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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상륙…4조 규모 '해외 직구' 판 커지나

등록 2021.08.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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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31일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오픈

한국어로 편리하게 검색·주문·결제까지 가능

해외 직구, 2016년 1조9079억→작년 4조 성장

이커머스, 상품군 확대·편의성 강화 경쟁 심화

[서울=뉴시스] 11번가 이상호 사장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11번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11번가 이상호 사장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11번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글로벌 최대 온라인 기업인 아마존이 11번가와 손잡고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여행이 어려워지면서 해외 직구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겨냥한 행보다. 이커머스 업계가 직구 상품군을 확대하고 편의성을 강화하고 나선 상황에서 아마존까지 진출하면서 4조원에 달하는 국내 직구 시장의 판이 커질 지 주목된다.

11번가는 지난해 11월 아마존과 사업 협력 추진 계획을 발표한 후 10개월 만인 오는 31일 해외직구 서비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한다고 밝혔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는 디지털, 패션, 리빙, 도서 등 수천만 개 이상의 아마존 미국(Amazon US) 판매 상품을 11번가 앱과 웹사이트에서 검색·주문·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이 선보인 구독 상품 '우주패스(Universe Pass, 월 4900원부터)'에 가입할 경우 아마존 스토어에서 구매 금액과 관계 없이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특별 셀렉션' 제품은 평균 4~6일 내에 배송된다. 아마존이 빠른 배송을 위해 한국에서 판매가 많은 상품들을 미국 서부에 물류센터를 구축한 데 따른 것이다.

해외 직구의 걸림돌인 언어 문제도 해결했다. 상품 검색부터 상품 정보 확인, 주문 정보 입력, 결제는 물론 아마존에서 구매한 고객들의 상품 리뷰까지 한국어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전담 고객센터를 운영해 11번가에서 구매한 아마존 상품에 대해 주문, 결제, 배송, 반품, 환불 등 모든 문의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상호 11번가 사장은 "기존 해외 직구 서비스 차이는 압도적 규모의 상품 숫자"라며 "인기 상품의 이미지에 있는 텍스트도 한국어로 확보하는 작업을 통해 한국사이트라고 느낄 정도로 사용자 경험(UX)에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아마존 상륙…4조 규모 '해외 직구' 판 커지나

11번가가 해외 직구 시장에 본격 뛰어들면서 해외 직구족을 잡기 위한 이커머스 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지난 2016년 1조9079억원에서 지난해 4조1094억원으로 4년 사이에 2배 넘게 성장했다.

쿠팡은 지난 2017년 로켓 직구 서비스를 론칭하고, 미국 제품을 주로 판매해 왔다. 이후 올해 3월 품목을 중국 상품으로 확대해 직구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현재 12개 카테고리에서 700만개 이상의 글로벌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로켓와우' 회원의 경우 배송비가 무료이며, 평균 3~4일의 배송 기간, 실시간 배송 추적, 편리한 주문 관리를 내세우고 있다.
 
G마켓과 옥션은 '해외직구 상설관'을 통해 쉽고, 빠르고, 안전한 해외직구 서비스를 안내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이탈리아 무역공사(ITA)와 공식해외직구 전문관 '이탈리안 파빌리온'을 오픈한 데 이어 아이허브, 몰테일, 오플닷컴 등 전문몰을 통해 현지 백화점과 아울렛의 다양한 상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G9는 무할인율·무배송비·무옵션가라는 '3無 정책'은 물론 해외 쇼핑사이트에서 활동하는 현지 판매자를 직접 영입해 경쟁력 있는 프리미엄 제품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온도 해외 직구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관련 셀러 확보에 힘쓰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엘부티크 해외 직구 서비스'를 선보이고 유럽 현지에 있는 20여개 부티크가 보유한 생로랑, 오프화이트, 톰브라운, 발렌시아가, 페라가모 등 400개 브랜드 2만여 개 상품을 판매하며, 현지에서 직접 구매 후 발송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11번가와 아마존의 협업을 통해 직구 시장의 판을 얼마나 키울 수 있을 지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해외 직구의 가장 큰 걸림돌은 언어 장벽과 배송비 부담, 배송대행지, 결제·환불·반품 문제 등이었다. 하지만 11번가가 편의성을 확대하면서 직구를 경험하지 못한 소비자들을 적극적으로 직구 시장으로 유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관건은 11번가가 선보일 상품군 규모와 가격 경쟁력, 무료 배송 범위 등이다. 이미 이커머스 업계에서 한국인이 선호하는 해외 직구 상품을 상당수 팔고 있는 데다 무료 배송과 편리한 주문 관리 등을 내세워 상당수의 직구족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11번가가 얼만큼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느냐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직구 서비스 확대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배송이나 신뢰도 측면에서 위험성이 있다"며 "11번가가 아마존이라는 아군을 등에 업고 직구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어떤 전략으로 직구 이용자들을 확대해 나갈 지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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