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전 영국에 입양된 여성, 버려진 자신을 돌봐 준 여성과 상봉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중부경찰서는 43년 전 영국으로 입양된 조순희씨가 남포지구대 경찰관들이 도움으로 입양 전 자신을 돌봐 준 할머니와 상봉했다고 16일 밝혔다. 2018.09.16. (사진=부산경찰청 제공)[email protected]
16일 부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3시께 부산 중구 남포지구대에 영국 국적의 40대 여성 조순희씨와 재외동포 사화복지사가 방문했다.
조씨는 지구대에서 근무 중인 경찰관들에게 자신의 사연을 말하며 영국으로 입양가기 전 자신을 돌봐 준 여성을 찾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씨가 갖고 있던 정보는 43년 전 부모에게 버려진 장소의 주소 뿐이었다.
조씨는 1975년 11월 16일 중구 남포동 홍모(당시 34)씨의 집 앞에 버려졌다.
홍씨는 초인종 벨소리와 함께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갔고, 집 앞에 놓여진 바구니에 아기와 함께 쪽지가 담겨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얀 피부와 똘망똘망한 눈동자를 가진 아이와 만나게 된 홍씨는 아기를 돌보다 영국으로 입양을 보내게 됐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중부경찰서는 43년 전 영국으로 입양된 조순희씨가 남포지구대 경찰관들이 도움으로 입양 전 자신을 돌봐 준 할머니와 상봉했다고 16일 밝혔다. 43년 전 입양 당시 조씨의 사진. 2018.09.16.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email protected]
조씨의 사연을 들은 남포지구대 심재원 순경 등은 홍씨 찾기에 나섰고, 6시간 동안 자갈치 건어물시장 주변을 수소문한 끝에 홍씨를 찾게 됐다.
43년 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던 홍씨는 어느덧 할머니가 돼 조씨를 만났다. 이 모습을 지켜본 경찰들은 서로 말은 통하진 않았지만 따뜻한 손길에서 전해지는 진심 어린 마음은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조씨는 "43년 전 당신의 따뜻한 도움으로 제가 이렇게 훌륭히 자랄 수 있었고,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할 수 있었다"며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며 홍씨에게 인사했다.
조씨는 또 "당신의 도움과 경찰관의 도움으로 마음속 한켠에 있던 뿌리를 찾게 됐다"며 "혹시 어릴적 사진을 보게 되면 부모도 만나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가져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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