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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숯불 고문' 살인 무죄 받았던 무속인…대법서 판단 뒤집혀

등록 2026.10.14 06:00:00

1심에서 무기징역…2심에서 징역 7년 감형

대법 "잔혹한 주술 행위…미필적 고의 인정"

공범 신도·자녀·조카 6명 모두 유죄 취지 파기

[서울=뉴시스] 경제적 수입원인 조카가 자신을 떠나려 하자 악귀를 퇴치해야 한다며 숯불을 피워 살해한 혐의를 받은 무속인이 2심에서 살인 혐의에 무죄 판단을 받았으나, 대법원은 유죄로 이를 뒤집었다. (사진=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 제공) 2026.10.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경제적 수입원인 조카가 자신을 떠나려 하자 악귀를 퇴치해야 한다며 숯불을 피워 살해한 혐의를 받은 무속인이 2심에서 살인 혐의에 무죄 판단을 받았으나, 대법원은 유죄로 이를 뒤집었다. (사진=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 제공) 2026.10.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경제적 수입원인 조카가 자신을 떠나려 하자 악귀를 퇴치해야 한다며 숯불을 피워 살해한 혐의를 받은 무속인이 2심에서 살인 혐의에 무죄 판단을 받았으나, 대법원은 유죄 취지로 뒤집었다.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숯으로 조카를 가열한 행위를 지속한 이상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는 판단이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심모(81)씨 상고심에서 상해치사 등 혐의를 인정해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트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로 돌려 보내 다시 살피게 했다고 14일 밝혔다.

심씨는 앞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조카를 살해할 동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와 상해치사 혐의만 인정, 징역 7년으로 감형받았다.

대법원이 살인 혐의를 유죄 취지로 본 만큼, 심씨는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높은 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심씨는 무속인으로, 지난 2024년 9월 18일 오후 인천 부평구의 한 음식점에서 조카인 피해자 A(당시 35)씨를 공범들과 함께 철제 구조물에 결박한 뒤 약 3시간 동안 숯불에 그을리게 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숯불 열기에 고통을 호소하던 A씨는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뒤 오전 화상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 등으로 결국 사망했다.

검사 등에 따르면 심씨는 경제상황이 악화되자 같은 해 3월부터 해당 식당을 인수, A씨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한 뒤 운영하게 하며 신도들의 수입원으로 활용했다.

심씨는 조카 A씨에게 월급을 주지 않으며 수익을 독점했고, A씨는 주말이나 휴일 없이 매일 오전 10시부터 새벽 2~3시까지 대부분의 식당일을 도맡아 했다.

지친 A씨가 가게를 떠나 부모에게 돌아가겠다고 선언하자 심씨는 "악귀를 퇴치해야 한다"며 범행에 나섰다.

심씨는 평소 A씨 등을 상대로 무속을 이용한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지속해 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본관에 정의의 여신 디케상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6.10.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본관에 정의의 여신 디케상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6.10.14. [email protected]

1심은 심씨 등의 살인·살인방조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으나, 2심은 "살인의 고의와 공모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상해치사·상해치사방조죄를 대신 인정했다.

심씨가 주술의식의 목적이 A씨를 살해하는 데 있다는 의사를 밝힌 적도 없고, 동조한 피고인들은 '악귀를 내쫓는다'는 점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2심 판단이다.

대법원은 이런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살인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 목적이나 계획적인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망 가능성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하며,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미필적 고의로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철사로 묶고 그 밑에 불 붙인 숯을 두어 가열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대단히 잔혹하고 위험한 것"이라며 "일반인의 상식으로도 이러한 행위를 2~3시간 이상 진행해 몸통 전면부에 광범위한 화상을 입히는 경우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설령 심씨 등이 주술의식의 효력을 진정으로 믿었다 하더라도 그 의식에 내재된 사망의 위험성을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용인한 이상 '악귀 퇴치'의 의도를 이유로 살인의 고의를 부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살인 혐의로 함께 기소된 신도 B씨와 심씨의 자녀 C·D·E씨, 살인방조 혐의를 받은 다른 자녀 F씨, 피해자의 친오빠 G씨 등 6명도 모두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앞서 1심에서 B씨와 C씨는 징역 25년, D씨와 E씨는 징역 20년, F씨와 G씨는 징역 10년의 실형을 받았으나, 2심에서 모두 징역형 집행유예로 감형을 받았던 바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6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방영되는 등 사회적인 공분을 일으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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