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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취임 100일...긍정 평가 속 가계부채 등 과제 산적

등록 2021.12.0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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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가계부채 규모는 줄였지만…부담은 차주에
혁신 관련 달라진 스탠스에 업계 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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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1년 금융위원장 송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2.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금융당국 수장, '마무리 투수'격인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오는 8일 취임 100일을 맞이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고 위원장이 지난 100일간 소신 있는 행보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만 가계부채와 관련해선 무리하게 밀어붙이다 보니 부작용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고, 혁신금융 등 일부 정책에선 전임자의 정책 방향과 180도 달라진 스탠스를 나타내 혼란스럽다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고 위원장은 지난 8월 말 가계부채 관리, 기준금리 인상, 암호화폐 거래소 무더기 폐업, 은행권과 빅테크·핀테크간 갈등 등 산적한 과제를 떠안고 수장 자리에 올랐다.

당초 예상했던 대로 취임 직후 고 위원장은 최우선 과제로 급증한 가계부채 관리를 꼽고 대출 조이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금융권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에 정책 역량을 쏟았고, 그 결과 취임 직전인 올해 7월 10%대까지 치솟았던 가계대출 증가율을 이달 11월 기준 7.7%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증가 둔화세가 이어지면, 올해 증가율 목표치인 6%대도 무리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고 위원장도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적극적인 가계부채 관리 노력 등에 힘입어 8월부터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고, 부동산시장도 차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각종 부작용이 불거지고, 이로 인해 비판 여론이 고조된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든 부채 규모를 줄이겠다는 마음이 앞선 탓에 무리한 총량 관리에 나섰고, 시중은행들에서 신규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이 갑작스레 중단되는 등 일대 혼란이 일었다. 시중은행 대출이 막히자,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도 나타나 '도미노식 대출 중단' 사태로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급격히 수요가 몰리면서 정책서민금융까지 줄줄이 축소, 서민과 실수요자들의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다는 호소도 잇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가계부채가 위험 수위에 다다른 상황에서 고 위원장이 여론 악화에도 본인의 소신에 따라 대출 정책을 이어간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규제를 비웃듯 멈출 줄 모르던 가계대출 급증세가 꺾이는 일부 성과는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고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가계부채 관리강화 과정은 당장은 인기가 없고 쉬운 길이 아님을 잘 알지만, 금융안정을 위해 과단성있게 추진해야만 했다"며 "일단은 급등추세의 전환을 견인하는 것이 불가피했고 추진과정에서 제기된 전세대출, 급격한 대출금리 상승 등의 문제에는 원칙을 지켜가며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고 소회했다.

가계부채 문제 외에도 고 위원장의 '소신 행보'는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업자 신고 관련 처리 과정에서도 잘 드러났다.지난 9월24일 특정금융거래법(특금법)에 따른 신고 유예기한 만료를 앞두고, 업계와 정치권 등에서 신고 기한을 연장하거나 기준을 일부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고 위원장은 흔들림없이 '원칙'을 고수했다. 그 결과 시장의 큰 혼란없이 신고 절차를 마무리하며 제도가 안착해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고 위원장의 경우 가계대출 해결을 위해 투입된 '저승사자'라는 이미지가 이전부터 강해 사실 취임 전후로 우려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가계대출과 관련해선 '원보이스'로 일관되게 강경 기조를 펼치고 있긴 하지만 그 외 정책들은 이전보다는 시장 친화적, 시장 자율에 맡겨 합리적이란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가계부채·혁신금융 등 난제는 여전

고 위원장은 내년에도 흔들림 없이 마련된 정책들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가계부채의 경우 지난해 급격히 늘어난 증가세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단계적 정상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올해보다 내년 가계부채 조이기가 더 강화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내년에도 과도한 부채는 줄여 나가되, 서민과 취약계층 등 필요한 곳에 지원은 계속해야 하는 난제를 마저 해결해야 한다.

당국은 내년에는 전반적인 대출 강화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되, 내년 금융권 가계부채 총량관리시 중·저신용자 대출과 정책서민금융상품을 총량한도에서 제외하는 등 탄력적으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고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차주단위 DSR 규제 적용 대상이 내년 1월과 7월 단계적으로 확대된다"며 "내년 부동산시장 상황 등 가계대출에 여러 가지 변수가 있고, 정확하게 예측하간 어렵지만 차주별 DSR 규제가 확대되면 상환능력 만큼 빌리는 관행이 정착될 것이고, 이에 따라 가계부채 증가세도 점차 안정돼 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계부채 관리 과정에서 서민,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어려움이 최소화되도록 섬세한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의 핵심 금융정책 중 하나인 '혁신금융'과 관련해선 "균형감 있다"는 평가와 "아쉽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고 위원장은 취임 이후 줄곧 '동일기능-동일규제' 하에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고 위원장의 취임 직후 금융위는 카카오페이 등 금융 플랫폼이 자사 앱을 통해 펀드나 보험 등 금융상품 가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중개 행위'로 보고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비교적 관대했던 금융당국이 핀테크 규제 강화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냔 관측이 쏟아졌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핀테크 육성, 혁신금융을 계속한다고 했지만 과연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며 "특히 전임 위원장과 정책 방향이 너무 다르고 기존 전통 금융사들의 입장만 많이 수용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금융혁신이 지체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동일행위, 동일규제를 계속 강조하는데 과연 동일한 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며 "기존 금융사들의 반발에 대환대출 플랫폼도 결국 물 건너갔고 미니보험, 마이데이터도 활성화하겠다고 해놓고 규제에 갇혀 정작 할 수 있는 게 없어져 버렸다"고 토로했다. 이어 "종합지급결제업도 전금법이 통과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고, 규제 샌드박스로 신청하라고 하지만 이조차도 지지부진하다"며 "정말 균형감 있고, 일관성 있는 비전을 보여줘야 업계가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전 금융위가 규제를 타이트하게 했다면, 고 위원장 취임 이후의 금융위는 보다 합리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 같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동일규제를 적용하겠다는 것을 보면 균형감 있는 정책을 펼치려는 것 같고, 가계대출과 예대금리차 문제 등도 시장에 어느 정도 자율성을 주는 해결을 하려는 합리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업권별 상반된 평가는 고 위원장이 향후 기존 금융사들과 빅테크·핀테크간 첨예한 갈등을 조율하고, 공정한 경쟁 체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해결해야 함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고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디지털 금융혁신 방향에 대해 "'혁신과 경쟁' 유도와 함께 '금융안정과 소비자 보호'라는 금융의 원칙을 균형있게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 둘 간의 균형감있는 접근을 통해 핀테크 산업의 안정적·지속적 발전을 위한 정책을 앞으로도 꾸준히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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