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광역특구법 살펴보니…'주52시간' 예외에 무급휴일·파견특례도
등록 2026.10.21 07:01:00수정 2026.10.21 07:24:24
與박상혁, 20일 대표발의…'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등 담겨
선택근로 정산기간 6개월·기간제 사용 4년까지 확대도
추후 노동특례 제외한 법안도 추진…국회 병합심사 예정
노동부 "노사정 충분한 숙의…논의 결과 국회 심사 반영"
양대노총 "사회적 대화 무력화" 반발…법안 철회 요구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9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메가특구 특별법 관련 사회적 대화 제안 발표를 하고 있다. 2026.09.15. chocrystal@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15/NISI20260915_0021438025_web.jpg?rnd=20260915112627)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9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메가특구 특별법 관련 사회적 대화 제안 발표를 하고 있다. 2026.09.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주52시간제 예외와 기간제 근로자 사용 기간 연장뿐 아니라 무급휴일 허용과 파견근로 규제 완화 등 광범위한 노동특례를 담은 '초광역특구법'을 발의했다.
특히 외국인투자기업(외투기업)에는 주휴일과 공휴일을 무급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파견근로 대상 업무와 기간도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21일 국회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전날(2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지방주도 성장을 위한 초광역권 전략산업 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민주당은 추후 노동특례를 제외한 법안도 별도로 발의해 국회 병합심사를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동계가 노동시간 규제 완화와 비정규직 사용 확대 자체를 노동기본권 후퇴로 규정하고 철회를 요구하면서 사회적 합의까지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상위 3%' 주52시간 예외에 기간제 4년…외투기업, 주휴수당 제외
법안 제132조는 관리자와 전문가·관련 종사자 중 근로소득 상위 3%에 해당하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근로시간과 휴게·휴일, 연장·야간·휴일근로 등에 관한 기준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적용 대상은 한국표준직업분류상 관리자와 신상품·신기술 연구개발(R&D) 업무 등에 종사하는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다.
사용자가 해당 노동자와 서면합의하면 근로기준법 제50조부터 제56조까지 규정된 근로시간과 휴게·휴일,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등의 기준을 달리 적용할 수 있다.
쉽게 말해 회사와 노동자가 합의하면 주52시간 근로시간 상한을 적용받지 않고, 야근이나 휴일근무에 따른 법정 가산수당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도 확대된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일이 많을 때는 오래 일하고, 일이 적을 때는 근로시간을 줄여 일정 기간의 평균을 주40시간 이내로 맞추는 제도다. 예를 들어 바쁜 주에는 50시간, 한가한 주에는 30시간 일하는 식이다.
현재는 이렇게 근로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기간이 일반 업무는 최대 1개월, 신상품·신기술 R&D 업무는 최대 3개월인데, 법안은 이를 모두 최대 6개월로 늘렸다. 이를 위해서는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해야 한다.
기간제 근로자 사용 기간 역시 노동자와 서면합의하면 현행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늘어난다.
다만 기간제 근로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경우 고용 불안정에 대한 보상인 '공정수당'을 지급하도록 했다. 구체적인 지급 요건과 수준은 노동부 장관이 결정·고시한다.
외투기업에 대한 특례는 별도로 규정됐다.
법안 제77조는 특구 내 외국인투자기업(외투기업)이 주휴일이나 공휴일을 무급으로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노동자에게 일주일에 평균 한 번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하고, 법정 공휴일에도 임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외투기업에 이러한 규정의 예외를 허용해 주휴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반도체 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을 의한 공동행동이 지난 8월 1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기본권 파괴' 삼성·SK 특혜 메가특구법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26.08.11.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1/NISI20260811_0021394788_web.jpg?rnd=20260811114456)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반도체 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을 의한 공동행동이 지난 8월 1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기본권 파괴' 삼성·SK 특혜 메가특구법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26.08.11. [email protected]
이 밖에도 노동부 장관이 지방시대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친 전문업종에 대해 파견근로 대상 업무를 확대하거나 파견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고령자와 국가유공자 등에 대한 일부 고용 관련 의무 규정도 적용하지 않는다.
勞 "노동기본권 후퇴" vs 使 "신속 처리"…합의 난항 예상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20일 논평을 내고 노동특례를 포함한 초광역특구법 발의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첨단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노동시간 규제를 완화하고 비정규직 사용을 확대하려는 시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노동특례를 둘러싼 사회적 대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입법으로 결론을 선점하려 한다"며 "노동계와의 협의도 끝나지 않은 노동특례 입법을 추진하는 것은 명백한 이중적 행태다. 사회적 대화는 정부가 원하는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한 들러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역시 같은 날 성명을 내고 "메가특구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에서 본격적인 쟁점 논의를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노동개악안이 포함된 법안을 발의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노동특례 개악조항뿐 아니라 교육·의료의 공공성을 약화시키고 환경파괴, 지역주민의 생활권을 침해하는 악법 조항들이 들어있다"며 "정부·여당이 법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광범위한 연대와 투쟁을 통해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재계는 노동특례를 포함한 초광역특구법 발의를 환영하며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6단체는 공동 입장문에서 "R&D 업무 등 근로시간에 대한 특례,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연장 등 노동특례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산업경쟁에서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필수요소"라고 환영했다.
노동계가 우려하는 장시간 노동과 임금 저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근로자와 사용자 간 협의를 통해 임금체계 개편 등 합당한 보상 시스템을 마련하고, 근로자 건강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노동특례를 둘러싼 노사 간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지난달 18일 차관급 사전준비회의를 열고 사회적 대화에 착수했다.
같은 달 22일 첫 실무회의를 개최한 뒤 현재까지 다섯 차례 실무협의체 회의를 열었다.
당초 정부와 여당은 초광역특구법의 연내 입법을 목표로 했지만, 노동특례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처리 시점을 못 박지 않기로 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처리 시점을 못 박지 않고 충분한 숙의와 토론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노동특례를 제외한 법안도 별도로 발의해 국회 병합심사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노동부도 법안 발의와 관계 없이 사회적 대화의 의제와 시한에 제한을 두지 않고 노사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논의 결과가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협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노동계는 노동특례 자체를 노동기본권 후퇴로 규정하며 법안 철회를 요구하는 반면, 경제계는 이를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조치로 보고 있어 사회적 합의 도출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노사정은 28일 제6차 실무협의체를 열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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