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흉기난동, 빌딩 방화…'개방형' 다중이용시설 안전망 어쩌나
등록 2026.10.22 06:00:00수정 2026.10.22 08:26:23
불특정 다수 출입 공간에 강력범죄 잇단 발생
시설별 보안 체계 제각각…위험 인물 식별 어려워
전문가들 "사전 예방 한계…인지·초동 대응 강화해야"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신명빌딩에서 소방 화재조사관들이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2026.10.21. yes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21/NISI20261021_0021498478_web.jpg?rnd=20261021132303)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신명빌딩에서 소방 화재조사관들이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2026.10.21. [email protected]
불특정 다수가 자유롭게 드나드는 시설의 특성상 위험 인물을 사전에 식별하기 어려운 데다 범행이 시작된 이후에도 신속한 상황 파악과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빌딩 두 곳에서 연쇄 방화 사건이 발생해 19명이 다쳤다.
약 200m 떨어진 두 건물에서 7분 간격으로 불이 났으며 경찰은 방화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홈플러스가 입점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이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8명이 다쳤다.
피의자는 건물 내부 여러 층을 이동하며 범행을 이어가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에게 제압됐다.
개방형 공간…출입 통제 어렵고 보안 격차도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간의 가장 큰 취약점으로 출입 통제의 어려움을 꼽는다. 대형마트와 쇼핑몰, 일반 사무용 빌딩 등은 이용객의 자유로운 출입을 전제로 운영되는 만큼 외부인의 접근을 제한하거나 위험 인물을 미리 가려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다중이용시설은 워낙 불특정 다수가 돌아다니기 때문에 누가 위험한 사람인지 특정하기 어렵다"며 "여러 사람 속에 섞여 있으면 범죄 의도를 숨기기 쉽고 도주도 용이하다. 범죄자 입장에서는 표적과 범행 기회가 많아 매력적인 장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입 통제를 강화하는 것 역시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공항처럼 출입자의 신원과 소지품을 일일이 검사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더러 시설의 본래 기능인 자유로운 이용이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문제는 범죄 발생 이후의 대응이다. 경찰이 모든 민간시설에 상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범행을 신속하게 인지하고 신고·대피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자체적인 안전관리 체계가 중요하지만 시설별 대응 역량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는 "대형 건물은 전문 업체를 통해 CC(폐쇄회로)TV를 관리하고 주기적인 점검을 실시하는 반면 오래된 건물은 경비 인력을 명목상으로만 두는 경우도 있다"며 "관리 체계가 잘 갖춰진 곳에서도 범죄를 막기 어려운데, 관리 주체나 대응 체계가 부실한 곳은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경찰과 시민들이 지난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50대 남성을 의자 등으로 제압하고 있다. (사진=인천경찰청 제공) 2026.10.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14/NISI20261014_0021489016_web.jpg?rnd=20261014163325)
[서울=뉴시스] 경찰과 시민들이 지난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50대 남성을 의자 등으로 제압하고 있다. (사진=인천경찰청 제공) 2026.10.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CCTV 설치만으론 한계…"실시간 관제·초동 대응 강화"
반면 범행 장면을 실시간으로 포착할 경우 정확한 발생 위치를 파악하고 경찰 신고와 현장 대응으로 연결할 수 있다. CCTV가 단순한 사후 증거 확보 수단을 넘어 초기 대응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성기용(한국셉테드학회 회장) 동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건축물 내에 CCTV가 많이 설치돼 있지만 관제 인력은 부족한 경향이 있다"며 "CCTV가 돌아가고 있어도 실제로 보고 있는 사람이 없다면 범죄가 발생한 상황과 위치를 즉시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CTV를 얼마나 많이 설치했느냐보다 누가 실시간으로 관제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소리나 동작 등을 감지해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지능형 CCTV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다만 별도의 대응 매뉴얼이나 훈련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흉기난동과 방화 등 강력범죄는 발생 장소와 범행 수법이 제각각인 만큼 표준화된 매뉴얼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교수는 "경비업체에 별도 훈련이나 매뉴얼 마련을 권장할 수는 있지만 모든 민간시설에 이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결국 시설 관계자가 위험 상황을 신속히 신고하고 경찰이 빠르게 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책"이라고 말했다.
기존 화재 등 재난 상황에 대비한 대피 체계에 강력범죄 대응 절차를 추가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범행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어려운 만큼 위험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신고와 대피, 추가 출입 통제 등으로 피해 확산을 최소화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취지다.
성 교수는 "모든 다중이용시설에 경찰력을 배치할 수는 없고 사설 경비 인력을 확충한다고 해서 범죄를 완전히 막을 수도 없다"며 "화재 등 재난에 대한 피난 체계에 강력범죄 대응을 포함해 보완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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