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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반복되는 주가 조작...근본 대책은 없나

등록 2023.01.25 14:54:52수정 2023.01.25 16: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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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반복되는 주가 조작...근본 대책은 없나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사채업자이자 쩐주가 공매도 세력과 판을 짜 주가를 하락 시키고, 전환사채(CB) 물량을 풀어 주가를 바닥 밑 지하실까지 내려가게 만든다. 이후 주식담보대출을 한 최대주주의 주식을 반대매매로 청산시키고 결국 회생이 어려워진 회사는 끝내 상장폐지된다.

이런 영화와 같은 얘기가 코스닥 시장에서는 오랜 기간 나타났다. CB를 이용해 M&A를 일삼던 기업사냥꾼들, 기업을 인수 후 지속적으로 CB를 발행해 주가를 희석시키는 경영진들 등이 여전히 코스닥 시장에서 활개치고 있다. 이들로 인해 소액주주인 개인투자자들만 희생과 고통을 받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해부터 사모 CB 합동대응반을 만들고 운영하기 시작했다. 에디슨EV 등 16건의 사건을 패스트트랙을 통해 처리했고 현재 14건의 CB 관련 중대사건을 조사 중이다.

금감원의 이같은 조치는 반갑지만 한편으로는 늦었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서울남부지방검찰청, 한국거래소 등은 지난 2016년부터 불공정거래 규제기관 합동 워크숍을 진행해왔다.

워크숍에서는 과거 주가조작에 가담했다가 발을 뺀 유사투자자문사 대표의 경험담도 공유됐다. 특히 그는 주가 조작을 위한 종목 선정 기준에 CB와 BW 등도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주로 시가총액이 작고 CB나 워런트 등을 팔아 돈을 벌 수 있는 곳이 산정된다는 것이다.

1조6000억원대의 투자 피해가 있었던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역시 코스닥 기업들의 CB를 악용한 사례다. 2017년부터 벌어졌으며 2019년 환매 중단 사태가 나오면서 수면위로 드러났고, CB를 매입한 코스닥 기업만 50여곳이 넘는 곳으로 나타났다.

즉, 2016년부터 워크숍을 진행하며 사전에 인지했고, 2019년 라임으로 대규모 사태가 드러났으나 에디슨EV의 쌍용차 주가조작 논란이 나타난 후에서야 CB 대응반이 만들어졌다.

쌍용차를 인수할 것이란 기대에 에디슨EV에 투자했던 개미들은 현재 거래정지로 자금이 묶인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에디슨EV(현 스마트솔루션즈)의 소액주주는 무려 10만4615명에 달한다.

사모 CB 발행을 활용한 무자본 M&A로 많은 코스닥 기업들의 상장폐지와 거래정지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사모 CB 합동대응반이 라임사태 이후 곧바로 만들어졌다면 에디슨EV 주주들의 피해는 최소화 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사모 CB만이 아닌 다른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노력도 더욱 확대돼야 한다. 지난해 본격 가동된 금감원 공매도조사팀에서 고의성이 입증된 불법 공매도 사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개인투자자들의 불신을 해소하고 건전한 자본시장을 위해서는 불법 공매도 적발이 이뤄지고 이에 대한 근절도 필요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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