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았던 물 붉게 변한 화순 하천 악취·죽은 물고기 둥둥"
"수백마리 크고작은 물고기 숨 쉴곳 찾아 냇가로 몰려"
주민들 "수달가족 서식할 정도로 깨끗…철저조사" 촉구
[화순=뉴시스] 류형근 기자 = 20일 오전 전남 화순군 동면 한 하천이 오염된 가운데 물고기들이 숨을 쉬기 위해 냇가로 이동하고 있다. 2020.09.20. [email protected]
전남 화순군 동면의 한 하천 인근 주민들은 20일 이른 새벽부터 "악취로 인해 잠에서 깼다"며 "또 축사가 가축의 분뇨를 방류한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 이날 오전 찾은 마을 앞 하천은 맑았던 물이 붉게 변해 있었다.
수면 위에는 10㎝ 정도의 작은거품과 지름 2m정도 크기의 뭉쳐 있는 거품이 둥둥 떠다녔고 냇가 곳곳에 자리잡아 물고기의 호흡을 방해하고 있는 듯 했다.
거품을 나뭇가지로 흐트러트리면 악취가 풍겼고 바람을 타고 인근의 주택으로 스며들었다.
하천의 바닥에는 분뇨로 추정되는 작은 알갱이들이 가라앉아 있어 냇물 원래의 색을 붉은색으로 바꿔버렸다.
[화순=뉴시스] 류형근 기자 = 20일 오전 전남 화순군 동면 한 하천이 오염돼 붉게 변하고 있다. 2020.09.20. [email protected]
또 냇가에는 수십마리의 크고작은 물고기들이 숨 쉴 곳을 찾는 듯 몰려 있었다.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한 물고기는 금새 몸이 뒤집어졌고 하천의 물살을 타고 하류로 흘러갔다.
마을주민들은 "하천에서 1㎞ 정도 떨어진 축사가 분뇨를 하천으로 무단 방류한 것 같다"며 "명확한 원인조사와 함께 처벌이 필요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마을 이장 이모(66·여)씨는 "지난달 많은 비가 내렸을 때도 똑같은 현상이 있었다"며 "당시에는 원인을 찾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화순=뉴시스] 류형근 기자 = 20일 오전 전남 화순군 동면 한 하천이 오염된 가운데 관계당국이 축사에서 오염 원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2020.09.20. [email protected]
이에 대해 축사업주는 "지난 수해 때는 축사의 한 동이 물에 잠겨 분뇨가 하천으로 방출됐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축사에는 분뇨를 정화해 비료로 만드는 시설이 갖춰져 있다"며 "이날 사고는 100t의 분뇨를 담을 수 있는 4개의 탱크 중 1대의 잠금장치가 제대로 잠기지 않아 액체비료화된 분뇨가 넘쳐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에게 죄송하다"며 "사고 수습을 위해 노력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탱크시설을 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