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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3국 3색'…韓 징용종결 · 日 경제회복 · 美 印太전략

등록 2023.03.15 17: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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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강제징용 논란 종지부…미래 관계 번영 초점

일본, 반일 불매운동에 수익 뚝…사업환경 기대감↑

미국 "인도·태평양 중대 문제 해결 삼자관계 효과적"

[프놈펜=뉴시스]2022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2023.03.15.

[프놈펜=뉴시스]2022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2023.03.15.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16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되는 한일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한일 관계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한·미·일 3국의 시각차도 두드러지고 있다.

우선 한국 정부는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논란을 이번 정상회담에서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일본 방문이 과거사에 얽매이기 보다는 미래 세대를 위한 공동의 번영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의지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한국 정부가 내놓은 일제 강제징용 문제 해법인 제3자 변제에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지만 윤 대통령은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방일을 통해 신(新)한일관계 시대의 물꼬를 트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15일자에 실린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한일정상화는 공통의 이익"이라며 한일관계 개선에 의욕을 보였다.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 문제가 재연될 가능성에 대해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대선 출마 전부터 한국 정부 산하 재단이 제3자가 돼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피고인 일본 기업의 배상금 상당액을 원고에게 지급하는 '제3자 변제' 방식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는 윤 대통령은 일본 내에서 문제 재연에 대한 우려가 있는 데 대해 "나중에 구상권 행사가 되지 않도록 하는 해결책이다. 그 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나는 판단하고 있다"고 자신했다고 요미우리가 보도했다.

일본 쪽에선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 관계 정상화가 복원되길 기대하는 눈치다. 윤 대통령이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에 의욕을 보이자, 일본 경제계에서는 사업환경 개선에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일본은 2019년 7월 반도체 세척에 사용되는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에 대해 한국 수출을 제한했고, 이에 반발한 한국에서는 강제징용 문제를 둘러싸고 대일 감정이 악화되고 있던 터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거세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019년 일본에서 한국으로의 수출액은 전년 대비 약 13%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제조장치가 반토막 났고, 맥주와 청주, 라면 등 식료품도 크게 떨어졌다.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계적인 감염 확대로 수출입액이 더욱 저하, 경제 관계의 재건이 과제가 되고 있었다.

윤 대통령도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반도체, 우주 관련 분야를 거론하며 "(한·일이) 장단점을 보완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굉장히 많다고 본다"며 일본과의 경제교류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 측이 강력히 요구하는 수출관리 엄격화 조치 해제에 대해 일본 정부는 근로자(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정상회담의 결과를 바탕으로 양국 정부가 조만간 수출규제조치를 해제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갈 전망이다.

일본의 한 대형 전기업체는 요미우리신문에 "반도체 분야 등에서는 한국 기업과 경쟁관계에 있으면서도 중요한 조달처"라며 "협력 강화로 이어지는 것은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와 맞물려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일본기업들은 불매운동 등 역풍이 누그러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사히그룹홀딩스는 2011년부터 8년 연속 한국의 수입맥주 1위(점유율)였으나 불매운동으로 매출이 크게 떨어져 현재도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그룹홀딩스는 "한국은 앞으로도 주력해 가고 싶은 시장"이라며 주력제품인 슈퍼드라이를 고급 맥주로 팔아 가능한 한 빨리 점유율을 되찾을 계획이다.

패스트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를 소유한 패스트리테일링은 2005년 서울 등에 유니클로를 입점시켰다. 점포 수는 2019년 8월 말 현재 188개까지 늘었지만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3분의2 정도로 줄었다. 자매 브랜드인 GU도 2018년 서울에 1호점을 냈지만 2020년 모두 3개 점포를 닫았다. 다만 유니클로의 사업은 최근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는 추세라고 한다.

중국의 패권주의를 경계하고 있는 미국은  안보 관점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인도·태평양 중대 문제 해결에 삼자 관계가 효과적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한국과 일본 정상 간 다가오는 회담을 매우 환영한다"라며 이번 회담이 "미국의 든든한 동맹인 양국이 그들 양자 관계를 증진하려는 노력의 실질적 징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한·미·일 삼자 관계의 중요성도 재차 강조하면서 "우리는 (한·일) 양국과 다양한 문제에 양자적으로 관여하지만, 인도·태평양과 그 너머에서 직면한 중대한 문제 해결에는 삼자 관계가 더욱 효과적"이라며 "북한의 도전, 인도·태평양 지역 전략 경쟁, 코로나19나 기후 변화 등 세계 모든 국가가 맞선 공동의 도전 모두에서 우리 협력은 우리는 물론 한국과 일본에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런 공동의 이익을 넘어 삼국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미국과 한국, 일본은 가치를 공유하기 때문"이라며 "이 공동의 가치 중심에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비전과 오랜 믿음이 있다. 그게 우리가 한국·일본과 양자적으로 협력해 온 비전이자 삼국 차원에서 협력을 심화하고자 하는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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