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은 도박꾼…美 적성국에 핵확산 할 수도" 러 전문가
"美, 北 핵무기 안 두려워해…北 마지막 카드 고려할 수도"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3일째인 30일에도 진행되었고 이날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7시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사업정형과 국가건설, 경제발전, 무력건설과 관련한 종합적인 보고를 하였다"고 31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19.12.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새로운 전략무기' 등 발언으로 모라토리엄 중단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이 대미 압박 방법으로 직접 도발 대신 핵무기 확산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아르툠 루킨 러시아 극동연방대 국제관계학 부교수는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을 진정 흔들기 위해 북한에게 남은 오직 한 가지는 핵확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련의 트위터 글에서 김 위원장의 '새로운 전략무기', '충격적 실제행동' 등 발언을 지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실험을 재개한다는 의미일까. 아마도"라고 운을 뗐다.
그러나 이들 방법으론 북한의 뜻대로 미국을 흔들 수 없다는 게 루킨 부교수의 시각이다. 그는 "1998년부터 북한은 다수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7년에 있었던 이런 일들(실험)은 예상대로 미국에 강한 인상을 줬지만 북한이 바라던 양보를 얻어낼 정도로 충격을 주진 못했다"며 "같은 것의 반복이 다른 결과를 이끌어내긴 힘들 것"이라고 했다.
루킨 부교수는 특히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게 간단한 팩트"라며 "미국은 북한이 합리적인(자살 행위는 안 할) 국가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인식 때문에 미국은 북한 문제에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그는 "이런 이유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재현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다소 입장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루킨 부교수는 "미국과 달리 북한은 서둘러야 한다"며 "제재가 북한의 경제를 쇠약하게 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어느 시점에 북한은 '쉽게 저지할 수 없는, 미국에 적대적인 이들에 대한 핵무기 확산'이라는 마지막 트럼프 카드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란 등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루킨 부교수는 "북한과 달리 이들은 미국을 상대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며 "중동에 있는 미군 기지가 북한이 만든 핵장착 스커드미사일 공격을 받는 시나리오를 상상해 보라"고 했다.
이 경우 북한은 자신들이 처한 경제 제재를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 "당신이 우리가 돈에 굶주리길 원한다면, 우리는 당신의 적에게 핵무기를 팔아 생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 입장에선 실제 미국의 적성국들을 상대로 핵·미사일을 의도적으로 확산하거나 적어도 확산시키겠다는 위협에 나설 필요성이 있다는 게 루킨 부교수의 시각이다.
그는 "바라건대 우리는 아직 이런 시점에 도달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며 "김 위원장은 이미 자신이 아버지보다 더 도박꾼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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