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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준수 "'드라큘라', 어제와 그제도 달라…조명 켜지면 나 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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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6/15 00:10:00
뮤지컬 '드라큘라' 초연부터 모두 출연
"이름 알린 작품…매번 각오 남다르다"
"세월 따라 무대에 은은하게 남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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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준수.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6.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초연부터 지금까지 함께한 배우로서 뿌듯하죠. 의미가 남달라요."

핏빛 같은 빨간 머리로 초연 때부터 네 번째 시즌까지 줄곧 함께해온 김준수에게 뮤지컬 '드라큘라'는 애정이 듬뿍 담긴 남다른 작품이다.

그는 14일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드라큘라'는 뮤지컬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에게 김준수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이라며 "그만큼 '드라큘라'를 할 때마다 각오가 남다르다. 배우로서 계속 같이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1897년 발행된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가 기반으로,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애절하게 그린 작품이다.

김준수는 2014년 국내 초연부터 시작해 올해 네 번째 시즌까지 모두 출연했다. 400년간 기다려온 사랑을 애처롭고 아련하게 그려내는 김준수 표 '드라큘라'는 매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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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준수.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6.14. photo@newsis.com
"변천사가 많았죠. 새로운 곡이나 장면이 추가되고 변화해왔어요. 초연부터 함께하면서 감사하게도 제 의견도 많이 반영됐죠. 수많은 국가에서 올려진 작품인데, 다른 나라의 그 어떤 드라큘라보다 한국 버전이 가장 완성도 있는 '드라큘라'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샤큘(시아준수+드라큘라)'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아온 김준수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여유가 생기는 반면 부담도 커진다고 했다. 그는 "'드라큘라'는 가장 많은 회차를 한 뮤지컬이자 한 번도 빠짐 없이 한 작품"이라며 "그래서 초연작을 하는 것과는 또 다른 부담감이 있다"고 말했다.

"'샤큘'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똑같은 작품을 하기 때문에 그대로 안주하면 감동을 드릴 수 없죠. 워낙 재관람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 기준선이 높지 않을까 싶어요. 기대감이 있는 만큼 부담감, 중압감이 크죠. 그 기준을 이겨내고 납득할 수 있는 노래와 연기,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야죠."

특히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보다 강약 조절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엔 처음부터 끝까지 '강강강'이었다면, 이번엔 강약을 더 많이 느낄 수 있게 하려고 했다. 힘을 뺄 부분은 뺐고 대사 톤이나 제스처, 표정, 몸짓에서 극명하게 차이를 주며 연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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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 역을 맡은 김준수.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2021.06.02. photo@newsis.com
"네 번째라서 여유가 생긴 것도 분명히 있어요. 그날그날의 느낌이나 분위기, 톤, 상대 배우의 해석 등에 맞춰 같은 대사라도 조금씩 다르게 하고 있죠. 어제와 그제가 달라요. 계속 보러 와주시는 분들이 찾아낼 수 있는 묘미죠. 디테일의 차이를 보이는 게 배우로서 보답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가 초연부터 유지해온 빨간색의 머리카락은 어느새 뮤지컬 '드라큘라'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사실 초연 때 당연하게 검은색의 머리를 하려고 했다. '드라큘라'라고 하면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 어디에서든 블랙 머리의 포마드였기 때문"이라며 "붉은 머리 색깔을 하게 된 건 공연에 올라가기 2~3일 전"이라고 회상했다.

"리허설을 할 때까지만 해도 당연하게 검은색의 머리를 생각했죠. 그런데 노인을 벗어나 다시 400년 전 젊은 모습으로 돌아가는 신을 할 때 시각적인 포인트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죠. 피가 머리색으로 전이된 듯한 느낌이랄까. 백발이었다가 피 색깔로 변하는 듯한 데서 힌트를 얻었죠. 제작자에게 말했더니 흔쾌히 표현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했어요."

그러면서 "조금은 후회한다. 네 번째 시즌까지 하게 되면서 두피 관리에 엄청 신경 쓰고 있다"고 너스레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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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 역을 맡은 김준수.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2021.06.02. photo@newsis.com
'드라큘라'에서 깊은 감정선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보이는 김준수는 무대에 오르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빠져든다고 했다. 그는 "부모님조차도 걱정하셨다. (배역에) 너무 깊게 빠져들 것 같은데 일상생활이 괜찮냐고 묻더라. 하지만 저는 극과 무대 밖이 전혀 다르다"고 미소 지었다.

"다만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 조명이 켜지는 순간 저 자신을 잊어버려요. 무대를 한 후 제가 어떤 느낌인지 모르죠. 방금 한 신을 어떻게 했는지 모를 정도로 완전히 빠져서 해요. 공연하면서 제가 아닌 느낌이죠."

무대에 오르기 전 자신만의 특별한 준비는 없다고 했다. 그는 "굉장히 단순하다. 잘 자고, 공복에는 노래하기 힘들어서 가볍게 배만 채운다"고 웃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코로나19로 공연계도 큰 타격을 받았다. '드라큘라'도 올해 공연을 앞두고 출연 배우들의 코로나19 확진 등으로 연습 중단 및 개막 연기 등 여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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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준수.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6.14. photo@newsis.com
김준수는 "지난해 '드라큘라' 삼연을 했을 때부터 이미 올해 있을 '드라큘라'가 논의되고 있었다. 지난해에 많은 취소 회차가 나왔고, 내년에 다시 올려서 아쉬움을 만회하자고 했다. 그때는 5월이면 코로나19 걱정 없이 무대를 올릴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해 초반에 일이 있어서 취소 회차도 몇 회 있었는데, 아쉬웠죠. 그래도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관객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매회 오늘이 마지막 공연일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혼신의 힘으로 무대에 임해요."

지난 2010년 뮤지컬 '모차르트'를 시작으로 김준수가 뮤지컬 무대에 선지 어느새 11년이 됐다. 그는 "무대에 계속 은은하게 남을 수 있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했다. 또 팬들이 기다리는, 본업인 가수로서의 모습도 놓지 않겠다고 했다.

"뮤지컬을 하면서 나이를 먹어가겠죠. 그러면 어느 순간 '드라큘라'에 어울리지 않는 나이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꼭 주인공을 고집하지 않아요. 그 나이대로, 세월의 흐름에 맞게 배우로서 무대에 계속 은은하게 남아있을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그 마음으로 매회 공연에 최선을 다해야겠죠. 그게 저의 목표에요."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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