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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 잇단 사의' 수원미디어센터에 무슨 일이…

등록 2019.06.28 14:25:11수정 2019.06.28 15: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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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장 상습 근무지 이탈·음주 의혹

팀장들이 결재 등 업무 대행하다 사표

센터장 "질병으로 진단서 제출… 사진"

【수원=뉴시스】 박다예 기자 = 경기 수원시민의 정책제안으로 출범한 수원미디어센터가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에 편입된 뒤 새로 뽑힌 센터장의 근무태만과 직무유기 문제로 팀장 전체가 사직 의사를 표명하는 등 센터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26일 수원시와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수원미디어센터(미디어센터 등에 따르면 미디어센터는 2014년 3월27일 수원영상미디어센터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수원시 민관협력기구인 좋은시정위원회가 2011년 11월 건립을 제안하고, 각계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참여한 건립추진위원회가 논의를 거친 끝에 2년 4개월 만에 개관했다.

독립기관으로 출범해 민관거버넌스의 성공사례로 꼽혔던 미디어센터는 4년 동안 수원시청소년센터에 위탁운영되다가 지난해 6월1일 다른 6개 센터와 함께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도시재단)으로 통폐합됐다.

당시 고용승계는 이뤄지지 않았고, 도시재단은 통폐합 한 달 전인 5월3일 채용공고를 내 미디어센터 직원 3급 1명, 4급 1명, 5급 1명, 6급 2명, 7급 3명 등 모두 8명을 신규채용했다. 이 가운데 3급으로 채용된 A씨를 센터장으로 임명했다.

A씨는 2014년 초대 센터장 채용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인물로, 지난해 채용시험에 재응시해 현 센터장으로 부임했다.

A씨는 센터장으로 근무하는 내내 근무지 이탈을 일삼거나 업무시간에 음주를 하는 등 태만한 모습을 보였다. 내부문서 결재나 직원회의 주재와 같은 센터장 업무를 팀장들에게 떠넘겼다.

A씨는 올해 3월4일 오전 도시재단 운영위원회와 오후 업무 심의위원회 회의 참석을 앞두고 있었지만, 당일 수원시내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시다가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A씨 연락을 받고 식당에 찾아간 직원들은 이 모습을 목격했다.

이달 3일에는 오전 월례회의 때 술냄새를 풍기다가 오후 예정된 전체 직원 워크숍에 참석하지 않고 귀가했다. 이날 워크숍은 2019년도 사업계획의 세부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보름 정도 전에 예정돼 있던 중요 회의였다.

A씨는 다음날인 4일 오전 사무실로 출근해 출근 확인 지문을 찍은 뒤 팀장에게 센터장의 내부문서 결재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근무지를 또다시 이탈했다. 이후 일과시간 내내 자리를 비우다가 오후 늦게 퇴근 확인 지문을 찍으러 사무실에 다시 나타났다.

공교롭게 이날 도시재단 사무처의 불시 복무점검이 있었다. 사무처는 A씨의 근무지 무단이탈 사실을 확인했지만, 사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팀장 C씨와 D씨는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거라고 보고, 사직을 결심했다. D씨는 7일 사무처장에게 사직 의사를 담은 메일을 보냈고, C씨는 10일 자리를 비운 센터장 책상에 사직서를 올려뒀다.

C씨가 사직서를 제출한 당일 A씨는 사무처에 "질병으로 근무가 어렵다"며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가를 냈다. 사무처는 그대로 사직서를 수리했고, A씨는 이달 말일자로 센터장을 사직한다. 현재 병가 중이다.

수원미디어센터 관계자는 "내부구성원이자 상사인 A 센터장을 처음에는 보호해야 할 것 같아 센터 외부에 알리지 않았지만, 갈수록 근무태만이나 직무유기 행태가 악화돼 팀장들이 사직까지 결심하게 됐다"며 "어디 가서 알리지도 못하고, 센터장에게 끌려다니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센터장에게 '센터는 A 호(號)이니 센터장 역할에 맡는 업무를 해서 잘 이끌어달라'는 등 직접 호소하기도 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역효과만 났다"며 "센터장 문제가 곪아터져 팀장들이 단체로 사직 의사를 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A 수원미디어센터장은 "전날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사무실을 비우고 주차장에서 술병을 달래다 회의 참석을 못한 적이 두차례 있었지만, 근무지 이탈이 일상적이지는 않았다"며 "사직은 근무지 이탈 등 복무행태와 관련없이 질병 악화로 인한 것이다. 진단서를 사무처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수원영상미디어센터에 있던 직원들 전부가 미디어센터에서 일하게 돼 센터장이 부재해도 사업들이 진행되는 데 별 무리가 없었다"며 "센터 내부 사업보다는 도시재단과 업무협의에 보다 더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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