다빈 수습 기자 = 가정폭력·교제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접근금지 조치와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가 잇따른 강력범죄를 막는 데 한계를 보이면서 피해자 보호 체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혼인무효 소송 중이던 아내를 찾아가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납치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사건에서도 임시조치 종료와 재신청 사이의 공백 등 보호 체계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가해자 관리와 피해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날 강원 양양군의 한 야산에서 20대 남성 A씨를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같은 날 오전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50대 장모를 살해하고 혼인무효 소송 중인 20대 아내 B씨를 차량에 태워 납치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에 앞서 지난 8월부터 가정폭력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씨가 경찰에 아내를 찾아달라고 요청했으나 B씨가 가정폭력 피해를 주장하면서 수사가 진행됐다.

경찰은 B씨의 신변보호를 위해 긴급임시조치를 취했고 A씨에게는 100m 이내 접근금지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가 내려졌다. 해당 조치는 지난달 30일께 종료됐고, 경찰은 이달 6일에야 임시조치를 재신청했다.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던 중 참극이 벌어진 셈이다. B씨에게는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도 지급됐지만 범행 당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제주에서도 교제폭력 신고가 접수된 뒤 헤어진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지난 5월부터 여러 차례 교제폭력과 스토킹 피해를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지난달 16일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그러나 스마트워치를 지급받은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피해자는 목숨을 잃었다.

지난 3월엔 경기 남양주에서 성폭력 전과로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에서 접근금지 조치를 받고 있던 김훈(44)이 과거 교제했던 여성을 살해했다. 피해자는 스마트워치를 통해 신고했으나 구급대가 현장에 약 10분 만에 도착했을 당시 이미 숨진 상태였다.
[그래픽=뉴시스] 스토킹 및 교제폭력 그래픽.뉴시스DB.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래픽=뉴시스] 스토킹 및 교제폭력 그래픽.뉴시스[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은 남양주 사건을 계기로 관계성 범죄 2만2388건을 전수 점검해 1626건을 고위험 사건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위험성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만으로는 범죄를 예방하기 어려운 만큼 위험군 분류 이후 가해자 관리와 피해자 보호 체계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피해자 보호 조치만으로는 관계성 범죄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가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조사관은 "스마트워치는 피해자를 아주 제한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조치"라며 "피해자 보호 조치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가해자의 접근 여부를 실질적으로 감시하고 필요하면 격리하는 등 적극적으로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시조치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연장을 신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에는 임시조치 신청 이후 법원이 언제까지 결정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아 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고위험군 분류 이후 경찰의 관리·대응 절차가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는 것은 위험성을 인식했다는 의미지만 분류에 따른 실행 조치가 바로 연결돼야 한다"며 "별거와 소송 제기, 임시조치 만료 임박 등 상황이 달라질 때마다 위험도를 재평가하고 그에 맞는 대응이 이뤄지도록 관리 절차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일회성 점검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 보호 조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스마트워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거나 피해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에도 경찰이 직접 연락하거나 현장을 확인하는 등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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