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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신장으로 새삶…결혼 36주년 맞은 '이 부부'

등록 2026.10.30 09:37:20

이식1년 맞아 가족과 서울성모병원에 감사 전해

[서울=뉴시스] 강세동 환자와 신장을 내어준 아내의 결혼 30주년 기념.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강세동 환자와 신장을 내어준 아내의 결혼 30주년 기념.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동갑내기 아내는 젊은 시절부터 제게 아낌없이 베풀어줬는데, 이제는 자신의 신장까지 나눠줬습니다. 평생 갚아도 모자랄 정도로 고마운 마음입니다."

아내가 내어준 신장(콩팥)으로 새 삶을 얻은 남편이 수술 1주년을 맞아 병원에 감사 편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감동을 주고 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강세동(63)씨는 수술 1주년을 맞아 신장을 내어준 아내와 가족, 의료진에게 감사 편지를 전했다. 강씨는 올해로 결혼 36주년을 맞는다.

평소 건강하게 생활하던 강씨는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신장 기능을 확인하는 크레아티닌 수치가 정상보다 높게 나와 인근 병원을 찾았다. 이후 원인 불명의 급성 신부전 진단을 받고 2025년 3월부터 신장투석을 시작했다.

건강했던 가장이 갑작스럽게 투석을 받게 되자 해외에서 근무하던 아들은 아버지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겠다며 한걸음에 달려왔다.

아내가 걱정할 것을 염려해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준비했지만, 아들이 이식 전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내는 자신이 신장을 기증하겠다며 아들을 한사코 만류했다.

결국 아내가 기증자로 나섰고, 강씨는 혈액형이 다른 아내의 신장을 이식받았다. 혈액형이 일치하는 경우보다 까다로운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강씨는 건강을 회복해 현재 현업에 복귀할 정도로 일상을 되찾았다.

땅끝마을 해남에서 서울로 올라와 대학에 진학했던 강씨는 넉넉하지 못한 형편 속에서도 학업을 이어갔다. 그 시절 운명처럼 만난 아내는 은행에 다니고 있었고, 수업이 끝나면 강씨를 만나 따뜻한 저녁 식사와 술 한잔을 사주며 데이트를 즐겼다. 대학 마지막 학기에는 학비까지 보태주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강씨는 "1년 전 오늘은 두려운 마음으로 수술실에 들어갔지만, 1년이 지난 오늘은 감사한 마음으로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가족과 아내에게 감사한 마음"이라며 "서울성모병원의 박순철, 윤혜은 교수를 비롯해 수술과 치료를 위해 애써준 모든 의료진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월20일 외래 진료에서 강씨의 주치의인 윤혜은 신장내과 교수는 "수술 후 신장 기능 수치가 모두 호전돼 복용하던 약도 줄일 수 있게 됐다"며 "가족이 자신의 신장을 기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인데, 아들과 아내가 서로 기증하겠다고 나설 만큼 든든한 가족의 사랑과 지지가 환자분의 빠른 회복에도 큰 힘이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순철 장기이식센터장(혈관이식외과 교수)는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도입되면서 과거에는 적합한 공여자를 찾지 못해 이식 기회를 얻기 어려웠던 환자들도 이분처럼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장기이식이 유일한 치료 선택지인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은 혈액형 부적합 이식은 물론 고도 감작 환자를 위한 탈감작 후 생체·뇌사자 신장이식, 난치성 혈액질환 환자의 이식, 면역관용 유도 이식 등 고난도 이식 분야에서도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2009년 5월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에 처음 성공한 이후 시행 건수를 꾸준히 늘려 올해 2월 500례를 기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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