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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세대]⑧젊으니까 진보라니…위기니까 '실생활'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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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3-25 07:34:54
"정부가 자기들만의 이슈에만 집중하고 있다"
현 여당 실망했다고 야당 지지하는것도 아냐
전문가들 "보수·진보 떠나 '개인화 정치' 세대"
"정치적인 평가도 나와 관련이 있냐, 없냐로"
"거대 이슈 말하기엔 그들 삶이 너무 각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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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현 정권에 투표했고 여당을 지지했지만, 정부가 검찰개혁 같은 자기들만의 이슈에만 집중하는 것에 실망했다."

20대 직장인 김모(27)씨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스스로를 '진보'라고 칭했지만, 더이상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김씨는 그렇다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도 지지하지 않으며, 현재는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말했다.

흔히 젊은 연령대는 진보와 가까운 진영일수록 호의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20대인 C(Crisis·위기)세대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인식일뿐 현실은 다르다.

일례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의혹이 불거진 후인 이달 16~18일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응답률 15%)을 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부정평가를 물은 결과 18~29세의 긍정률은 27%, 부정률은 55% 였다.

긍정률이 30대(44%), 40대(49%), 50대(39%)보다 현저히 낮고, 60대 이상(28%)과 비슷한 수치다.

LH 사태가 터지기 전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도 않다. 이 의혹 첫 등장(3월2일) 직전 주인 지난달 23~25일의 같은 조사에서 18~29세의 긍·부정률은 각각 31%·58%였다. 부정률은 오히려 이달 16~18일 조사보다 높다.

그렇다면 젊은 세대들이 모두 보수화됐을까. 전문가들은 C세대의 정치는 이전 세대들과는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보수나 진보 같은 이념보다는 '실생활'에 방점을 찍은 '개인화 정치세대'라는 분석이다.

25일 뉴시스가 만난 C세대들은 대체로 현 정권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지만, 뚜렷하게 야당을 지지하고 있지도 않았다.

스스로를 진보라고 말하는 김씨는 현 정부에 대해 "눈에 띄는 청년 정책도 없고,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도 나서지 않는다. 여성장관 비율을 늘리겠다는 공약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윤모(25)씨도 "현 정권이 무능하다고 본다"면서 "당장 취업과 부동산 문제는 피부로 와닿을 수밖에 없는데, 취업은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이라고 치더라도 부동산 문제에는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봉이 100만원 오를 때 서울 시내 아파트 집값은 1억원, 2억원이 오르는데 화가 안 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현 정권 정책을 두고 이처럼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반대 진영에 서 있는 야당을 지지하지도 않는다.

김씨는 "지금은 지지 정당이 없다"며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 모두 기득권이라는 이미지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씨도 "제1야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정치적인 이슈와 관련해 진영에 입각한 지지나 반대보다는 스스로 판단해 입장을 정하는 편"이라면서 "굳이 따지면 보수에 가깝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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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뉴시스 창사 20주년 특집 'C세대' 글 싣는 순서.
전문가들은 C세대의 이런 정치적 특징을 '개인화'로 설명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정치를 논의하는 층위 내지는 수준이 공동체 차원이었다"면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해야 되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고 이런 것들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요즘) 20~30대가 정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은 굉장히 개인화됐다"면서 "실제로 나와 관련이 있느냐, 없느냐로 판단하는 경향이 좀 강해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실제로 일자리와 관련된 공정성 이슈 등은 상당히 들끓다가도, 나와 상관이 없으면 사실 관심을 안 갖게 되는 것"이라며 "60대 이상은 정치 얘기하면 나라 걱정하고, 20대 이상은 정치 얘기하면 자기 걱정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진보나 보수라는 이념적 틀보다는 실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로 정치집단과 정책의 가치를 평가한다는 취지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도 "우리나라 청년들을 진보나 보수의 일반적 가치를 가지고 평가하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대 양당이 갖는 프레임과 젊은이들의 프레임은 다르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김씨는 "(현 정권이) 입법 성과라고 내세우는 것들은 검찰개혁, 국정원 개혁 같은 자신들만의 적폐청산"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과 청년들의 정치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이 청년들의 정치적 냉소를 강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임 교수는 "청년들은 실질적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면서 "거대한 이슈를 말하기에는 자기 삶이 너무 각박하다. 자신과 정치가 거리가 있다고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도 "지금의 20~30대는 자신의 삶의 질, 어떻게 하면 행복하고 만족감을 누리는가가 중요하다"면서 "이런 삶의 양태를 고려해보면 현재의 정치는 이들과는 너무 멀 수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wake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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