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 시간) CNN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17개월 전에는 꿈도 못 꿨고, 일주일 전만해도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푸틴의 요리사’로 불리는 충성스러운 심복인 프리고진은 자신의 용병부대가 러시아 정규군으로부터 공습을 당했다면서 반란을 일으켜 군사도시 한 곳을 접수한 뒤 부대를 이끌고 모스크바를 향해 진격했다.
하지만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돌연 진격을 멈추고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로 망명을 선택하면서 유혈충돌을 피했다. 그에 대한 반란 혐의도 모두 취하됐다.
CNN은 납득하기 힘든 일들이 벌어졌다며 가짜 정보 전파자로 유명한 프리고진의 바그너 용병부대가 반란을 실제로 포기했는지, 모스크바 턱밑까지 진격했던 바그너그룹은 왜 갑자기 진격을 포기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프리고진의 반란에 애초엔 조용히 대응하던 푸틴 대통령은 분노와 자신감을 드러내며 “인간 쓰레기(scum)에 대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공언했지만 몇 시간 만에 중재안을 받아들여 반란혐의를 취하했다. 푸틴이 23년 통치기간 중 가장 약한 모습을 보인 순간이었다.
푸틴의 성격에 맞지 않는 이런 타협은 다른 대안이 없었다는 걸 보여주면서 러시아에 프리고진을 저지할만한 군사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낳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푸틴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도 푸틴의 실각 가능성을 예측하는 분석가는 흔치 않았다.
하지만 이번 무장반란 사태로 푸틴 정권의 무능과 취약점이 드러났다.
앞으로 프리고진이 몇 달간 잠적할 수도 있고, 푸틴이 군 참모들을 경질할 수도 있으며 사태가 진정되고 ‘정상화’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권력의 누수가 생겼고 ‘푸틴 이후’의 세계에 대한 가능성이 열리면서 푸틴의 종말이 시작될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 푸틴과 프리고진의 ‘치킨 게임’을 지켜본 러시아군의 사기가 떨어지면서 우크라이나 동·남부 전선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지휘부의 대혼란을 지켜본 군인들이 목숨을 걸고 진지를 사수하려고 나설지도 의문이다.

바그너 용병그룹 대표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무장반란은 하루 만에 끝났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력에 균열을 내 23년에 걸친 철권통치의 종말이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출처 : @Wag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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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대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에 밀릴 경우 푸틴과 프리고진 모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프리고진은 모스크바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돌연 진격을 멈췄고 푸틴은 기묘한 타협안을 받아들였을 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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