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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음악가 쇼하키모프×캉토로프...무아지경의 맛[강진아의 이 공연Pick]

등록 2022.12.22 10:56:34수정 2022.12.22 10:5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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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서울=뉴시스]지난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이 악단 음악감독인 아지즈 쇼하키모프가 지휘를, 프랑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가 협연했다. (사진=라보라 예술기획/영앤잎섬 제공) 2022.12.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지난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이 악단 음악감독인 아지즈 쇼하키모프가 지휘를, 프랑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가 협연했다. (사진=라보라 예술기획/영앤잎섬 제공) 2022.12.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그날 밤 피아노 건반과 지휘봉은 황홀 속에 빠져들었다.

지휘자 아지즈 쇼하키모프(34)와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25)의 무아지경은 흐르는 시간을 멈추게 했다. '천재 음악가'로 불리는 둘의 협연은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2번에서 절정을 이뤘다.

지난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프랑스 명문 악단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이다. 이날 피아니스트 캉토로프가 비장의 무기를 꺼낸 곡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2번은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결선에서  우승을 거머쥔 곡이다.

당시 다른 연주자들과 달리 많이 연주되는 1번이 아닌 이 곡을 택해 화제가 됐던 그는 이날 관객들에게 자신이 느낀 새로운 세계의 문을 활짝 열어줬다. 날개 돋친 손가락은 시적 감성을 담은 부드러움 속에 강렬하면서도 화려한 기교로 객석의 마음을 훔쳤다. 다시 한번 콩쿠르 현장을 재현하며 이 대회 역사상 네 번째 그랑프리 수상자의 위엄을 자랑했다.

피아노 삼중주처럼 펼쳐진 2악장은 서정미가 돋보였다. 현악기에 자리를 더 내어준 피아노는 속도감있던 1악장과 달리 숨고르기를 하며 건반을 사뿐사뿐 오르내렸다. 우아한 바이올린 독주에 첼로 독주가 더해지고, 피아노가 어우러지며 대화하듯 아름다운 앙상블을 이뤄냈다.
[서울=뉴시스]지난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협연자로 나선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가 객석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라보라 예술기획/영앤잎섬 제공) 2022.12.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지난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협연자로 나선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가 객석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라보라 예술기획/영앤잎섬 제공) 2022.12.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지난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이 악단 음악감독인 아지즈 쇼하키모프가 연주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라보라 예술기획/영앤잎섬 제공) 2022.12.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지난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이 악단 음악감독인 아지즈 쇼하키모프가 연주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라보라 예술기획/영앤잎섬 제공) 2022.12.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빙긋이 웃는 쇼하키모프와 눈빛을 주고받고 곧바로 돌진한 3악장에선 에너지가 폭발했다. 힘차게 쾌속 질주하는 캉토로프의 연주는 거침없었다. 귀가 빨개질 정도로 격렬하면서도 경쾌한 느낌으로 신선함을 안겼다. 관객들의 우렁찬 박수와 환호에 앙코르도 세 곡으로 화답했다. 손끝의 섬세함을 전한 몸포우의 '노래와 춤 6번', 악장과 첼로 수석을 다시 소환해 2악장을 재현한 듯한 차이콥스키 피아노 삼중주, 낭만적이면서 현란한 스트라빈스키의 '불새'를 선사했다.

[서울=뉴시스]지난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이 악단 음악감독인 아지즈 쇼하키모프가 지휘를, 프랑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가 협연했다. (사진=라보라 예술기획/영앤잎섬 제공) 2022.12.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지난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이 악단 음악감독인 아지즈 쇼하키모프가 지휘를, 프랑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가 협연했다. (사진=라보라 예술기획/영앤잎섬 제공) 2022.12.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환한 미소가 인상적인 쇼하키모프의 열정적인 지휘도 열기를 더했다. 그의 밝은 에너지는 공연장에 그대로 꽂혔다. 표정엔 연기하듯 풍부한 감정이 넘쳐났고, 온몸은 춤추듯 들썩거렸다. 음악의 흐름을 표정과 몸짓으로 풍성하게 구현하며 명확한 메시지를 전했다. 강하게 지휘봉을 휘두르고, 또 이를 내려놓고 세심하게 맨손으로 지휘하며 자신만의 개성을 발휘했다.

오케스트라가 펼쳐낸 두 곡은 활기찬 축제 분위기를 끌어냈다. 1부의 시작인 프랑스 작곡가 비제의 '카르멘 모음곡 1번'은 음악으로 압축된 한 편의 오페라를 들려줬다. 다채로운 색채를 빚어낸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라벨 편곡)은 초반 관악기의 실수 등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앙코르로는 생상스 '삼손과 데릴라' 중 '바카날'과 비제의 '아를의 여인 모음곡 2번 중 파랑돌'로 기상을 뽐내며 화려한 방점을 찍었다. 클래식 음악의 강렬함을 전한 MZ세대 지휘자와 피아니스트의 젊은 열정은 그 이름만으로도 앞으로 공연은 '사전 예약'을 가슴에 새기게 한 무대로 남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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