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L 음료'·'꿀잠타는 베개'…"MZ 잡아라" 제품명 경쟁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 설명형 제품명 다수 적용

온라인 검색 편리하고 직관적…매출 상위 20위권↑

세븐일레븐·삼성화재 건강에 맞춤형 파우치 음료

'꼬르륵GRRR'·'부글부글BGBG' 등 표현으로 눈길

[서울=뉴시스]자주 내맘대로 쌓아쓰는 분리수거함.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2021.08.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지쳤을 때 마시는 OTL 에너지드링크'(세븐일레븐)·'꿀잠타는 기린이 모찌 바디필로우'·'슬림한 실루엣을 연출해주는 스트랩 샌들힐'(자주)이시선을 끌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2030대 MZ세대를 겨냥해 내놓은 상품 이름들이다. 절망한 사람을 형상화한 웹 이모티콘 'OTL'을 넣는 등 다양한 시도가 눈길을 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높아지면서 주 이용자층인 MZ세대를 겨냥한 유통가 열기를 보여준다. 이런 이름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증샷을 올리며 입소문을 탈 만하고, 직관적이며 비대면 플랫폼에서 검색도 쉽다는 공통점이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 플랫폼에선 긴 설명형 이름을 단 제품이 매출 상위 20위권을 다수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내 맘대로 쌓아 쓰는 분리수거함', '깔끔 수납 혼밥 한식 식기세트', '깊은 잠 비즈 경추 베개', '오가닉 코튼 시어서커 사각체크 파자마 세트'가 대표 사례다.

7월 한달간 에스아이빌리지 내 생활용품 카테고리 매출 1위를 차지한 '내 맘대로 쌓아 쓰는 분리수거함'은 이름처럼 여러 상자를 상하좌우 연결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카카오톡 선물하기 코너 '꿀잠타는 기린이 모찌 바디필로우'. (사진=카카오톡 선물하기 캡쳐). 2021.08.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같은 기간 3000여대가 팔린 '조용한 바람 리모컨 선풍기'도 자주 브랜드 매출 2위 상품이다. 제품 이름대로 DC모터를 사용한 초저소음 선풍기다.

'깔끔 수납 혼밥 한식 식기세트'는 집에서 혼자 밥을 먹는 2030대를 겨냥해 지난 5월 출시했는데 수차례 품절과 재입고가 반복됐다. 3달여가 지난 현재 월평균 1200개가 팔리고 있다고 전해졌다.

'오가닉 코튼 시어서커 사각체크 파자마 세트'는 제품 소재와 디자인을 이름에서 바로 알 수 있다.

제품명에 소재와 특징을 표현하도록 이름을 바꾼 침구류도 매출이 변경 전 대비 60% 이상 늘었다. '깊은 잠 비즈 경추 베개', '가벼워서 덮기 편한 아사면 피그 차렵이불'은 월 3000개 이상이 팔리고 있다.

이런 상품은 다른 플랫폼과 업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서울=뉴시스]세븐일레븐이 삼성화재와 선보인 MDTI 파우치 음료. (사진=세븐일레븐 제공). 2021.08.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네이버쇼핑 스타일 윈도에선 '풍성한 셔링 스커트', '슬립한 실루엣을 연출해주는 스트랩 샌들힐' 등 설명 형태로 적힌 유사한 제품명이 눈에 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코너에선 '꿀잠타는 기린이 모찌 바디필로우'가 대표적이다. 이날 기준 5400여건 상품 후기가 달려 있다. 모찌는 일본어로 '찹쌀떡'(餠)을 뜻하며, 찹쌀떡처럼 몽실몽실한 느낌을 주는 캐릭터나 상품에 주로 붙는 별칭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최근 삼성화재와 출시한 'MDTI 파우치 음료' 5종도 MZ세대를 겨냥한 상품이다.

MDTI는 내 음료 타입 측정기(My Drink Type Indicator)라는 뜻이다. 지쳤을 때 마시는 '배터리방전형 에너지드링크'에 OTL형이라 이름 붙였다.

배고플 때 먹는 '꼬르르르(GRRR)'형 미숫가루, 푸석한 피부에 도움을 주는 '수면부족(ZZZZ)'형 석류 에이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부글부글(BGBG)형 이너피스 피치'. 소화를 돕는 유산균이 포함된 에이드는 '뿌웅(POOP)'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 관계자는 "제품 검색에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름을 짓는 것이 중요한 마케팅 요소가 됐다"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재미를 중요시 하는 펀슈머(재미(fun)+소비자(consumer))가 늘어 직관적이면서 재미를 줄 수 있는 제품명을 만드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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