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대사가 24일 서울 중구 주한 유럽연합대표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4.25.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26/NISI20250426_0020786648_web.jpg?rnd=20250426141733)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대사가 24일 서울 중구 주한 유럽연합대표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4.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EU)대사는 "한국과 EU는 장기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온 신뢰 가능한 파트너"라며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계속해서 협력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지난 24일 서울 중구 주한 EU대표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이 미국과 관세 협상에 들어갔고, EU도 협상 중이다. 신뢰 가능한 파트너와 문제 해결에 협력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과 함께 다자무역 수호…FTA 기반 미래협력 강화"
EU는 이 같은 트럼프 행정부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과 함께 다자 무역질서를 수호해나가자고 했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미국의 관세 정책은 공급망 차질, 물가 상승 등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다자주의 무역 체제를 계속 지키는 데 있어 한국과 함께 노력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EU는 한국은 신뢰 가능하며 예측 가능한 파트너로, 지금과 같은 복잡한 지정학적 환경에서는 신뢰 가능한 파트너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3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다자무역체제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국제사회가 함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한국이 '다자간 임시상소중재약정(MPIA)' 가입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MPIA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기능이 정지된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의 대안 조직이다. EU, 캐나다, 중국, 일본 등이 참여하고 있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한국이 MPIA를 지지하고 참여한다면 규범 기반 국제질서에 대해 굉장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기반한 양자간 자유무역도 강조했다. 한국과 EU는 2011년 FTA를 체결했고, 지난달 이를 뒷받침하는 디지털통상협정(DTA) 협상을 타결해 체결을 앞두고 있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EU는 한국의 3대 교역국이자 제1의 대(對)한국 투자국으로 연간 상품 교역은 1237억 유로(202조2000억여원), 서비스 교역은 130억 유로(21조2000억여원)에 달한다"고 했다.
향후 전망으로는 친환경·바이오·인공지능(AI) 등 신산업 교역 확대를 기대했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재생에너지, 전기차, 스마트모빌리티와 바이오사이언스, AI, 반도체 공급망 협력이 훨씬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U '철강 세이프가드' 개정으로 한국 철강산업이 위기를 맞았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철강 과잉 생산과 중국산 수입 증대, 미국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한국을 타깃으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EU의 수입 규제는 친환경 철강 생산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며 "포스코를 방문해보니, 친환경 철강 생산을 목표로 노력을 많이 해서 진전을 이뤘다"며 한국 철강업계가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EU, 러북 제재 이어가야…북 완전한 비핵화 목표"
한국과 EU는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첫 전략대화를 개최하고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대규모 병력을 파병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였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대사가 24일 서울 중구 주한 유럽연합대표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4.25.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26/NISI20250426_0020786650_web.jpg?rnd=20250426141733)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대사가 24일 서울 중구 주한 유럽연합대표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4.25. [email protected]
EU는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후 재무장 계획인 '준비태세 2030(Readiness 2030)' 백서를 발표했다. 백서는 유럽산 무기 우선 조달 원칙을 세웠지만 한국 등 역외 방산 강국과의 협력 심화도 명시했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먼저 북한군 러시아 파병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으로, 러시아와 북한을 더 강하게 규탄하고 경제 제재를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U는 러시아에 대해 16개의 경제 제재 패키지를 발표했는데, 15·16차 제재안에 러-북 군사협력 조항이 포함돼 있다"며 "이 제재에서 한국 정부와 같은 입장을 취할 수 있도록 해나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북한의 군사지원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많은 차이가 발생한 것이 사실"이라며 "북한은 파병에 상응하는 대가를 분명 받을 것이며, 아마도 (군사) '기술 이전'이 포함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EU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방식의 비핵화(CVID)'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이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며 "EU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따라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게 폐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핵무력(nuclear power)' 용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nuclear disarmament)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거리를 둔 것이다.
그는 "EU는 두 차례 세계대전을 겪은 뒤 '평화 프로젝트'로 창설돼 75년간 평화와 번영을 누렸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으로 처음으로 위협을 받았다"며 "이 사건은 EU가 안보에 좀 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했다.
유럽 각국은 오는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각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지출 목표를 상향하고 '준비태세 2030' 관련 세부 사항을 결정할 예정이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한국을 포함해 EU와 안보 파트너십을 체결한 국가들이 중요한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단순히 탄약을 일회성으로 판매하고 그치는 협력이 아닌, 매우 장기적으로 구축된 신뢰 가능한 파트너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 출신의 페르난데즈 대사는 한국에서만 9년간 근무한 한반도 전문가다.
2000년 EU 집행위 한반도 담당관으로 한국 관련 업무를 시작했다. 2005년 주한 EU대표부 차석대사로 부임해 4년 근무했고, 2020년 대사로 복귀해 5년간 일한 뒤 오는 8월 근무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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